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민번호 없는 ‘그림자 아동’, 2014년 이전 출생 1만 명 추정

출생 기록은 있지만, 주민등록번호는 부여받지 못한 이른바 ‘그림자 아동’ 가운데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2014년 이전 출생 아동들의 통계가 처음 공개됐습니다.

■ 2010년~2014년 ‘그림자 아동’ 의심 사례 11,639명

질병관리청이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4년 태어난 아동 중, 질병청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주민등록번호로 바뀌지 않고 ‘임시신생아 번호’로 남아 있는 아동은 총 11,639명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도별로는 2010년 4,331명, 2011년 3,375명, 2012년 2,111명, 2013년 1,084명, 2014년 738명이었습니다.

‘임시신생아 번호’란 B형 간염 1차 접종 등 출생신고 전 시행하는 예방접종을 위해 신생아에 임시로 부여하는 번호입니다.

추후 정식 출생신고가 진행되면 주민등록번호로 보완되지만, 출생신고 없이 남는 경우엔 질병청 시스템에 이렇게 ‘임시 번호’로 남게 됩니다.

■ 과거 조사, 2015년 이후 출생 아동 대상으로만 진행

앞서 정부는 같은 방식으로 한 차례 조사를 한 바 있지만, 조사 대상을 2015년 이후 출생 아동으로 한정해 2014년 이전 출생자 가운데 ‘그림자 아동’ 통계가 공개된 적은 없습니다.

당시 2015년 이후 출생 아동 조사를 통해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은 총 1,119건이었습니다.

지난 6월 경기도 수원 가정집 냉장고에서 영아 2명이 시신으로 발견된 이른바 ‘냉장고 영아살해 사건’ 역시 감사원이 출생 직후 예방접종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사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 “2014년 이전 ‘그림자 아동’에 대해서도 추적 필요”

강선우 의원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2014년 이전에 태어난 미등록 아동에 대한 흔적이 처음으로 발견됐다”며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정부의 보호체계 밖에 방치돼 있는 그림자 아동을 찾는데 가용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2014년 이전 임시신생아 아동 정보는 관리 기능 부재로 오류가 많아 부정확한 정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