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민주화 체제’도 부정?…“87년 이후 인민 민주주의로 뚜벅뚜벅”
입력 2023.09.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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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출근길 (오늘, 국회)
국회 의원회관에 배낭을 메고 힘찬 발걸음으로 들어온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오늘(14일) 취재진 앞에서 국방 사령탑에 지명된 소감을 밝혔습니다.
"오늘이 아마 의원회관에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 될 것 같고, 내일부터는 국방부로 가게 됩니다. 그동안 성원에 감사드리고,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취재진은 어제(13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쿠데타 옹호 발언'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이에, 신원식 후보자는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어 "그때 질문자가 '일본에서 그런 설이 있다'고 묻길래 '쿠데타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앞뒤 맥락을 자르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 나는 쿠데타 있으면 안 되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있어선 안 되고, 그에 관련된 대법원 확정 판결과 정부 공식 입장을 100%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공인 신분이 되기 전에는 여러 정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국회의원이 되고, 더구나 국무위원이 된다면 개인적인 사견이 아닌, 정부의 공식적 의견에 우리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그렇게 늘 존중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인민 민주주의로 뚜벅뚜벅...민주화 30년 우린 모든 걸 잃을 판"
그런데 '쿠데타'는 비록 아닐지언정, 신 후보자는 현재의 체제에 대한 상당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든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졌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너만몰라TV’에 전광훈 목사와 함께 출연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2019년 7월)
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7월 한 유튜브 채널에 전광훈 목사와 함께 출연해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61년도에 박정희가 5.16 군사혁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개 한 30년, 87년까지, 88년 6공화국이 출범하기 전까지는 모양이 비슷했어요. 서구식 정치적 자유는 좀 유보하되, 우리가 후발 국가로서 경제개발에 매진했고 고도성장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6.10 항쟁이란 형태를 통해서 88년부터 우리가 민주화 체제라는 게 들어섰죠. 그 88 체제가 올해로 딱 31년쨉니다. 성장을 유보하고 대신 분배를 정의롭게 하겠다고 하는데 분배가 정의롭게 됐습니까? 중산층이 더 늘었나요? 빈부격차가 더 줄었나요? 성장도 개판 되고, 분배도 엉망됐습니다. 그리고 그때 꿈꿔왔던 미국과 발달 된 서유럽식 자유민주주의, 자유와 민주와 법치와 개인의 인권과 재산권이 보장되는 그런 세월이 왔나요? 안 왔죠. 우리는 민주화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자유 민주주의가 아니라 인민 민주주의로 뚜벅뚜벅 걸어가서, 이제 '88 체제'의 30년 지난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을 판입니다." |
'88 체제'는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를 일궈낸 이후 체제를 일컫는 '87년 체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어, 신 후보자는 분단 체제와 87년 체제에 이어 이제 '제3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제 제3 체제를 만들어야 돼. 진짜 대전환이라는 게 뭐냐. 1 체제에서 우리가 위대한 승리의 경험을, 그 정신을 되살리고, 방법은 세상이 바뀌었으니 그대로 적용이 안 될 겁니다. 변한 세상에 1 체제에서의 성공의 DNA를 살려서 그 경험을 내면화하고 그 경험을 기초로 바뀐 세상에 의해서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문재인 거꾸러트리고 새로운 걸 창출하고, 문재인이 거꾸러트리는 과정에서 국민들한테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문재인이를 거꾸러트리고 난 뒤에 이런 세상을 만들겠노라." |
함께 출연한 전광훈 목사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문재인 하야로 끝내는 게 아니고 우리의 목표는 제3의 지도자, 이승만, 박정희 다음의 지도자까지 거기까지 우리는 할 것"이라며 "이승만과 박정희 다음 지도자가 나오려면, 첫째 조건이 있어. 군인 출신이어야 된다. 군대 출신이 최소한 앞으로 4년, 4년 해서 8년은 해야 이 나라가 산다"고 말입니다.
■ "최고의 국방 전문가" vs "반헌법적 인사"
신 후보자의 쿠데타 발언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여야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당이 추천했다"며 "신 후보자는 최고의 국방 전문가"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방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고 있음을 거론하며 "탄핵이 (소추)되면 6개월간 대한민국 국방 책임자가 부재하게 된다"며 "당으로서는 빨리 최고의 국방 전문가를 장관으로 임명해 국방에 공백이 없도록 해주십사하고 건의 드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 후보자의 '쿠데타 발언' 논란에 대해선 "파악된 바가 없어서 (입장을) 말씀드리지 못한다"면서도 "몸의 머리카락 하나 정도로 그 사람 전부를 평가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습니다.
야당은 전혀 다른 반응을 내놓으며, 앞으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송곳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정치깡패나 할 법한 발언을 한 사람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게 맞나"라며 "야당이 현직 대통령에게 같은 말을 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정치적 갈등이 폭발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인 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SNS에 "후보자가 과거 보여준 극우적 언사에 비춰볼 때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것이 우려된다"며 "신 후보자의 발언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다. 반헌법적 인사가 국방부 장관에 임명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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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식, ‘민주화 체제’도 부정?…“87년 이후 인민 민주주의로 뚜벅뚜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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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9-14 20:08:23
국회 의원회관에 배낭을 메고 힘찬 발걸음으로 들어온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오늘(14일) 취재진 앞에서 국방 사령탑에 지명된 소감을 밝혔습니다.
"오늘이 아마 의원회관에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 될 것 같고, 내일부터는 국방부로 가게 됩니다. 그동안 성원에 감사드리고,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취재진은 어제(13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쿠데타 옹호 발언'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이에, 신원식 후보자는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어 "그때 질문자가 '일본에서 그런 설이 있다'고 묻길래 '쿠데타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앞뒤 맥락을 자르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 나는 쿠데타 있으면 안 되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있어선 안 되고, 그에 관련된 대법원 확정 판결과 정부 공식 입장을 100%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공인 신분이 되기 전에는 여러 정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국회의원이 되고, 더구나 국무위원이 된다면 개인적인 사견이 아닌, 정부의 공식적 의견에 우리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그렇게 늘 존중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인민 민주주의로 뚜벅뚜벅...민주화 30년 우린 모든 걸 잃을 판"
그런데 '쿠데타'는 비록 아닐지언정, 신 후보자는 현재의 체제에 대한 상당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든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졌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7월 한 유튜브 채널에 전광훈 목사와 함께 출연해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61년도에 박정희가 5.16 군사혁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개 한 30년, 87년까지, 88년 6공화국이 출범하기 전까지는 모양이 비슷했어요. 서구식 정치적 자유는 좀 유보하되, 우리가 후발 국가로서 경제개발에 매진했고 고도성장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6.10 항쟁이란 형태를 통해서 88년부터 우리가 민주화 체제라는 게 들어섰죠. 그 88 체제가 올해로 딱 31년쨉니다. 성장을 유보하고 대신 분배를 정의롭게 하겠다고 하는데 분배가 정의롭게 됐습니까? 중산층이 더 늘었나요? 빈부격차가 더 줄었나요? 성장도 개판 되고, 분배도 엉망됐습니다. 그리고 그때 꿈꿔왔던 미국과 발달 된 서유럽식 자유민주주의, 자유와 민주와 법치와 개인의 인권과 재산권이 보장되는 그런 세월이 왔나요? 안 왔죠. 우리는 민주화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자유 민주주의가 아니라 인민 민주주의로 뚜벅뚜벅 걸어가서, 이제 '88 체제'의 30년 지난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을 판입니다." |
'88 체제'는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를 일궈낸 이후 체제를 일컫는 '87년 체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어, 신 후보자는 분단 체제와 87년 체제에 이어 이제 '제3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제 제3 체제를 만들어야 돼. 진짜 대전환이라는 게 뭐냐. 1 체제에서 우리가 위대한 승리의 경험을, 그 정신을 되살리고, 방법은 세상이 바뀌었으니 그대로 적용이 안 될 겁니다. 변한 세상에 1 체제에서의 성공의 DNA를 살려서 그 경험을 내면화하고 그 경험을 기초로 바뀐 세상에 의해서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문재인 거꾸러트리고 새로운 걸 창출하고, 문재인이 거꾸러트리는 과정에서 국민들한테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문재인이를 거꾸러트리고 난 뒤에 이런 세상을 만들겠노라." |
함께 출연한 전광훈 목사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문재인 하야로 끝내는 게 아니고 우리의 목표는 제3의 지도자, 이승만, 박정희 다음의 지도자까지 거기까지 우리는 할 것"이라며 "이승만과 박정희 다음 지도자가 나오려면, 첫째 조건이 있어. 군인 출신이어야 된다. 군대 출신이 최소한 앞으로 4년, 4년 해서 8년은 해야 이 나라가 산다"고 말입니다.
■ "최고의 국방 전문가" vs "반헌법적 인사"
신 후보자의 쿠데타 발언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여야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당이 추천했다"며 "신 후보자는 최고의 국방 전문가"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방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고 있음을 거론하며 "탄핵이 (소추)되면 6개월간 대한민국 국방 책임자가 부재하게 된다"며 "당으로서는 빨리 최고의 국방 전문가를 장관으로 임명해 국방에 공백이 없도록 해주십사하고 건의 드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 후보자의 '쿠데타 발언' 논란에 대해선 "파악된 바가 없어서 (입장을) 말씀드리지 못한다"면서도 "몸의 머리카락 하나 정도로 그 사람 전부를 평가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습니다.
야당은 전혀 다른 반응을 내놓으며, 앞으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송곳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정치깡패나 할 법한 발언을 한 사람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게 맞나"라며 "야당이 현직 대통령에게 같은 말을 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정치적 갈등이 폭발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인 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SNS에 "후보자가 과거 보여준 극우적 언사에 비춰볼 때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것이 우려된다"며 "신 후보자의 발언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다. 반헌법적 인사가 국방부 장관에 임명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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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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