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섬 우도에 쓰레기 산 생길라…해양쓰레기 ‘골머리’

입력 2023.09.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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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우도면 우도봉. 우도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제주시 우도면 우도봉. 우도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도의 빼어난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도봉입니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펼쳐진 초록빛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산 중턱에 알록달록한 물건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마대 수백 자루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우도 해안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들입니다.

바닷물을 먹은 탓에 매립장에 묻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제주도 본섬으로 실어낼 수도 없어 민간 폐기물 업체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해양쓰레기는 비어있는 건물에 임시 보관하고 있는데, 공간이 꽉 차 밖에다가 쌓아놓은 겁니다.

건물 안은 이미 폐어구와 폐스티로폼으로 가득 찬 지 오래입니다. 주민들이 재활용 가능한 스티로폼을 일일이 분류하고 있지만, 양이 원체 많아 작업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 가루 탓에 마스크와 안경, 선글라스를 끼고 선별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임시 집하장에 잔뜩 쌓여있는 폐스티로폼. 주민들이 재활용 가능한 스티로폼을 일일이 분류하고 있지만, 양이 많아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임시 집하장에 잔뜩 쌓여있는 폐스티로폼. 주민들이 재활용 가능한 스티로폼을 일일이 분류하고 있지만, 양이 많아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

한 주민은 "스티로폼 가루가 바다에 잘게 부서져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다른 지역 쓰레기부터 중국말이 적힌 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지금까지 폐그물에 걸려 죽은 거북이만 몇 마리를 봤다"며 "어민들이 버린 폐어구가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우도 비양도 해안에서 관광객들이 해양쓰레기를 피해 사진을 찍는 모습우도 비양도 해안에서 관광객들이 해양쓰레기를 피해 사진을 찍는 모습

우도봉에서 해안가로 내려가자 각종 폐어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천혜의 절경을 보기 위해 우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넘쳐나는 해양쓰레기에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가족과 함께 우도를 처음 찾은 관광객 김경현 씨는 "일부러 쓰레기를 피해 사진을 찍을 정도로 여기저기 쓰레기가 산재해 있다"며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분리수거 등 작은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시각 우도 상고수동 해안에서는 주민으로 구성된 바다 지킴이와 우도면사무소 직원들이 해양쓰레기 수거에 한창이었습니다. 현재 우도에 있는 해양쓰레기는 파악된 것만 100여 톤. 하지만 치우고 치워봐도 하루가 지나면 다시 밀려오는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우도면은 이미 올 상반기에 4천여만 원을 들여 해양쓰레기 90여 톤을 처리했는데, 또다시 예산을 투입해야 할 처지입니다.

우도 해안에서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를 수고하고 있는 주민들과 우도면사무소 직원들우도 해안에서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를 수고하고 있는 주민들과 우도면사무소 직원들

특히 지난 8월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엄청난 양의 해양쓰레기가 밀려와 한차례 곤욕을 치렀는데, 또다시 태풍이 오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김재종 우도면장은 "분리배출을 통해 해양쓰레기를 육지부로 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민관합동으로 쓰레기를 수거해 더 아름다운 우도를 만들겠다"고 전했습니다. 김 면장은 그러면서 "제발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밀려드는 해양쓰레기에 섬 속의 섬 우도는 오늘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도봉 중턱에 야적된 해양쓰레기들우도봉 중턱에 야적된 해양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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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혜의 섬 우도에 쓰레기 산 생길라…해양쓰레기 ‘골머리’
    • 입력 2023-09-14 10: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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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우도면 우도봉. 우도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도의 빼어난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도봉입니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펼쳐진 초록빛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산 중턱에 알록달록한 물건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마대 수백 자루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우도 해안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들입니다.

바닷물을 먹은 탓에 매립장에 묻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제주도 본섬으로 실어낼 수도 없어 민간 폐기물 업체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해양쓰레기는 비어있는 건물에 임시 보관하고 있는데, 공간이 꽉 차 밖에다가 쌓아놓은 겁니다.

건물 안은 이미 폐어구와 폐스티로폼으로 가득 찬 지 오래입니다. 주민들이 재활용 가능한 스티로폼을 일일이 분류하고 있지만, 양이 원체 많아 작업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 가루 탓에 마스크와 안경, 선글라스를 끼고 선별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임시 집하장에 잔뜩 쌓여있는 폐스티로폼. 주민들이 재활용 가능한 스티로폼을 일일이 분류하고 있지만, 양이 많아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
한 주민은 "스티로폼 가루가 바다에 잘게 부서져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다른 지역 쓰레기부터 중국말이 적힌 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지금까지 폐그물에 걸려 죽은 거북이만 몇 마리를 봤다"며 "어민들이 버린 폐어구가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우도 비양도 해안에서 관광객들이 해양쓰레기를 피해 사진을 찍는 모습
우도봉에서 해안가로 내려가자 각종 폐어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천혜의 절경을 보기 위해 우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넘쳐나는 해양쓰레기에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가족과 함께 우도를 처음 찾은 관광객 김경현 씨는 "일부러 쓰레기를 피해 사진을 찍을 정도로 여기저기 쓰레기가 산재해 있다"며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분리수거 등 작은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시각 우도 상고수동 해안에서는 주민으로 구성된 바다 지킴이와 우도면사무소 직원들이 해양쓰레기 수거에 한창이었습니다. 현재 우도에 있는 해양쓰레기는 파악된 것만 100여 톤. 하지만 치우고 치워봐도 하루가 지나면 다시 밀려오는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우도면은 이미 올 상반기에 4천여만 원을 들여 해양쓰레기 90여 톤을 처리했는데, 또다시 예산을 투입해야 할 처지입니다.

우도 해안에서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를 수고하고 있는 주민들과 우도면사무소 직원들
특히 지난 8월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엄청난 양의 해양쓰레기가 밀려와 한차례 곤욕을 치렀는데, 또다시 태풍이 오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김재종 우도면장은 "분리배출을 통해 해양쓰레기를 육지부로 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민관합동으로 쓰레기를 수거해 더 아름다운 우도를 만들겠다"고 전했습니다. 김 면장은 그러면서 "제발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밀려드는 해양쓰레기에 섬 속의 섬 우도는 오늘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도봉 중턱에 야적된 해양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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