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타이완을 다루는 두 가지 방법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09.28 (08:00)
수정 2023.09.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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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어쩌면 전쟁을 떠올리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양안' 사이 전쟁이 2027년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수차례 나왔기 때문입니다.
필립 데이비슨 전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미 상원 청문회에서 '통일'을 위한 중국의 2027년 타이완 침공 가능성을 제기한 뒤, 암울하고 극단적인 시나리오와 함께 꾸준히 이 연도가 회자됐습니다.
제3자 뿐만아니라 최근 황수광 전 타이완 국방부 참모본부 참모총장 역시 2027년을 언급하며 중국 인민해방군이 타이완 침공 능력을 갖추기 위해 3개의 항모전단 운용을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극단적인 예측입니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군사적으로 타이완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을 보면 흘려듣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중국의 압박 전략은 결코 무력시위라는 강경책 일변도가 아닙니다.
■"타이완과의 융합 발전 추진"…타이완 즉각 반발
지난 12일, 중국 국무원은 푸젠성을 중심으로 한 양안융합발전시범지구 건설 계획을 내놨습니다. 푸젠성은 중국 본토에서 타이완에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이 푸젠성을 중심으로 '타이완과의 융합 발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시범지구를 건설하겠다는 건데, 일단 중요한 내용을 먼저 들여다보겠습니다.
▲푸젠과 타이완의 융합 발전을 추진한다. 타이완 동포들을 존중하고 혜택을 제공해, 복지와 동등한 대우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및 제도를 완비한다. ▲타이완 동포와 기업들이 본토로 진출할 때의 첫 정착지를 건설한다―타이완 동포들의 푸젠으로의 왕래를 순조롭게하고 푸젠에서의 학업과 취업을 촉진하며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생활편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한다 ▲푸젠과 타이완 경제를 고도로 융합시킨다―산업 협력을 심화하고 타이완 농어업과 중소기업이 푸젠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촉진하며, 과학기술 혁신 협력을 강화한다 ▲푸젠과 타이완 사회의 인문교류를 심화시킨다―사회인문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청소년들의 왕래를 촉진하며 문화의 융합 발전을 촉진한다 |
이틀 뒤 진행된 국무원의 기자브리핑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됐습니다. 푸젠과 타이완을 잇는 고속철도를 만들어 편리하게 오고갈 수 있도록 하고, 타이완 사람들이 중국 본토에서 교육을 받거나 취업을 할 때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 등입니다.
무엇보다, 시범지구 건설을 발표하면서 중국은 공식 석상과 관영 매체 보도를 통해 이번 계획이 '타이완 동포들을 존중하고 이롭게 하는데서 출발했다'며 타이완에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습니다. 시범지구 건설계획 전문만 봐도 교류라는 단어가 21번, 협력이라는 단어가 33번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타이완은 국무원 기자브리핑이 진행된 14일, 양안 관계를 담당하는 대륙위원회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일방적인 주장과 생각일 뿐이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동등한 대우와 경제적 이익을 내걸고 타이완의 국민과 기업이 대륙으로 건너가 그 제도와 법규, 규범에 녹아들도록 하고 공산당의 지도를 받아들이도록 끌어들이고 있어" "현재 중국은 경기 침체, 소비 부진, 청년실업률 상승, 대형 부동산기업의 연이은 재무 위기, 금융 시스템 리스크, 기업 비즈니스 환경의 악화 등 문제에 직면한 상황…타이완의 자금과 인재를 흡수해 대륙 내부의 경제를 진작시키려는 시도" 타이완 대륙위원회 |
사실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경제적 혜택은 타이완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단어입니다. 14억 인구의 대륙, 그것도 언어도 같으면서 문화적으로까지 비슷한 거대 시장을 코 앞에 둔 타이완으로서는 경제적으로 중국의 영향력 하에 놓이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타이완, 중국 영향력 확대·자본 침투 '경계'
먼저 지금 타이완과 중국 본토의 무역 상황이 어떤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타이완의 대중 수출의존도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해서 39%에서 40% 초반대를 기록할 정도로 높습니다.
2020년 기준 타이완의 대중국 수출액은 1514억 5천만 달러로 동기대비 14.6% 늘었습니다. 미국, 일본, EU, 아세안 등으로의 수출액 증가폭을 뛰어넘습니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43.8%를 기록해 2010년의 43.9%를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의존도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647억 8천만 달러로 동기대비 10.8% 늘었고 866억 7천만 달러의 흑자를 냈습니다.
2021년에는 대중국 수출액이 1259억 2천 5백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출의 28.21%를 차지했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824억 6천 4백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의 21.64%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숫자가 전부는 아닙니다. 어느쪽이 더 핵심적인 물품을 공급하느냐를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데, 양측의 수출 품목 분포와 비중을 고려하면 타이완의 실질적인 대중 의존도가 단순한 수치상으로 보이는만큼 높지 않고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정부가 중국 본토 자본이 타이완에 침투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지난 2020년 타이완정부는 중국 본토의 타이완에 대한 투자 허가 기준을 한 층 더 엄격하게 손봤습니다. 일단 중국의 당·정·군과 관계된 기업의 타이완 투자를 제한했습니다.
또, 중국 본토 자금의 지분이 30%이상이어야 해당 기업을 중국 자본으로 보고 투자를 제한했던 기준도 더 엄격하게 바꿔서 기업에 대한 실질적 통제력이 있는지 여부까지 살피기로 했고, 우회적 자본 진입로에 대한 단속도 강화했습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는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이 같은 타이완 정부의 통제 속에 중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가 타이완에서의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무력시위' 채찍과 '경제발전' 당근 … 중국의 타이완 전략
올해들어 양안 관계와 관련해 가장 많이 이슈가 된 것은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었을겁니다. 중국은 최근 타이완 근처 해역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 무력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미국과 타이완의 밀착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과 8월에 각기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라이칭더 부총통이 외교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출국하면서 미국을 경유하자 이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 그 방증입니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이렇게 한편으로는 무력시위라는 '채찍'을 사용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타이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당근'을 함께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양안융합발전시범지구 건설을 발표하기 한참 전인 2009년부터 중국 정부는 타이완과의 교류를 늘리고 타이완 사람들의 중화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며 양안 교류 기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가 올 기준으로 푸젠, 후베이, 장쑤, 광둥, 저장, 산둥 등 모두 24 곳의 성·시에 도합 91곳에 이릅니다.
지난해 열린 제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도 양안이 피가 이어진 동포이며 가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그러면서도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경고하고 있습니다.
"양안동포는 물보다 진한 피로 이어진 가족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타이완 동포를 위하며,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양안 경제 문화 교류 협력을 촉진하고 각 분야의 융합 발전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는 선택지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이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극소수 '타이완 독립' 분열 분자 및 그들의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으로 결코 타이완 동포들을 향한것이 아닙니다." 2022년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
중국이 타이완을 다루는 양면적인 강온 전략이 여기서도 엿보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지칭한 '타이완 독립 분열 분자', 정말 중국의 표현 그대로 극소수일까요? 사실 중국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일겁니다.
■석달여 남은 타이완 총통 선거…민심 향배는?
이번 양안융합발전시범지구 건설 계획을 두고 석달여 남은 타이완 총통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민심이 중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걸 막기 위해서라는겁니다.
내년 1월 13일, 타이완에서는 제 16대 총통 선거가 진행됩니다. 9월 18일~20일 진행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38.2%의 지지율로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18.8%), 민중당 커원저 후보(16.3%), 무소속 궈타이밍 후보(7.3%)를 앞질렀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진행된 또다른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진당의 지지율은 30.3%로 한 달 전과 비교해 6.5%p 떨어졌고, 국민당은 23.1%로 6%p 올랐습니다.
왼쪽부터 차례로 허우유이, 라이칭더, 궈타이밍 후보
민진당은 타이완의 독립을 외치며 중국 정부와 각을 세우는 정당입니다. 그야말로 중국 정부가 말하는 '타이완 독립 분열 분자'입니다. 물론 최근 민진당 정부가 수입달걀 안전성 등의 문제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으며 지지율에 영향이 발생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이 같은 두 정당의 색깔을 고려하면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가져오는 파장이 적지 않습니다.
또, 친중성향의 야권후보들이 단일화를 하면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도 미지수입니다. 국민당 허우 후보와 폭스콘 창립자인 무소속 궈 후보는 비교적 친중성향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허우 후보는 최근 방미 기간 양안 관계의 안정이 현재로선 가장 절실한 문제라면서 총통에 당선되면 타이완의 자기방어 능력을 키운 뒤에 중국과 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 했습니다. 또 궈 후보는 현재의 양안관계 하에 중국과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적 이익을 얻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정부기구인 민의기금회가 지난 8월 실시한 ‘타이완인 통일 성향 조사’ 결과, '타이완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8.9%를 차지했습니다. 현 상태 유지를 원한다는 응답이 26.9%였고, 양안 통일을 원한다는 응답은 11.8%에 그쳤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표심이 민진당으로 쏠리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중국은 때로는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때로는 유화책을 제시하며 타이완 표심을 움직이기 위해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1월 당선될 타이완 신임 총통의 임기는 그 해 5월부터 4년입니다. 문제의 '2027년' 타이완을 이끄는 리더가 중국의 양면 전략 속 머지않아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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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타이완을 다루는 두 가지 방법 [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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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9-28 08:00:37
- 수정2023-09-28 13:55:23
'2027년'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어쩌면 전쟁을 떠올리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양안' 사이 전쟁이 2027년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수차례 나왔기 때문입니다.
필립 데이비슨 전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미 상원 청문회에서 '통일'을 위한 중국의 2027년 타이완 침공 가능성을 제기한 뒤, 암울하고 극단적인 시나리오와 함께 꾸준히 이 연도가 회자됐습니다.
제3자 뿐만아니라 최근 황수광 전 타이완 국방부 참모본부 참모총장 역시 2027년을 언급하며 중국 인민해방군이 타이완 침공 능력을 갖추기 위해 3개의 항모전단 운용을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극단적인 예측입니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군사적으로 타이완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을 보면 흘려듣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중국의 압박 전략은 결코 무력시위라는 강경책 일변도가 아닙니다.
■"타이완과의 융합 발전 추진"…타이완 즉각 반발
지난 12일, 중국 국무원은 푸젠성을 중심으로 한 양안융합발전시범지구 건설 계획을 내놨습니다. 푸젠성은 중국 본토에서 타이완에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이 푸젠성을 중심으로 '타이완과의 융합 발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시범지구를 건설하겠다는 건데, 일단 중요한 내용을 먼저 들여다보겠습니다.
▲푸젠과 타이완의 융합 발전을 추진한다. 타이완 동포들을 존중하고 혜택을 제공해, 복지와 동등한 대우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및 제도를 완비한다. ▲타이완 동포와 기업들이 본토로 진출할 때의 첫 정착지를 건설한다―타이완 동포들의 푸젠으로의 왕래를 순조롭게하고 푸젠에서의 학업과 취업을 촉진하며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생활편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한다 ▲푸젠과 타이완 경제를 고도로 융합시킨다―산업 협력을 심화하고 타이완 농어업과 중소기업이 푸젠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촉진하며, 과학기술 혁신 협력을 강화한다 ▲푸젠과 타이완 사회의 인문교류를 심화시킨다―사회인문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청소년들의 왕래를 촉진하며 문화의 융합 발전을 촉진한다 |
이틀 뒤 진행된 국무원의 기자브리핑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됐습니다. 푸젠과 타이완을 잇는 고속철도를 만들어 편리하게 오고갈 수 있도록 하고, 타이완 사람들이 중국 본토에서 교육을 받거나 취업을 할 때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 등입니다.
무엇보다, 시범지구 건설을 발표하면서 중국은 공식 석상과 관영 매체 보도를 통해 이번 계획이 '타이완 동포들을 존중하고 이롭게 하는데서 출발했다'며 타이완에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습니다. 시범지구 건설계획 전문만 봐도 교류라는 단어가 21번, 협력이라는 단어가 33번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타이완은 국무원 기자브리핑이 진행된 14일, 양안 관계를 담당하는 대륙위원회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일방적인 주장과 생각일 뿐이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동등한 대우와 경제적 이익을 내걸고 타이완의 국민과 기업이 대륙으로 건너가 그 제도와 법규, 규범에 녹아들도록 하고 공산당의 지도를 받아들이도록 끌어들이고 있어" "현재 중국은 경기 침체, 소비 부진, 청년실업률 상승, 대형 부동산기업의 연이은 재무 위기, 금융 시스템 리스크, 기업 비즈니스 환경의 악화 등 문제에 직면한 상황…타이완의 자금과 인재를 흡수해 대륙 내부의 경제를 진작시키려는 시도" 타이완 대륙위원회 |
사실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경제적 혜택은 타이완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단어입니다. 14억 인구의 대륙, 그것도 언어도 같으면서 문화적으로까지 비슷한 거대 시장을 코 앞에 둔 타이완으로서는 경제적으로 중국의 영향력 하에 놓이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타이완, 중국 영향력 확대·자본 침투 '경계'
먼저 지금 타이완과 중국 본토의 무역 상황이 어떤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타이완의 대중 수출의존도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해서 39%에서 40% 초반대를 기록할 정도로 높습니다.
2020년 기준 타이완의 대중국 수출액은 1514억 5천만 달러로 동기대비 14.6% 늘었습니다. 미국, 일본, EU, 아세안 등으로의 수출액 증가폭을 뛰어넘습니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43.8%를 기록해 2010년의 43.9%를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의존도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647억 8천만 달러로 동기대비 10.8% 늘었고 866억 7천만 달러의 흑자를 냈습니다.
2021년에는 대중국 수출액이 1259억 2천 5백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출의 28.21%를 차지했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824억 6천 4백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의 21.64%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숫자가 전부는 아닙니다. 어느쪽이 더 핵심적인 물품을 공급하느냐를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데, 양측의 수출 품목 분포와 비중을 고려하면 타이완의 실질적인 대중 의존도가 단순한 수치상으로 보이는만큼 높지 않고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정부가 중국 본토 자본이 타이완에 침투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지난 2020년 타이완정부는 중국 본토의 타이완에 대한 투자 허가 기준을 한 층 더 엄격하게 손봤습니다. 일단 중국의 당·정·군과 관계된 기업의 타이완 투자를 제한했습니다.
또, 중국 본토 자금의 지분이 30%이상이어야 해당 기업을 중국 자본으로 보고 투자를 제한했던 기준도 더 엄격하게 바꿔서 기업에 대한 실질적 통제력이 있는지 여부까지 살피기로 했고, 우회적 자본 진입로에 대한 단속도 강화했습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는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이 같은 타이완 정부의 통제 속에 중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가 타이완에서의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무력시위' 채찍과 '경제발전' 당근 … 중국의 타이완 전략
올해들어 양안 관계와 관련해 가장 많이 이슈가 된 것은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었을겁니다. 중국은 최근 타이완 근처 해역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 무력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미국과 타이완의 밀착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과 8월에 각기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라이칭더 부총통이 외교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출국하면서 미국을 경유하자 이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 그 방증입니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이렇게 한편으로는 무력시위라는 '채찍'을 사용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타이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당근'을 함께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양안융합발전시범지구 건설을 발표하기 한참 전인 2009년부터 중국 정부는 타이완과의 교류를 늘리고 타이완 사람들의 중화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며 양안 교류 기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가 올 기준으로 푸젠, 후베이, 장쑤, 광둥, 저장, 산둥 등 모두 24 곳의 성·시에 도합 91곳에 이릅니다.
지난해 열린 제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도 양안이 피가 이어진 동포이며 가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그러면서도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경고하고 있습니다.
"양안동포는 물보다 진한 피로 이어진 가족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타이완 동포를 위하며,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양안 경제 문화 교류 협력을 촉진하고 각 분야의 융합 발전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는 선택지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이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극소수 '타이완 독립' 분열 분자 및 그들의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으로 결코 타이완 동포들을 향한것이 아닙니다." 2022년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
중국이 타이완을 다루는 양면적인 강온 전략이 여기서도 엿보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지칭한 '타이완 독립 분열 분자', 정말 중국의 표현 그대로 극소수일까요? 사실 중국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일겁니다.
■석달여 남은 타이완 총통 선거…민심 향배는?
이번 양안융합발전시범지구 건설 계획을 두고 석달여 남은 타이완 총통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민심이 중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걸 막기 위해서라는겁니다.
내년 1월 13일, 타이완에서는 제 16대 총통 선거가 진행됩니다. 9월 18일~20일 진행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38.2%의 지지율로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18.8%), 민중당 커원저 후보(16.3%), 무소속 궈타이밍 후보(7.3%)를 앞질렀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진행된 또다른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진당의 지지율은 30.3%로 한 달 전과 비교해 6.5%p 떨어졌고, 국민당은 23.1%로 6%p 올랐습니다.
민진당은 타이완의 독립을 외치며 중국 정부와 각을 세우는 정당입니다. 그야말로 중국 정부가 말하는 '타이완 독립 분열 분자'입니다. 물론 최근 민진당 정부가 수입달걀 안전성 등의 문제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으며 지지율에 영향이 발생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이 같은 두 정당의 색깔을 고려하면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가져오는 파장이 적지 않습니다.
또, 친중성향의 야권후보들이 단일화를 하면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도 미지수입니다. 국민당 허우 후보와 폭스콘 창립자인 무소속 궈 후보는 비교적 친중성향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허우 후보는 최근 방미 기간 양안 관계의 안정이 현재로선 가장 절실한 문제라면서 총통에 당선되면 타이완의 자기방어 능력을 키운 뒤에 중국과 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 했습니다. 또 궈 후보는 현재의 양안관계 하에 중국과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적 이익을 얻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정부기구인 민의기금회가 지난 8월 실시한 ‘타이완인 통일 성향 조사’ 결과, '타이완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8.9%를 차지했습니다. 현 상태 유지를 원한다는 응답이 26.9%였고, 양안 통일을 원한다는 응답은 11.8%에 그쳤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표심이 민진당으로 쏠리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중국은 때로는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때로는 유화책을 제시하며 타이완 표심을 움직이기 위해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1월 당선될 타이완 신임 총통의 임기는 그 해 5월부터 4년입니다. 문제의 '2027년' 타이완을 이끄는 리더가 중국의 양면 전략 속 머지않아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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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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