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도 ‘애국’바람…‘홍색 관광’이 떴다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10.04 (09:44) 수정 2023.10.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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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연휴 기간, 어디들 다녀오셨나요? 모처럼 고향 집을 찾거나 국내외 여행을 하며 보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중국에도 우리나라 추석 연휴 개념의 '중추절(中秋节)' 연휴가 있습니다. 올해는 여기에 국경절(현대 중국 정부 수립 기념일)까지 더해져 중국인들은 장장 8일간의 공식 연휴를 즐기고 있는데요.

우리는 오늘(4일)부터 출근을 하지만, 중국은 오는 7일(토)부터 근무일이기 때문에 아직도 연휴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급증했는데요. 최근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이른바 '홍색 관광(红色旅游)'이라고 불리는 '애국 관광' 바람입니다.

■애국 소비 넘어 '애국 관광'....'홍색 관광'이 떴다

중국 국기(오성홍기)를 든 관광객들. 중국 광시성 난닝시 민족광장. (출처: 중국 광시르바오)중국 국기(오성홍기)를 든 관광객들. 중국 광시성 난닝시 민족광장. (출처: 중국 광시르바오)

중국에서 연휴를 보내면서 마주한 인상 깊은 장면이 있습니다. 손에 '중국 국기(오성홍기)'를 든 나들이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겁니다. 10월 1일 신중국 정부 수립일(국경절)을 맞아 중국 국기를 손에 들고 기념하는 겁니다.

중국 국경절은 우리나라의 '개천절'과 비슷한 기념일인데, 중국은 유난히도 애국심을 따지는 분위기입니다.

'애국 관광'의 일환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장소는 단연 베이징의 중심, 천안문 광장입니다. 매년 10월 1일 국경절 해 뜨는 시각(새벽 6시 전후)에 맞춰 천안문 광장에서 국기 게양식이 진행되는데요. 올해는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2016년에는 10만 명이 국기게양식을 관람했었는데, 올해는 3배가 넘는 인원이 운집한겁니다. 지난해에도 13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국경절(현대 중국 수립일)을 맞아 30만 명이 천안문 광장을 찾았다. (출처: CCTV  웨이보, 10월 1일)국경절(현대 중국 수립일)을 맞아 30만 명이 천안문 광장을 찾았다. (출처: CCTV 웨이보, 10월 1일)

일부 관광객들은 얼굴에 '사랑해요 중국'이라는 문구로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국경절 축하해요" "사랑해요 중국" 등의 구호도 외쳤습니다.

중국 후난성은 10월 1일부터 사흘 동안 '홍색 관광' 명소를 찾은 관광객이 82만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92.8%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홍색 관광' 띄우자!...중국 정부 '홍색 관광지' 100선 홍보

물론 중국인들도 일반 관광지도 가고, 해외 여행도 다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애국 관광(홍색 관광)'이 성행하는 데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듯 합니다.

중국 정부는 '홍색 풍경 관광지'를 지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정한 100대 '홍색 관광지' 상위 목록을 보면,

1.천안문 광장 2.중국 인민 항일 전쟁 기념관 3.신문화운동 기념관 …

등입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는 '홍색 관광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홍색 관광지'는 관광과 경치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혁명의 역사를 이해하고 혁명 투쟁에 대한 지식을 높이는 곳이다"

'홍색 관광'을 통해 낙후된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과 '체제 선전',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입니다.

‘홍색 관광지’ 중 하나인 ‘충칭 홍옌 혁명 역사박물관’을 관람하는 어린이 (출처:충칭르바오)‘홍색 관광지’ 중 하나인 ‘충칭 홍옌 혁명 역사박물관’을 관람하는 어린이 (출처:충칭르바오)

중국 정부는 예산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신 자료는 찾을 수 없고, 2017년 중국 재무부의 발표문을 확인해봤는데요.

2016년 중국 재무부는 '홍색 관광'에 15억 4,700만 위안(우리 돈 약 2,8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세부 내용으로는 '홍색 관광 실무자 교육과 국가 축제 등 기획'과 ' 혁명 문화재 보호와 전시' 등에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2020년에는 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60억 위안(약 1조 1,1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내 '홍색 관광객'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중국 바오가오다팅(中国报告大厅) 보고서를 보면, 2018년 4,248억 위안(약 78조 9천억 원) 수준이던 '홍색 관광 수입'이 2022년에는 7,757억 위안(약 144조 원)으로 82% 증가했습니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는 꼭 가보아야 할 홍색 관광지를 추천하는 글이나, 지금까지 몇 군데나 가봤는지 체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젊은이들의 '국수주의' 경향에 기댄 애국 소비에 이어 '애국 관광'도 바람을 이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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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관광도 ‘애국’바람…‘홍색 관광’이 떴다 [특파원 리포트]
    • 입력 2023-10-04 09:44:23
    • 수정2023-10-04 1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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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연휴 기간, 어디들 다녀오셨나요? 모처럼 고향 집을 찾거나 국내외 여행을 하며 보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중국에도 우리나라 추석 연휴 개념의 '중추절(中秋节)' 연휴가 있습니다. 올해는 여기에 국경절(현대 중국 정부 수립 기념일)까지 더해져 중국인들은 장장 8일간의 공식 연휴를 즐기고 있는데요.

우리는 오늘(4일)부터 출근을 하지만, 중국은 오는 7일(토)부터 근무일이기 때문에 아직도 연휴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급증했는데요. 최근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이른바 '홍색 관광(红色旅游)'이라고 불리는 '애국 관광' 바람입니다.

■애국 소비 넘어 '애국 관광'....'홍색 관광'이 떴다

중국 국기(오성홍기)를 든 관광객들. 중국 광시성 난닝시 민족광장. (출처: 중국 광시르바오)
중국에서 연휴를 보내면서 마주한 인상 깊은 장면이 있습니다. 손에 '중국 국기(오성홍기)'를 든 나들이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겁니다. 10월 1일 신중국 정부 수립일(국경절)을 맞아 중국 국기를 손에 들고 기념하는 겁니다.

중국 국경절은 우리나라의 '개천절'과 비슷한 기념일인데, 중국은 유난히도 애국심을 따지는 분위기입니다.

'애국 관광'의 일환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장소는 단연 베이징의 중심, 천안문 광장입니다. 매년 10월 1일 국경절 해 뜨는 시각(새벽 6시 전후)에 맞춰 천안문 광장에서 국기 게양식이 진행되는데요. 올해는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2016년에는 10만 명이 국기게양식을 관람했었는데, 올해는 3배가 넘는 인원이 운집한겁니다. 지난해에도 13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국경절(현대 중국 수립일)을 맞아 30만 명이 천안문 광장을 찾았다. (출처: CCTV  웨이보, 10월 1일)
일부 관광객들은 얼굴에 '사랑해요 중국'이라는 문구로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국경절 축하해요" "사랑해요 중국" 등의 구호도 외쳤습니다.

중국 후난성은 10월 1일부터 사흘 동안 '홍색 관광' 명소를 찾은 관광객이 82만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92.8%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홍색 관광' 띄우자!...중국 정부 '홍색 관광지' 100선 홍보

물론 중국인들도 일반 관광지도 가고, 해외 여행도 다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애국 관광(홍색 관광)'이 성행하는 데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듯 합니다.

중국 정부는 '홍색 풍경 관광지'를 지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정한 100대 '홍색 관광지' 상위 목록을 보면,

1.천안문 광장 2.중국 인민 항일 전쟁 기념관 3.신문화운동 기념관 …

등입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는 '홍색 관광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홍색 관광지'는 관광과 경치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혁명의 역사를 이해하고 혁명 투쟁에 대한 지식을 높이는 곳이다"

'홍색 관광'을 통해 낙후된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과 '체제 선전',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입니다.

‘홍색 관광지’ 중 하나인 ‘충칭 홍옌 혁명 역사박물관’을 관람하는 어린이 (출처:충칭르바오)
중국 정부는 예산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신 자료는 찾을 수 없고, 2017년 중국 재무부의 발표문을 확인해봤는데요.

2016년 중국 재무부는 '홍색 관광'에 15억 4,700만 위안(우리 돈 약 2,8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세부 내용으로는 '홍색 관광 실무자 교육과 국가 축제 등 기획'과 ' 혁명 문화재 보호와 전시' 등에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2020년에는 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60억 위안(약 1조 1,1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내 '홍색 관광객'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중국 바오가오다팅(中国报告大厅) 보고서를 보면, 2018년 4,248억 위안(약 78조 9천억 원) 수준이던 '홍색 관광 수입'이 2022년에는 7,757억 위안(약 144조 원)으로 82% 증가했습니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는 꼭 가보아야 할 홍색 관광지를 추천하는 글이나, 지금까지 몇 군데나 가봤는지 체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젊은이들의 '국수주의' 경향에 기댄 애국 소비에 이어 '애국 관광'도 바람을 이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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