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20대 일당 검거…‘MZ조폭 행세’까지

입력 2023.09.25 (11:13) 수정 2023.09.2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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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의 사무실 금고에서 쏟아져 나온 현금 뭉치 (춘천지검 제공)일당의 사무실 금고에서 쏟아져 나온 현금 뭉치 (춘천지검 제공)

1,300억 원 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MZ조폭 행세를 해온 일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춘천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상균)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총판팀장 25살 A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축구와 야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 승패를 예측해 현금으로 환급이 가능한 전자화폐를 걸게 하고, 미리 정해진 배당률에 따라 돈을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14개가 넘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유사행위의 금지 등)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업자가 아닌 자는 체육진흥투표권이나,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해 결과를 적중시킨 사람에게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공간을 개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 역할 분담에 닉네임…수시기관 따돌리려는 치밀함 보여

A씨를 비롯한 이들은 각자 역할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이른바 '김○○팀'의 팀장으로 불린 A씨는 불법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들의 손실에 비례해 수익금을 받아 챙겼습니다. 부팀장격인 25살 B씨는 팀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범행사무실을 관리해왔습니다.

나머지 소속 팀원 4명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텔레그램 등을 통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주소와 추천인 코드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회원들을 모집하고 1,300억 원대 도박판을 벌였습니다.

이들은 서로 텔레그램 닉네임으로 호칭하면서 수사기관의 적발에 대비하려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끝까지 오리발 내밀더니…초임 검사 분석으로 일망타진

검찰 수사는 홍보책 역할을 한 팀원 3명의 사건만 경찰에서 넘겨받아 시작됐습니다. 경찰에 처음 적발된 팀원은 공범의 신원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상선부터 은닉된 범죄 수익금까지 확인할 길이 막힌 겁니다.

하지만, 사건을 송치받은 초임 검사는 방대한 내용의 텔레그램 자료를 분석했고, 대화의 퍼즐을 맞춰 '김OO팀' 팀장과 부팀장까지 신원을 특정했습니다.

이후 대화 속 단서를 통해 범죄 수익을 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금고 사무실 주소를 확인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현금 40억 원을 압수했습니다. 이들이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으로 몰고 다닌 포르쉐 고급 승용차 2대와 1억 5천만 원 임대차보증금반환 청구권도 즉기 몰수 보전 조치했습니다.


■ 동네 선후배 20대…온몸 문신 'MZ조폭 행세'

서울 금천구 일대를 중심으로 동창이나 동네 선후배로 꾸려진 이 조직은 연령이 모두 20대 중반이었습니다.
도박 자금으로 마련한 고급 승용차 여러 대를 타고 다니며 음주·무면허운전을 일삼았습니다. 온몸에 문신을 새겨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이른바 'MZ 조폭'과 같은 행태를 보였습니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수사를 이어나가는 한편, 죄질에 부합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압수한 현금 40억원에 대한 몰수 외에도 피고인들의 범죄수익을 철저히 추적·환수해 범죄 유인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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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5 11:13:31
    • 수정2023-09-25 13: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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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의 사무실 금고에서 쏟아져 나온 현금 뭉치 (춘천지검 제공)
1,300억 원 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MZ조폭 행세를 해온 일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춘천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상균)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총판팀장 25살 A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축구와 야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 승패를 예측해 현금으로 환급이 가능한 전자화폐를 걸게 하고, 미리 정해진 배당률에 따라 돈을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14개가 넘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유사행위의 금지 등)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업자가 아닌 자는 체육진흥투표권이나,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해 결과를 적중시킨 사람에게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공간을 개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 역할 분담에 닉네임…수시기관 따돌리려는 치밀함 보여

A씨를 비롯한 이들은 각자 역할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이른바 '김○○팀'의 팀장으로 불린 A씨는 불법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들의 손실에 비례해 수익금을 받아 챙겼습니다. 부팀장격인 25살 B씨는 팀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범행사무실을 관리해왔습니다.

나머지 소속 팀원 4명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텔레그램 등을 통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주소와 추천인 코드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회원들을 모집하고 1,300억 원대 도박판을 벌였습니다.

이들은 서로 텔레그램 닉네임으로 호칭하면서 수사기관의 적발에 대비하려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끝까지 오리발 내밀더니…초임 검사 분석으로 일망타진

검찰 수사는 홍보책 역할을 한 팀원 3명의 사건만 경찰에서 넘겨받아 시작됐습니다. 경찰에 처음 적발된 팀원은 공범의 신원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상선부터 은닉된 범죄 수익금까지 확인할 길이 막힌 겁니다.

하지만, 사건을 송치받은 초임 검사는 방대한 내용의 텔레그램 자료를 분석했고, 대화의 퍼즐을 맞춰 '김OO팀' 팀장과 부팀장까지 신원을 특정했습니다.

이후 대화 속 단서를 통해 범죄 수익을 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금고 사무실 주소를 확인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현금 40억 원을 압수했습니다. 이들이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으로 몰고 다닌 포르쉐 고급 승용차 2대와 1억 5천만 원 임대차보증금반환 청구권도 즉기 몰수 보전 조치했습니다.


■ 동네 선후배 20대…온몸 문신 'MZ조폭 행세'

서울 금천구 일대를 중심으로 동창이나 동네 선후배로 꾸려진 이 조직은 연령이 모두 20대 중반이었습니다.
도박 자금으로 마련한 고급 승용차 여러 대를 타고 다니며 음주·무면허운전을 일삼았습니다. 온몸에 문신을 새겨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이른바 'MZ 조폭'과 같은 행태를 보였습니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수사를 이어나가는 한편, 죄질에 부합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압수한 현금 40억원에 대한 몰수 외에도 피고인들의 범죄수익을 철저히 추적·환수해 범죄 유인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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