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발 충격’에 환율 연고점 경신…우리 경제 영향은?

입력 2023.10.04 (21:11) 수정 2023.10.05 (07: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연휴가 끝나고 문을 연 우리 금융시장도 오늘(4일) 크게 출렁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4원 넘게 뛰고,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우리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 김혜주 기자의 보도 보시고,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외환 시장이 열리자마자 원화 가격은 10원 넘게 떨어진 채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마감 때는 1,363원을 넘어섰는데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고점, 원화 가치로 보면 최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코스피는 2% 넘게 하락하며 2,400선에 턱걸이를 했습니다.

지난 3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코스닥 지수도 4% 급락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인 여파가 긴 연휴를 끝낸 우리 금융시장을 한꺼번에 덮친 겁니다.

우리나라 같은 신흥 시장은 이럴 때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가는 내리고, 신흥국 통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급증하며 환율 상승 압력을 받습니다.

국내 시장 금리도 따라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빚이 많은 기업과 가계엔 부담입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일부 대출금리,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을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늘어난 이자 부담에 소비 여력이 줄면서 경기 둔화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문정희/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 : "가장 불안한 부분은 금리 부분이거든요. 금리가 너무 많이 오르고 있다는 것. 이 부분을 반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고금리로 인해서 미국 경제, 고용이나 내수 시장 쪽이 약해지는 모습이 좀 보이고 그에 따라서 미국 연준의 정책 기조 자체가 조금 완화적으로 좀 바뀌어야지…."]

한국은행은 오는 19일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자금이탈 가능성과 고금리가 불러올 경기둔화 우려 사이에서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앵커]

미국 국채 금리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김혜주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원 달러 환율이 1,360원을 넘어섰다는 게 시장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예상을 넘어섰다는 점인데요.

지난해 말 경제연구소들이 전망한 올해 환율 수준을 보면 대부분 1,360원 이하였습니다.

이마저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 하락을 예측했었는데요.

현실은 다르게 움직인 겁니다.

오늘 한 전문가는 '심리적 저항선이 뚫렸다'고 했는데, 경제는 심리인 만큼 앞으로 환율, 또는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조금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만약 환율이 더 오르면 자금 유출 우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오늘 나온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은 늘었는데, 소비가 두 달째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면서 소비는 더 위축되겠죠.

수출 부진에 소비감소까지 겹치면 성장률은 더 떨어지고요.

시장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한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미국은 금리를 낮추지 않는데, 우리는 금리를 올리진 못하더라도 먼저 낮추기는 어렵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뭔가요?

[기자]

현재 상황을 정리하면, 세계 최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우리 시중 은행의 웬만한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습니다.

우리 채권에 투자했던 자금이 안전하고 금리도 많이 주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요.

물론 꼭 그런건 아니다,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공통적 우려는 늘어나는 이자비용입니다.

특히 기업들은 금리가 크게 오르다보니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이자를 더 많이 줘야 하고, 이마저도 시중에 돈줄이 마르면서 사줄 사람도 마땅칠 않습니다.

여기에 고물가, 고환율로 원자재 구매 비용은 더 들고 있습니다.

또 빚 많은 자영업자나 만기를 겨우 연장 중인 부동산 PF 대출도 취약한 지점입니다.

[앵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미국에서 난 불이니까 우리가 나서서 끌 수는 없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하게 들여다 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정부는 기업이 외화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지를 살펴보고 있고, 문제가 생기면 시장에 자금 공급 대책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국 국채발 충격’에 환율 연고점 경신…우리 경제 영향은?
    • 입력 2023-10-04 21:11:00
    • 수정2023-10-05 07:52:29
    뉴스 9
[앵커]

연휴가 끝나고 문을 연 우리 금융시장도 오늘(4일) 크게 출렁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4원 넘게 뛰고,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우리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 김혜주 기자의 보도 보시고,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외환 시장이 열리자마자 원화 가격은 10원 넘게 떨어진 채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마감 때는 1,363원을 넘어섰는데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고점, 원화 가치로 보면 최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코스피는 2% 넘게 하락하며 2,400선에 턱걸이를 했습니다.

지난 3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코스닥 지수도 4% 급락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인 여파가 긴 연휴를 끝낸 우리 금융시장을 한꺼번에 덮친 겁니다.

우리나라 같은 신흥 시장은 이럴 때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가는 내리고, 신흥국 통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급증하며 환율 상승 압력을 받습니다.

국내 시장 금리도 따라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빚이 많은 기업과 가계엔 부담입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일부 대출금리,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을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늘어난 이자 부담에 소비 여력이 줄면서 경기 둔화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문정희/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 : "가장 불안한 부분은 금리 부분이거든요. 금리가 너무 많이 오르고 있다는 것. 이 부분을 반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고금리로 인해서 미국 경제, 고용이나 내수 시장 쪽이 약해지는 모습이 좀 보이고 그에 따라서 미국 연준의 정책 기조 자체가 조금 완화적으로 좀 바뀌어야지…."]

한국은행은 오는 19일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자금이탈 가능성과 고금리가 불러올 경기둔화 우려 사이에서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앵커]

미국 국채 금리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김혜주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원 달러 환율이 1,360원을 넘어섰다는 게 시장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예상을 넘어섰다는 점인데요.

지난해 말 경제연구소들이 전망한 올해 환율 수준을 보면 대부분 1,360원 이하였습니다.

이마저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 하락을 예측했었는데요.

현실은 다르게 움직인 겁니다.

오늘 한 전문가는 '심리적 저항선이 뚫렸다'고 했는데, 경제는 심리인 만큼 앞으로 환율, 또는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조금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만약 환율이 더 오르면 자금 유출 우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오늘 나온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은 늘었는데, 소비가 두 달째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면서 소비는 더 위축되겠죠.

수출 부진에 소비감소까지 겹치면 성장률은 더 떨어지고요.

시장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한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미국은 금리를 낮추지 않는데, 우리는 금리를 올리진 못하더라도 먼저 낮추기는 어렵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뭔가요?

[기자]

현재 상황을 정리하면, 세계 최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우리 시중 은행의 웬만한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습니다.

우리 채권에 투자했던 자금이 안전하고 금리도 많이 주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요.

물론 꼭 그런건 아니다,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공통적 우려는 늘어나는 이자비용입니다.

특히 기업들은 금리가 크게 오르다보니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이자를 더 많이 줘야 하고, 이마저도 시중에 돈줄이 마르면서 사줄 사람도 마땅칠 않습니다.

여기에 고물가, 고환율로 원자재 구매 비용은 더 들고 있습니다.

또 빚 많은 자영업자나 만기를 겨우 연장 중인 부동산 PF 대출도 취약한 지점입니다.

[앵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미국에서 난 불이니까 우리가 나서서 끌 수는 없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하게 들여다 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정부는 기업이 외화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지를 살펴보고 있고, 문제가 생기면 시장에 자금 공급 대책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