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사춘기? 성조숙증 환자 급증에 과잉진료 논란

입력 2023.09.21 (07:43) 수정 2023.09.2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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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 아이는 나보다 키가 더 크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마음을 노린 의료 상술이 논란입니다.

2차 성징이 빨리 시작된 아동에게만 처방돼야 할 성호르몬 억제 주사가 '키 크는 주사'로 과잉처방되고 있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1살 초등학생을 키우는 여성입니다.

아들의 키가 컸으면 하는 바람에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추고 있습니다.

[자녀 성호르몬 억제 치료 중인 엄마/음성변조 : "주사를 맞을지 말지는 부모님이 결정을 하셔도 된다. 만 10세 전에 진단을 받으면 실손보험 같은게 적용된다고."]

2차 성징이 빨리 진행되면 성장판이 일찍 닫히고 키가 자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선 이런 아이들에게 성조숙증 진단을 내리고, 2차 성징을 늦추는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처방합니다.

보험을 적용받아 한 번에 5만 원 정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성조숙증 진단 연령은 여아 만 8살, 남아 만 9살 미만입니다.

하지만 몇 개월 차이로 보험적용을 받지 못하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2003년 범위를 한 살씩 늘렸습니다.

그 결과 성호르몬 억제주사를 맞은 어린이는 5년 새 두 배 늘었습니다.

[성장클리닉 관계자/음성변조 : "추가적으로 초음파나 이런 것 보실 수 있고요. 필요하면 MRI 검사도 하는 경우도 있고."]

성조숙증 진단을 받으면 키가 크지 않을 거란 불안감에, 이른바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주사까지 함께 처방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채현욱/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2차 성징이 조금 빠르다고 해서 치료하는 것은 오히려 키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건강보험에 청구된 관련 진료비만 천억 원이 넘습니다.

[이종국/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위원 : "FDA 보고서를 보게 되면 정상인 아이들한테 사용될 때는 뇌압이 올라서 두통이 심해지거나 키 크는 목적으로 약을 사용한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성조숙증 과잉치료 병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 황종원/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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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른 사춘기? 성조숙증 환자 급증에 과잉진료 논란
    • 입력 2023-09-21 07:43:28
    • 수정2023-09-21 07: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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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 아이는 나보다 키가 더 크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마음을 노린 의료 상술이 논란입니다.

2차 성징이 빨리 시작된 아동에게만 처방돼야 할 성호르몬 억제 주사가 '키 크는 주사'로 과잉처방되고 있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1살 초등학생을 키우는 여성입니다.

아들의 키가 컸으면 하는 바람에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추고 있습니다.

[자녀 성호르몬 억제 치료 중인 엄마/음성변조 : "주사를 맞을지 말지는 부모님이 결정을 하셔도 된다. 만 10세 전에 진단을 받으면 실손보험 같은게 적용된다고."]

2차 성징이 빨리 진행되면 성장판이 일찍 닫히고 키가 자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선 이런 아이들에게 성조숙증 진단을 내리고, 2차 성징을 늦추는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처방합니다.

보험을 적용받아 한 번에 5만 원 정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성조숙증 진단 연령은 여아 만 8살, 남아 만 9살 미만입니다.

하지만 몇 개월 차이로 보험적용을 받지 못하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2003년 범위를 한 살씩 늘렸습니다.

그 결과 성호르몬 억제주사를 맞은 어린이는 5년 새 두 배 늘었습니다.

[성장클리닉 관계자/음성변조 : "추가적으로 초음파나 이런 것 보실 수 있고요. 필요하면 MRI 검사도 하는 경우도 있고."]

성조숙증 진단을 받으면 키가 크지 않을 거란 불안감에, 이른바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주사까지 함께 처방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채현욱/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2차 성징이 조금 빠르다고 해서 치료하는 것은 오히려 키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건강보험에 청구된 관련 진료비만 천억 원이 넘습니다.

[이종국/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위원 : "FDA 보고서를 보게 되면 정상인 아이들한테 사용될 때는 뇌압이 올라서 두통이 심해지거나 키 크는 목적으로 약을 사용한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성조숙증 과잉치료 병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 황종원/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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