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계 4만 여 명 대탈출…주유소 폭발로 125명 사망

입력 2023.09.27 (23:27) 수정 2023.09.2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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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영토 분쟁 지역에서 지금까지 4만 7천여 명의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탈출했습니다.

또 탈출 과정에서 주유소 폭발 사고까지 발생해 130명 가까이 숨졌습니다.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 해결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검은 연기와 시뻘건 불길이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현지 시간 25일 저녁,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영토 분쟁을 벌이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한 주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주유소 주변에는 대탈출에 나선 아르메니아계 주민 차량들이 기름을 넣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이번 사고의 사망자 수가 125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부상자도 수백 명 발생했지만, 현지 병원에선 의약품 부족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해 있지만 12만 명가량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자치세력을 이뤄 살고 있었습니다.

지난 19일, 아제르바이잔이 이 지역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하고 하루 만에 점령하자 인종 청소 공포를 느낀 아르메니아계가 탈출에 나선 겁니다.

[나린 샤카리안/아르메니아계 피난민 : "이제 우리는 집 잃은 개와 같은 처지입니다. 우리가 이런 처지인 걸 세상에 알려주세요."]

현지 시간 27일 오전까지 분쟁지역 전체 인구 40%에 육박하는 4만 7천여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났습니다.

아르메니아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에는 차 위에 짐을 가득 실은 피난 차량이 수 킬로 미터씩 행렬을 이루고 있습니다.

[슬라바 오시피얀/아르메니아계 피난민 : "전쟁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도록 이 세상에 데려왔습니다."]

미국은 아르메니아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아제르바이잔은 최대 우방 튀르키예와 정상회담을 갖고 분쟁 지역을 자국 영토로 굳히는 모습입니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인종 청소의 공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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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메니아계 4만 여 명 대탈출…주유소 폭발로 125명 사망
    • 입력 2023-09-27 23:27:54
    • 수정2023-09-28 00: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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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영토 분쟁 지역에서 지금까지 4만 7천여 명의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탈출했습니다.

또 탈출 과정에서 주유소 폭발 사고까지 발생해 130명 가까이 숨졌습니다.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 해결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검은 연기와 시뻘건 불길이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현지 시간 25일 저녁,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영토 분쟁을 벌이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한 주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주유소 주변에는 대탈출에 나선 아르메니아계 주민 차량들이 기름을 넣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이번 사고의 사망자 수가 125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부상자도 수백 명 발생했지만, 현지 병원에선 의약품 부족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해 있지만 12만 명가량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자치세력을 이뤄 살고 있었습니다.

지난 19일, 아제르바이잔이 이 지역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하고 하루 만에 점령하자 인종 청소 공포를 느낀 아르메니아계가 탈출에 나선 겁니다.

[나린 샤카리안/아르메니아계 피난민 : "이제 우리는 집 잃은 개와 같은 처지입니다. 우리가 이런 처지인 걸 세상에 알려주세요."]

현지 시간 27일 오전까지 분쟁지역 전체 인구 40%에 육박하는 4만 7천여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났습니다.

아르메니아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에는 차 위에 짐을 가득 실은 피난 차량이 수 킬로 미터씩 행렬을 이루고 있습니다.

[슬라바 오시피얀/아르메니아계 피난민 : "전쟁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도록 이 세상에 데려왔습니다."]

미국은 아르메니아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아제르바이잔은 최대 우방 튀르키예와 정상회담을 갖고 분쟁 지역을 자국 영토로 굳히는 모습입니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인종 청소의 공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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