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바꾼 사과 색…‘노란 사과’ 보급 확대

입력 2023.09.16 (07:00) 수정 2023.09.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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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면 '빨간 사과'를 떠올리기 쉽죠. 하지만 선명하게 붉은 사과를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빨간 사과'는 겉이 빨갛게 되도록 착색 관리를 일일이 해줘야 하는데 농촌 일손 부족에 기후 변화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착색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노란 사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확을 앞뒀지만, 착색이 덜 된 사과수확을 앞뒀지만, 착색이 덜 된 사과

■ 기후변화에 일손 부족…더 어려워진 '빨간 사과' 착색 관리

수확을 앞둔 사과입니다. 하지만 군데군데 덜 빨간 표면이 보이는데요. 빨간색이 골고루 착색되려면 바닥에 반사 필름도 깔고 일일이 사과를 돌려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런 착색 작업은 겉보기에 예쁜 것뿐만 아니라 크기와 당도 등 사과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최근 기후 변화로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착색이 지연되고 껍질 색이 선명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착색은 15도에서 20도에서 가장 잘 되는데 30도 이상이거나 10도 이하에서는 색이 잘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농촌 일손 부족으로 착색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착색관리에 드는 시간은 2020년 기준 10아르당 한해 15.3시간으로, 10년 전보다 3.3시간 증가했습니다.

경북 김천 ‘황옥’ 사과 농가경북 김천 ‘황옥’ 사과 농가

■ '노란 사과' 전문 생산…지역 맞춤형 재배 확대

이 때문에 농촌진흥청은 노동력을 줄이고 기후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노란 사과 보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노란 사과는 '황옥'인데요. 경북 김천의 대표 품종으로, 착색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높은 당도와 산도의 조화, 풍부한 과즙이 특징입니다. 김천에서 5.4ha가 재배되고 있는데 전량 계약 재배 형태로 유통되고 있어 농가 만족도가 높습니다.

장순희/'황옥' 사과 재배 농가
"기존에 다른 품종을 재배하고 있었는데 황옥 품종을 들여와서 재배를 해보니 우리 지역과 잘 맞는 것 같고 품질도 좋고 당도도 높고 그래서 만족하면서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과 '골든볼'도 착색 작업이 필요 없는 노란 사과입니다. 새콤달콤하고 맛이 진한데 상온에서도 열흘 이상 유통이 가능해 조생종 중에서는 상온 저장력이 긴 편입니다.

농진청은 2025년까지 대구 군위군에 5ha 규모의 '골든볼' 전문생산 단지를 만들기로 하고 묘목 생산과 재배 지침 제작, 기술 보급에 들어갔습니다.

최광진/'골든볼' 사과 재배 예정 농가
"빨간색으로 착색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거기에 홍로를 재배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나 인건비가 절약될 것이고요. 숙기가 홍로보다 조금 빨라서 시장성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농진청은 또, 강원도 양구부터 경남 거창까지 9곳에서 사과 주산지 현장 실증 사업을 벌여 어느 지역에 어떤 사과가 맞는지 조사합니다. 이후 지역별 맞춤형 사과 생산 단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김정희/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 농업연구관
"앞으로 지역별 맞춤형 생산 단지 조성으로 생산, 재배부터 유통, 마케팅, 판매까지 하나의 유기적인 연계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조기에 공급, 보급하는데 이점이 있습니다."

현재 사과 주산지는 경북이지만 2070년이면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후 변화로 사라질 위기를 맞은 특산물이 품종 대체를 통해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새 수요도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그래픽 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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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 변화가 바꾼 사과 색…‘노란 사과’ 보급 확대
    • 입력 2023-09-16 07:00:04
    • 수정2023-09-18 09: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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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면 '빨간 사과'를 떠올리기 쉽죠. 하지만 선명하게 붉은 사과를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빨간 사과'는 겉이 빨갛게 되도록 착색 관리를 일일이 해줘야 하는데 농촌 일손 부족에 기후 변화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착색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노란 사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확을 앞뒀지만, 착색이 덜 된 사과
■ 기후변화에 일손 부족…더 어려워진 '빨간 사과' 착색 관리

수확을 앞둔 사과입니다. 하지만 군데군데 덜 빨간 표면이 보이는데요. 빨간색이 골고루 착색되려면 바닥에 반사 필름도 깔고 일일이 사과를 돌려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런 착색 작업은 겉보기에 예쁜 것뿐만 아니라 크기와 당도 등 사과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최근 기후 변화로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착색이 지연되고 껍질 색이 선명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착색은 15도에서 20도에서 가장 잘 되는데 30도 이상이거나 10도 이하에서는 색이 잘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농촌 일손 부족으로 착색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착색관리에 드는 시간은 2020년 기준 10아르당 한해 15.3시간으로, 10년 전보다 3.3시간 증가했습니다.

경북 김천 ‘황옥’ 사과 농가
■ '노란 사과' 전문 생산…지역 맞춤형 재배 확대

이 때문에 농촌진흥청은 노동력을 줄이고 기후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노란 사과 보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노란 사과는 '황옥'인데요. 경북 김천의 대표 품종으로, 착색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높은 당도와 산도의 조화, 풍부한 과즙이 특징입니다. 김천에서 5.4ha가 재배되고 있는데 전량 계약 재배 형태로 유통되고 있어 농가 만족도가 높습니다.

장순희/'황옥' 사과 재배 농가
"기존에 다른 품종을 재배하고 있었는데 황옥 품종을 들여와서 재배를 해보니 우리 지역과 잘 맞는 것 같고 품질도 좋고 당도도 높고 그래서 만족하면서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과 '골든볼'도 착색 작업이 필요 없는 노란 사과입니다. 새콤달콤하고 맛이 진한데 상온에서도 열흘 이상 유통이 가능해 조생종 중에서는 상온 저장력이 긴 편입니다.

농진청은 2025년까지 대구 군위군에 5ha 규모의 '골든볼' 전문생산 단지를 만들기로 하고 묘목 생산과 재배 지침 제작, 기술 보급에 들어갔습니다.

최광진/'골든볼' 사과 재배 예정 농가
"빨간색으로 착색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거기에 홍로를 재배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나 인건비가 절약될 것이고요. 숙기가 홍로보다 조금 빨라서 시장성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농진청은 또, 강원도 양구부터 경남 거창까지 9곳에서 사과 주산지 현장 실증 사업을 벌여 어느 지역에 어떤 사과가 맞는지 조사합니다. 이후 지역별 맞춤형 사과 생산 단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김정희/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 농업연구관
"앞으로 지역별 맞춤형 생산 단지 조성으로 생산, 재배부터 유통, 마케팅, 판매까지 하나의 유기적인 연계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조기에 공급, 보급하는데 이점이 있습니다."

현재 사과 주산지는 경북이지만 2070년이면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후 변화로 사라질 위기를 맞은 특산물이 품종 대체를 통해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새 수요도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그래픽 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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