[지구촌 돋보기] 치솟는 유가, 미 대선판에 기름붓기?
입력 2023.09.13 (10:46)
수정 2023.09.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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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부터 슬슬 오르기 시작한 국제 유가가 최근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미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감산을 연장했기 때문인데요.
다 잡혀가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악재일 뿐 아니라, 미국 대선판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주유소 가기가 부담스럽더라고요.
국제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죠?
[기자]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보면, 어제 종가는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5일 올해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사실 안정되는 듯 보였던 국제 유가는 지난 6월부터 다시 슬금슬금 가격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7월부터 두 나라의 감산량을 더하면 하루 130만 배럴에 달하는데, 지난해 두 나라의 하루 평균 생산량과 비교하면 6% 정도 감산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5일 이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했습니다.
이게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데, 이 기세대로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그동안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던 덕분에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됐는데, 유가가 다시 높아지면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커지겠는데요?
[기자]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죠.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우리 시각으로 오늘 밤 나오는데, 최근 유가 오름세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마이클 랜즈버그/미 랜스버그 자산운용사 최고 투자 책임자 :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유가가 20% 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CPI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가 성적표가 예상보다 나쁘면 미 연준의 금리 셈법은 또다시 복잡해질 텐데요.
유가가 지금처럼 흔들리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거의 끝났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고유가로 연준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이 쉽게 긴축을 풀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 연준은 오는 19일~20일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앵커]
이런 우려 한편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계속 지속되긴 힘들 거란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유가 공급을 줄여도 소비가 늘 여력이 많지 않아 결국 가격이 내려갈 거란 겁니다.
거대한 소비 시장, 중국 경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올해 초 오랜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활력을 줄 거란 기대가 높았죠.
지난 7월 국제에너지포럼(IEF) 사무총장이 "중국과 인도가 올 하반기, 하루 200만 배럴 정도의 원유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중국 경기 회복세는 기대만 못하고 그만큼 원유 소비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이 사우디나 러시아가 아닌 '제3국'을 통해 추가 원유 공급처를 찾을 거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어려웠던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풀어, 공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묶여 있던 이란의 원유 판매 대금을 풀어주는 등 양측은 해빙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고유가를 해결하려고 외교적 해법까지 모색하는 이유, 내년 11월로 다가온 대선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기름값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국민들 불만이 쌓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이 어려워집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들어 자신 덕분에 물가도 잡히고, 일자리도 늘었다며 이른바 '바이드노믹스'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파이낸셜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저의 계획을 '바이드노믹스'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드노믹스'는 미국, 그리고 미국인에게 투자하는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이드노믹스'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부각하던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은 매우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결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유가가 그 고삐를 쥐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반대로 야당인 공화당에선 기름값이 오로는 게 바이든 정부 때문이라면서 정치 쟁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여름부터 슬슬 오르기 시작한 국제 유가가 최근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미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감산을 연장했기 때문인데요.
다 잡혀가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악재일 뿐 아니라, 미국 대선판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주유소 가기가 부담스럽더라고요.
국제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죠?
[기자]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보면, 어제 종가는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5일 올해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사실 안정되는 듯 보였던 국제 유가는 지난 6월부터 다시 슬금슬금 가격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7월부터 두 나라의 감산량을 더하면 하루 130만 배럴에 달하는데, 지난해 두 나라의 하루 평균 생산량과 비교하면 6% 정도 감산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5일 이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했습니다.
이게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데, 이 기세대로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그동안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던 덕분에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됐는데, 유가가 다시 높아지면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커지겠는데요?
[기자]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죠.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우리 시각으로 오늘 밤 나오는데, 최근 유가 오름세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마이클 랜즈버그/미 랜스버그 자산운용사 최고 투자 책임자 :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유가가 20% 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CPI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가 성적표가 예상보다 나쁘면 미 연준의 금리 셈법은 또다시 복잡해질 텐데요.
유가가 지금처럼 흔들리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거의 끝났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고유가로 연준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이 쉽게 긴축을 풀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 연준은 오는 19일~20일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앵커]
이런 우려 한편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계속 지속되긴 힘들 거란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유가 공급을 줄여도 소비가 늘 여력이 많지 않아 결국 가격이 내려갈 거란 겁니다.
거대한 소비 시장, 중국 경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올해 초 오랜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활력을 줄 거란 기대가 높았죠.
지난 7월 국제에너지포럼(IEF) 사무총장이 "중국과 인도가 올 하반기, 하루 200만 배럴 정도의 원유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중국 경기 회복세는 기대만 못하고 그만큼 원유 소비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이 사우디나 러시아가 아닌 '제3국'을 통해 추가 원유 공급처를 찾을 거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어려웠던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풀어, 공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묶여 있던 이란의 원유 판매 대금을 풀어주는 등 양측은 해빙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고유가를 해결하려고 외교적 해법까지 모색하는 이유, 내년 11월로 다가온 대선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기름값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국민들 불만이 쌓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이 어려워집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들어 자신 덕분에 물가도 잡히고, 일자리도 늘었다며 이른바 '바이드노믹스'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파이낸셜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저의 계획을 '바이드노믹스'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드노믹스'는 미국, 그리고 미국인에게 투자하는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이드노믹스'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부각하던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은 매우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결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유가가 그 고삐를 쥐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반대로 야당인 공화당에선 기름값이 오로는 게 바이든 정부 때문이라면서 정치 쟁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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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9-13 10:46:20
- 수정2023-09-13 11:02:25
[앵커]
여름부터 슬슬 오르기 시작한 국제 유가가 최근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미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감산을 연장했기 때문인데요.
다 잡혀가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악재일 뿐 아니라, 미국 대선판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주유소 가기가 부담스럽더라고요.
국제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죠?
[기자]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보면, 어제 종가는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5일 올해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사실 안정되는 듯 보였던 국제 유가는 지난 6월부터 다시 슬금슬금 가격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7월부터 두 나라의 감산량을 더하면 하루 130만 배럴에 달하는데, 지난해 두 나라의 하루 평균 생산량과 비교하면 6% 정도 감산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5일 이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했습니다.
이게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데, 이 기세대로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그동안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던 덕분에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됐는데, 유가가 다시 높아지면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커지겠는데요?
[기자]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죠.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우리 시각으로 오늘 밤 나오는데, 최근 유가 오름세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마이클 랜즈버그/미 랜스버그 자산운용사 최고 투자 책임자 :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유가가 20% 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CPI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가 성적표가 예상보다 나쁘면 미 연준의 금리 셈법은 또다시 복잡해질 텐데요.
유가가 지금처럼 흔들리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거의 끝났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고유가로 연준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이 쉽게 긴축을 풀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 연준은 오는 19일~20일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앵커]
이런 우려 한편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계속 지속되긴 힘들 거란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유가 공급을 줄여도 소비가 늘 여력이 많지 않아 결국 가격이 내려갈 거란 겁니다.
거대한 소비 시장, 중국 경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올해 초 오랜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활력을 줄 거란 기대가 높았죠.
지난 7월 국제에너지포럼(IEF) 사무총장이 "중국과 인도가 올 하반기, 하루 200만 배럴 정도의 원유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중국 경기 회복세는 기대만 못하고 그만큼 원유 소비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이 사우디나 러시아가 아닌 '제3국'을 통해 추가 원유 공급처를 찾을 거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어려웠던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풀어, 공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묶여 있던 이란의 원유 판매 대금을 풀어주는 등 양측은 해빙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고유가를 해결하려고 외교적 해법까지 모색하는 이유, 내년 11월로 다가온 대선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기름값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국민들 불만이 쌓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이 어려워집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들어 자신 덕분에 물가도 잡히고, 일자리도 늘었다며 이른바 '바이드노믹스'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파이낸셜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저의 계획을 '바이드노믹스'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드노믹스'는 미국, 그리고 미국인에게 투자하는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이드노믹스'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부각하던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은 매우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결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유가가 그 고삐를 쥐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반대로 야당인 공화당에선 기름값이 오로는 게 바이든 정부 때문이라면서 정치 쟁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여름부터 슬슬 오르기 시작한 국제 유가가 최근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미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감산을 연장했기 때문인데요.
다 잡혀가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악재일 뿐 아니라, 미국 대선판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주유소 가기가 부담스럽더라고요.
국제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죠?
[기자]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보면, 어제 종가는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5일 올해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사실 안정되는 듯 보였던 국제 유가는 지난 6월부터 다시 슬금슬금 가격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7월부터 두 나라의 감산량을 더하면 하루 130만 배럴에 달하는데, 지난해 두 나라의 하루 평균 생산량과 비교하면 6% 정도 감산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5일 이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했습니다.
이게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데, 이 기세대로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그동안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던 덕분에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됐는데, 유가가 다시 높아지면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커지겠는데요?
[기자]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죠.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우리 시각으로 오늘 밤 나오는데, 최근 유가 오름세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마이클 랜즈버그/미 랜스버그 자산운용사 최고 투자 책임자 :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유가가 20% 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CPI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가 성적표가 예상보다 나쁘면 미 연준의 금리 셈법은 또다시 복잡해질 텐데요.
유가가 지금처럼 흔들리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거의 끝났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고유가로 연준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이 쉽게 긴축을 풀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 연준은 오는 19일~20일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앵커]
이런 우려 한편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계속 지속되긴 힘들 거란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유가 공급을 줄여도 소비가 늘 여력이 많지 않아 결국 가격이 내려갈 거란 겁니다.
거대한 소비 시장, 중국 경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올해 초 오랜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활력을 줄 거란 기대가 높았죠.
지난 7월 국제에너지포럼(IEF) 사무총장이 "중국과 인도가 올 하반기, 하루 200만 배럴 정도의 원유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중국 경기 회복세는 기대만 못하고 그만큼 원유 소비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이 사우디나 러시아가 아닌 '제3국'을 통해 추가 원유 공급처를 찾을 거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어려웠던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풀어, 공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묶여 있던 이란의 원유 판매 대금을 풀어주는 등 양측은 해빙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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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고유가를 해결하려고 외교적 해법까지 모색하는 이유, 내년 11월로 다가온 대선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기름값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국민들 불만이 쌓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이 어려워집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들어 자신 덕분에 물가도 잡히고, 일자리도 늘었다며 이른바 '바이드노믹스'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파이낸셜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저의 계획을 '바이드노믹스'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드노믹스'는 미국, 그리고 미국인에게 투자하는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이드노믹스'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부각하던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은 매우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결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유가가 그 고삐를 쥐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반대로 야당인 공화당에선 기름값이 오로는 게 바이든 정부 때문이라면서 정치 쟁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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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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