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이스피싱 번호 알고도 늑장대응…97억 추가 피해
입력 2023.09.19 (14:00)
수정 2023.09.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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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경찰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파악하고도 통신사에 '이용 중지' 요청을 제대로 안 해, 시민들이 100억 원 가까운 추가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오늘(19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충북경찰청 정기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남부경찰청은 피해자의 고소 등으로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 5천여 개를 확보했습니다.
'통신사기 피해 환급법'에는 경찰청장 등이 보이스피싱 번호를 확인하는 즉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이용 중지를 요청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남부청은 이 가운데 572개의 전화번호는 아예 통신사에 '이용 중지'를 요청하지 않았고, 4천여 개는 사건 접수일부터 최소 이틀이 지나서야 이용 중지를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때문에 280여 개의 보이스피싱 전화번호가 범죄에 계속 사용되면서 67억 원의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충북경찰청도 이런 식으로 천백여 개의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를 제때 이용 중지하지 않아, 29억 8천만 원의 추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경찰이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를 파악한 뒤 신고 당일이나 다음날까지 이용 중지를 신청한 건수는 10% 정도에 불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30일 이상 지난 뒤에야 이용 중지를 요청한 사례도 경기남부경찰청은 11%, 충북경찰청은 19.6%나 됐습니다.
이번에 감사를 받은 지방경찰청은 2곳으로, 전국으로 확대하면 경찰의 '늑장 대응'으로 인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감사원은 경기남부경찰청과 충북경찰청에 보이스피싱 대응 업무를 더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기 남부청은 전화금융사기 수사팀 평가 지표에 전화번호 이용중지율을 포함시키고, 인사 시기에 관련 매뉴얼을 필수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충북경찰청은 이용 중지 시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변작 번호'(거짓으로 표시된 번호)를 제외하곤, 신속히 이용 중지하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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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보이스피싱 번호 알고도 늑장대응…97억 추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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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9-19 14:00:37
- 수정2023-09-19 14:40:39
경찰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파악하고도 통신사에 '이용 중지' 요청을 제대로 안 해, 시민들이 100억 원 가까운 추가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오늘(19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충북경찰청 정기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남부경찰청은 피해자의 고소 등으로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 5천여 개를 확보했습니다.
'통신사기 피해 환급법'에는 경찰청장 등이 보이스피싱 번호를 확인하는 즉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이용 중지를 요청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남부청은 이 가운데 572개의 전화번호는 아예 통신사에 '이용 중지'를 요청하지 않았고, 4천여 개는 사건 접수일부터 최소 이틀이 지나서야 이용 중지를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때문에 280여 개의 보이스피싱 전화번호가 범죄에 계속 사용되면서 67억 원의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충북경찰청도 이런 식으로 천백여 개의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를 제때 이용 중지하지 않아, 29억 8천만 원의 추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경찰이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를 파악한 뒤 신고 당일이나 다음날까지 이용 중지를 신청한 건수는 10% 정도에 불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30일 이상 지난 뒤에야 이용 중지를 요청한 사례도 경기남부경찰청은 11%, 충북경찰청은 19.6%나 됐습니다.
이번에 감사를 받은 지방경찰청은 2곳으로, 전국으로 확대하면 경찰의 '늑장 대응'으로 인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감사원은 경기남부경찰청과 충북경찰청에 보이스피싱 대응 업무를 더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기 남부청은 전화금융사기 수사팀 평가 지표에 전화번호 이용중지율을 포함시키고, 인사 시기에 관련 매뉴얼을 필수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충북경찰청은 이용 중지 시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변작 번호'(거짓으로 표시된 번호)를 제외하곤, 신속히 이용 중지하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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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기자 siw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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