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노린 ‘우체국·경찰’ 사칭 보이스피싱…‘교통 범칙금 문자’도

입력 2023.09.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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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이 범죄에 노출돼서 2천만 원을 우선 인출하고 왔어"

지난 13일, 제주에 사는 A 씨는 길을 걷다 우연히 이웃집 할머니를 마주쳤습니다.

할머니는 집으로 '통장에 있는 1억 원이 범죄에 노출돼서 검사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전화를 끊지 말고, 우선 2천만 원을 인출해 와라'는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는 돈을 인출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 '우체국 사칭, 범죄 노출'…수상한 이야기에 이웃주민이 112 신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A 씨는 보이스피싱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 보이스피싱 아니고, 진짜 상황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이스피싱범 이야기를 그대로 믿은 겁니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끊지 말고 할머니에게 찾아오라고 시킨다. 1억 원을 찾아서 오라고 한다. 몇천만 원 인출했다고 한다"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한 이웃주민은 바로 112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보이스피싱으로 판단한 경찰은 돈을 인출하고 입금하려던 할머니를 우선 전화로 제지했습니다.

할머니가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땐 '우체국 직원'이라고 밝히면서 "카드 미납금이 있으니, 돈을 입금해라"고 했다고 합니다. "미납금 없을 것이다"라고 할머니가 이야기하자, 우체국 직원이라던 사람이 '검사'라며 말을 바꾸고 "범죄에 노출된 돈을 막기 위해 돈을 인출하고 입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불안에 떨고 있던 할머니를 만나 안심시켰습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범의 지시로 집 전화를 끊지 않고 있던 할머니집의 전화를 경찰이 대신 받자 검사라고 밝힌 사람은 대답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할머니에게 보이스피싱범임을 이야기하고 예방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 돈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수법으로 접근해 돈을 가로채려 했습니다. 이 수법에 당할 뻔한 피해자를 구한 건 이웃과 경찰이었습니다.

■'천6백만 원 인출' 할아버지에 보이스피싱 직감


제주에서는 최근 경찰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사례도 있었습니다.

'예·적금 통장을 해지하고, 천6백만 원 인출해주세요'

14일 오전 11시 12분쯤, 제주의 한 은행에 80대 할아버지가 찾아왔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예금을 깨고, 천6백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최근 공공기관 사칭 전화도 있으니 예탁금 중도인출 시 주의해야 한다"는 은행 직원의 이야기에도 할아버지는 "계약금이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역정을 내며 거액의 현금을 찾아갔습니다.

잠시 뒤, 은행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횡령 직원은 경찰에 잡혀갔느냐"는 그 할아버지의 전화였습니다.

얼버무리는 할아버지의 문의 전화에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은행 직원은 "보이스피싱이니 돈을 전하지 않았으면, 얼른 은행으로 오고 다른 전화는 절대 받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이 은행 직원은 할아버지를 찾으러 가고, 또 다른 은행 직원은 '보이스피싱'을 112에 신고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해 할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듣던 경찰은 보이스피싱임을 확인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할아버지는 경찰 사칭 보이스피싱에 깜빡 속았던 것입니다. 보이스피싱범은 이 할아버지 집으로 전화를 걸어 경찰을 사칭해 "'명의 도용 대출이 발생했고, 은행 직원이 같은 한통속이니 절대 은행 직원을 믿지 말고 은행에 남은 예탁금도 빠르게 찾아오라"며 현금 인출을 유도했습니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인출한 현금 천6백만 원을 예·적금 통장에 입금하도록 돕고,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교통 범칙금 문자'에 깜빡 속아…은행 직원이 피해 막아


제주경찰청은 최근 교통범칙금 링크를 보내는 보이스피싱도 잇따르고 있다며 주의를 부탁했습니다.

지난 12일, 제주에 사는 50대 남성은 교통 범칙금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당연히 자가용을 같이 타는 자녀가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생각해 URL을 클릭하고 자신의 핸드폰 번호와 계좌 번호를 입력했습니다.

이후 농협은행을 방문해 금융거래하던 중, 은행 직원이 ' 가짜 모바일 청접장 링크가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가는데 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남성은 오전에 비슷한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보이스피싱 문자메시지임을 직감한 은행 직원은 곧바로 통장 지급 정지와 정보 노출 등록을 완료해 피해를 예방했습니다. 남성이 URL을 클릭해 계좌번호를 입력한 통장에는 천9백만 원의 잔액이 있었고, 다른 계좌에 마이너스가 약정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남성은 “직원의 안내 한마디와 관심으로 사기를 당하지 않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사전에 교통범칙금 문자 안내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는 이상, 교통 범칙금이 문자로 가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통, 카카오톡 '국민 알림서비스'로 교통범칙금 안내가 가기 때문에 문자로 범칙금 링크가 오는 경우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은 248건, 피해액은 58억 원에 이릅니다.

같은 기간,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138건,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은 110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국가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국제번호,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걸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면 일단 의심하고, 지인 핸드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보는 게 좋다"며 각별한 주의를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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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이 범죄에 노출돼서 2천만 원을 우선 인출하고 왔어"

지난 13일, 제주에 사는 A 씨는 길을 걷다 우연히 이웃집 할머니를 마주쳤습니다.

할머니는 집으로 '통장에 있는 1억 원이 범죄에 노출돼서 검사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전화를 끊지 말고, 우선 2천만 원을 인출해 와라'는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는 돈을 인출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 '우체국 사칭, 범죄 노출'…수상한 이야기에 이웃주민이 112 신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A 씨는 보이스피싱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 보이스피싱 아니고, 진짜 상황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이스피싱범 이야기를 그대로 믿은 겁니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끊지 말고 할머니에게 찾아오라고 시킨다. 1억 원을 찾아서 오라고 한다. 몇천만 원 인출했다고 한다"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한 이웃주민은 바로 112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보이스피싱으로 판단한 경찰은 돈을 인출하고 입금하려던 할머니를 우선 전화로 제지했습니다.

할머니가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땐 '우체국 직원'이라고 밝히면서 "카드 미납금이 있으니, 돈을 입금해라"고 했다고 합니다. "미납금 없을 것이다"라고 할머니가 이야기하자, 우체국 직원이라던 사람이 '검사'라며 말을 바꾸고 "범죄에 노출된 돈을 막기 위해 돈을 인출하고 입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불안에 떨고 있던 할머니를 만나 안심시켰습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범의 지시로 집 전화를 끊지 않고 있던 할머니집의 전화를 경찰이 대신 받자 검사라고 밝힌 사람은 대답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할머니에게 보이스피싱범임을 이야기하고 예방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 돈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수법으로 접근해 돈을 가로채려 했습니다. 이 수법에 당할 뻔한 피해자를 구한 건 이웃과 경찰이었습니다.

■'천6백만 원 인출' 할아버지에 보이스피싱 직감


제주에서는 최근 경찰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사례도 있었습니다.

'예·적금 통장을 해지하고, 천6백만 원 인출해주세요'

14일 오전 11시 12분쯤, 제주의 한 은행에 80대 할아버지가 찾아왔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예금을 깨고, 천6백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최근 공공기관 사칭 전화도 있으니 예탁금 중도인출 시 주의해야 한다"는 은행 직원의 이야기에도 할아버지는 "계약금이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역정을 내며 거액의 현금을 찾아갔습니다.

잠시 뒤, 은행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횡령 직원은 경찰에 잡혀갔느냐"는 그 할아버지의 전화였습니다.

얼버무리는 할아버지의 문의 전화에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은행 직원은 "보이스피싱이니 돈을 전하지 않았으면, 얼른 은행으로 오고 다른 전화는 절대 받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이 은행 직원은 할아버지를 찾으러 가고, 또 다른 은행 직원은 '보이스피싱'을 112에 신고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해 할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듣던 경찰은 보이스피싱임을 확인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할아버지는 경찰 사칭 보이스피싱에 깜빡 속았던 것입니다. 보이스피싱범은 이 할아버지 집으로 전화를 걸어 경찰을 사칭해 "'명의 도용 대출이 발생했고, 은행 직원이 같은 한통속이니 절대 은행 직원을 믿지 말고 은행에 남은 예탁금도 빠르게 찾아오라"며 현금 인출을 유도했습니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인출한 현금 천6백만 원을 예·적금 통장에 입금하도록 돕고,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교통 범칙금 문자'에 깜빡 속아…은행 직원이 피해 막아


제주경찰청은 최근 교통범칙금 링크를 보내는 보이스피싱도 잇따르고 있다며 주의를 부탁했습니다.

지난 12일, 제주에 사는 50대 남성은 교통 범칙금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당연히 자가용을 같이 타는 자녀가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생각해 URL을 클릭하고 자신의 핸드폰 번호와 계좌 번호를 입력했습니다.

이후 농협은행을 방문해 금융거래하던 중, 은행 직원이 ' 가짜 모바일 청접장 링크가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가는데 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남성은 오전에 비슷한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보이스피싱 문자메시지임을 직감한 은행 직원은 곧바로 통장 지급 정지와 정보 노출 등록을 완료해 피해를 예방했습니다. 남성이 URL을 클릭해 계좌번호를 입력한 통장에는 천9백만 원의 잔액이 있었고, 다른 계좌에 마이너스가 약정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남성은 “직원의 안내 한마디와 관심으로 사기를 당하지 않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사전에 교통범칙금 문자 안내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는 이상, 교통 범칙금이 문자로 가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통, 카카오톡 '국민 알림서비스'로 교통범칙금 안내가 가기 때문에 문자로 범칙금 링크가 오는 경우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은 248건, 피해액은 58억 원에 이릅니다.

같은 기간,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138건,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은 110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국가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국제번호,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걸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면 일단 의심하고, 지인 핸드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보는 게 좋다"며 각별한 주의를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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