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거부권 박탈 필요”…라브로프 “UN 설립 정신 무시”

입력 2023.09.21 (06:04) 수정 2023.09.2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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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거부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측이 바로 유엔 설립 정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했지만,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김기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에 출석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거부권 박탈을 촉구했습니다.

유엔 헌장을 위반해 침략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거부권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유엔 총회가 거부권보다 강력한 권한을 가져야 한단 겁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는) 거부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도둑질한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는 당장, 유엔 설립 정신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결과로 창설된 유엔의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가 주요 승전국에게 부여됐던 거부권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한 겁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거부권은 유엔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는 결정을 내리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유엔 헌장에 명시된 전적으로 합법적 도구입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상임이사국들은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적극 비판하면서도 자신들도 보유 중인 '거부권'에 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안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 자체만으로도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대한 존중'이라는 유엔 헌장의 핵심을 위반한 것입니다."]

또 다른 상임이사국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 비판마저 자제하며 중재자로서 역할을 부각하는 데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안보리 상임 이사국들의 거부권과 관련한 이 같은 침묵은 러시아를 겨냥한 '거부권 제한' 여론 확산을 경계하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자료조사:이세영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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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1 06:04:47
    • 수정2023-09-21 19: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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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거부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측이 바로 유엔 설립 정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했지만,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김기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에 출석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거부권 박탈을 촉구했습니다.

유엔 헌장을 위반해 침략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거부권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유엔 총회가 거부권보다 강력한 권한을 가져야 한단 겁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는) 거부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도둑질한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는 당장, 유엔 설립 정신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결과로 창설된 유엔의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가 주요 승전국에게 부여됐던 거부권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한 겁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거부권은 유엔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는 결정을 내리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유엔 헌장에 명시된 전적으로 합법적 도구입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상임이사국들은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적극 비판하면서도 자신들도 보유 중인 '거부권'에 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안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 자체만으로도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대한 존중'이라는 유엔 헌장의 핵심을 위반한 것입니다."]

또 다른 상임이사국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 비판마저 자제하며 중재자로서 역할을 부각하는 데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안보리 상임 이사국들의 거부권과 관련한 이 같은 침묵은 러시아를 겨냥한 '거부권 제한' 여론 확산을 경계하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자료조사:이세영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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