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청년단 본부가 가정집으로…베이징 항일 유적이 사라진다

입력 2023.10.03 (07:39) 수정 2023.10.0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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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 우리나라 항일 운동의 중심지는 임시정부가 있었던 상하이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수도 베이징에서도 신채호 선생 등 독립투사들의 활동이 활발했는데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베이징의 항일 유적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제의 앞잡이를 처단했던 독립 의열단의 활동을 소재로 만든 영화입니다.

의열단 투쟁 근거인 '의열단 선언'을 작성한 사람은 '단재 신채호' 선생.

신채호 선생은 1919년 중국 베이징에서 창설된 '대한독립청년단'의 단장을 지내며 투쟁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당시 청년단 본부가 있었던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소석교호동 7호'.

우리나라 독립운동 사적지로 지정돼 있지만, 흔한 알림 팻말조차 없습니다.

현재는 개축해서 이렇게 외양이 달라진 채로 일반 가정집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채호 선생의 뒤를 이어 중국에서 활동했던 '광야'의 시인 이육사.

숨진 이육사 선생이 유해로 인계됐던 베이징 일본 총영사관 지하감옥 건물입니다.

2021년까지는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최근 전면 공사를 해 흔적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인근 주민 : "지금은 주택입니다. 예전에 지하감옥이었는데, 이제는 보러 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요."]

청산리·봉오동 전투 이후 효과적인 무력 투쟁을 위해 10여 개 독립군사단체 대표들이 모여 통합을 논의했던 '군사통일주비회'.

이 회의가 개최된 건물을 포함해 베이징에서 독립투쟁 사적지로 지정된 곳은 모두 26곳입니다.

하지만 사적지임을 알리는 팻말이 설치된 곳이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주용/원광대 교수/국외 사적지 실태 조사 :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한·중 항일 공동 투쟁사'와 관련된 기구 설립을 제안할 필요가 있고…."]

국외의 독립운동 사적은 재산권 문제 등으로 보존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최근 정부가 미국에 있는 흥사단 건물을 매입한 것처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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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청년단 본부가 가정집으로…베이징 항일 유적이 사라진다
    • 입력 2023-10-03 07:39:05
    • 수정2023-10-03 07: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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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 우리나라 항일 운동의 중심지는 임시정부가 있었던 상하이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수도 베이징에서도 신채호 선생 등 독립투사들의 활동이 활발했는데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베이징의 항일 유적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제의 앞잡이를 처단했던 독립 의열단의 활동을 소재로 만든 영화입니다.

의열단 투쟁 근거인 '의열단 선언'을 작성한 사람은 '단재 신채호' 선생.

신채호 선생은 1919년 중국 베이징에서 창설된 '대한독립청년단'의 단장을 지내며 투쟁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당시 청년단 본부가 있었던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소석교호동 7호'.

우리나라 독립운동 사적지로 지정돼 있지만, 흔한 알림 팻말조차 없습니다.

현재는 개축해서 이렇게 외양이 달라진 채로 일반 가정집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채호 선생의 뒤를 이어 중국에서 활동했던 '광야'의 시인 이육사.

숨진 이육사 선생이 유해로 인계됐던 베이징 일본 총영사관 지하감옥 건물입니다.

2021년까지는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최근 전면 공사를 해 흔적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인근 주민 : "지금은 주택입니다. 예전에 지하감옥이었는데, 이제는 보러 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요."]

청산리·봉오동 전투 이후 효과적인 무력 투쟁을 위해 10여 개 독립군사단체 대표들이 모여 통합을 논의했던 '군사통일주비회'.

이 회의가 개최된 건물을 포함해 베이징에서 독립투쟁 사적지로 지정된 곳은 모두 26곳입니다.

하지만 사적지임을 알리는 팻말이 설치된 곳이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주용/원광대 교수/국외 사적지 실태 조사 :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한·중 항일 공동 투쟁사'와 관련된 기구 설립을 제안할 필요가 있고…."]

국외의 독립운동 사적은 재산권 문제 등으로 보존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최근 정부가 미국에 있는 흥사단 건물을 매입한 것처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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