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우리 아들들은…” 해병대원 어머니의 절규 [뉴스를 만나다]

입력 2023.09.17 (21:26) 수정 2023.09.1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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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해 지역에 투입됐던 해병대원 고 채수근 상병이 순직한 지 오늘(17일)로 두 달, 60일이 됐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증언해줄 채 상병은 떠나고 없지만, 그 날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또 다른 대원들이 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A 병장, 그 어머니가 며칠 전 해병대 사단장을 고발했는데요.

오늘 스튜디오에 모시고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A 병장은 아직 전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분 노출을 최소화 하고자 어머니도 모습을 가린 점, 시청자 여러분께 양해를 구합니다.

지금 아드님께서는 어디에 있는지요?

[답변]

해병대 A 병장 어머니 지금 14일째 입원 중이고요.

병원 치료는 8월 4일쯤부터 받기 시작해서 한 달 후에 입원을 시키고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앵커]

그 날 일로 후유증이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지금까지도 계속 악몽을 꾸고 있고요.

잠도 못 자고 울면서 깨기도 하고....

일단 사고 당시에 바로 옆에 동기가 먼저 '깊은데... 깊은데...' 이러다가 갑자기 쑥 머리까지 들어가서 그걸 구하는 과정에 채 상병이 도우려고 오다가 떠내려가면서 '살려주세요'라고 하는데 그거를 잡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못 됐던 거죠.

같이 떠내려가고 그러다가 한 50m, 80m 정도 떠내려갔다가 구조가 됐다...

그리고 수근이를 찾으러 강을 따라 내려갔는데 못 찾았다 이런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앵커]

이 일에 대해서 어머니께서는 해병대 1사단장 임성근 소장을 공수처에 고발하셨습니다.

어떤 책임을 묻고자 함인지요?

[답변]

그때 당시에 그 주변 댐들의 수문이 다 열려 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댐 수문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저희 아이들을 안전장비 없이 그렇게 투입을 하도록 한 자가 저는 사단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 아이가 이제 17일 만에 휴가 나와서 이제 보도 내용이나 뉴스 같은 걸 보니까 기가 막힌가 보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우리 대대장님이랑 중대장님은 물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어. 근데 이게 뭐냐' 이런 식으로 그 때는 이제 화를 내더라고요.

[앵커]

앞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1사단장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이첩을 하려다 항명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 사건이 워낙 고 채 상병과 박정훈 대령 등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까 그 날 사선으로 내몰렸던 다른 장병들은 관심에서 좀 소외된 것도 사실입니다.

생존자로서의 상처도 클 텐데, 그에 대한 군의 '사후 조치'는 적절했다고 보시는지요?

[답변]

전혀 적절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희 아이들은 그냥 뭐 구조가 되고 나서 구급차에 실려서 병원을 간 것도 아니고 그냥 모래사장에 대기 상태로 있었던 거고 한참 지난 저녁이 돼서야 버스에 실려서 숙소로 갔고 그 과정에서 치료나 신체 검진이나 이런 것들이 아닌 진술부터 먼저 했어야 했고 이런 것들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정말 너무 안타깝다기보다 정말 화가 나는 심정입니다.

저희 아이가 (집에) 와서 그렇게 자랑을 했거든요.

우리 사단은 '세계 2위야 엄마. 규모가' 이러면서 자랑을 하던 아들 모습이 선한데 그런 부대에서 이런 사고 대응하는 프로토콜조차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거.

그리고 저희들은, 저는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그런 기회라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기도 한 거거든요.

아들들도 본인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군에서 또 나오기를 바라고요.

그렇게 되려면 일단 군의 모든 지휘 체계가 투명하고 그리고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잘못도 할 수 있고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투명하고 분명하게 책임지는 자세로 지휘관들이 임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군에 보낼 분들 그리고 지금 군에 있는 장병들 어느 누구도 지휘관의 명령이 옳다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거고 자기의 목숨을 내맡길 만한 사람인가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그 군은 절대로 옳은 군대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멀리 지방에서 와주셨는데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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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날 우리 아들들은…” 해병대원 어머니의 절규 [뉴스를 만나다]
    • 입력 2023-09-17 21:26:47
    • 수정2023-09-17 21: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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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해 지역에 투입됐던 해병대원 고 채수근 상병이 순직한 지 오늘(17일)로 두 달, 60일이 됐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증언해줄 채 상병은 떠나고 없지만, 그 날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또 다른 대원들이 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A 병장, 그 어머니가 며칠 전 해병대 사단장을 고발했는데요.

오늘 스튜디오에 모시고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A 병장은 아직 전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분 노출을 최소화 하고자 어머니도 모습을 가린 점, 시청자 여러분께 양해를 구합니다.

지금 아드님께서는 어디에 있는지요?

[답변]

해병대 A 병장 어머니 지금 14일째 입원 중이고요.

병원 치료는 8월 4일쯤부터 받기 시작해서 한 달 후에 입원을 시키고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앵커]

그 날 일로 후유증이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지금까지도 계속 악몽을 꾸고 있고요.

잠도 못 자고 울면서 깨기도 하고....

일단 사고 당시에 바로 옆에 동기가 먼저 '깊은데... 깊은데...' 이러다가 갑자기 쑥 머리까지 들어가서 그걸 구하는 과정에 채 상병이 도우려고 오다가 떠내려가면서 '살려주세요'라고 하는데 그거를 잡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못 됐던 거죠.

같이 떠내려가고 그러다가 한 50m, 80m 정도 떠내려갔다가 구조가 됐다...

그리고 수근이를 찾으러 강을 따라 내려갔는데 못 찾았다 이런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앵커]

이 일에 대해서 어머니께서는 해병대 1사단장 임성근 소장을 공수처에 고발하셨습니다.

어떤 책임을 묻고자 함인지요?

[답변]

그때 당시에 그 주변 댐들의 수문이 다 열려 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댐 수문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저희 아이들을 안전장비 없이 그렇게 투입을 하도록 한 자가 저는 사단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 아이가 이제 17일 만에 휴가 나와서 이제 보도 내용이나 뉴스 같은 걸 보니까 기가 막힌가 보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우리 대대장님이랑 중대장님은 물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어. 근데 이게 뭐냐' 이런 식으로 그 때는 이제 화를 내더라고요.

[앵커]

앞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1사단장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이첩을 하려다 항명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 사건이 워낙 고 채 상병과 박정훈 대령 등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까 그 날 사선으로 내몰렸던 다른 장병들은 관심에서 좀 소외된 것도 사실입니다.

생존자로서의 상처도 클 텐데, 그에 대한 군의 '사후 조치'는 적절했다고 보시는지요?

[답변]

전혀 적절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희 아이들은 그냥 뭐 구조가 되고 나서 구급차에 실려서 병원을 간 것도 아니고 그냥 모래사장에 대기 상태로 있었던 거고 한참 지난 저녁이 돼서야 버스에 실려서 숙소로 갔고 그 과정에서 치료나 신체 검진이나 이런 것들이 아닌 진술부터 먼저 했어야 했고 이런 것들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정말 너무 안타깝다기보다 정말 화가 나는 심정입니다.

저희 아이가 (집에) 와서 그렇게 자랑을 했거든요.

우리 사단은 '세계 2위야 엄마. 규모가' 이러면서 자랑을 하던 아들 모습이 선한데 그런 부대에서 이런 사고 대응하는 프로토콜조차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거.

그리고 저희들은, 저는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그런 기회라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기도 한 거거든요.

아들들도 본인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군에서 또 나오기를 바라고요.

그렇게 되려면 일단 군의 모든 지휘 체계가 투명하고 그리고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잘못도 할 수 있고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투명하고 분명하게 책임지는 자세로 지휘관들이 임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군에 보낼 분들 그리고 지금 군에 있는 장병들 어느 누구도 지휘관의 명령이 옳다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거고 자기의 목숨을 내맡길 만한 사람인가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그 군은 절대로 옳은 군대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멀리 지방에서 와주셨는데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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