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 손실복구팀입니다” 투자 실패자 울리는 ‘신종 코인 사기’

입력 2023.10.05 (14: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투자 손실을 코인으로 보상해주겠다며 접근해 123명에게 71억 원을 받아 가로챈 이른바 'MZ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천경찰청 반부패수사2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와 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로 93명을 검거하고, 이 중 9명을 구속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수도권 등지에 사무실 4곳을 차려두고, 피해자 123명으로부터 71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ㅇㅇ투자증권 손실복구팀입니다' …신종 코인 사기 수법은?

일당은 과거에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텔레그램을 통해 불법으로 사들인 뒤, '증권회사 손실복구팀'을 가장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어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라 투자 손실을 복구해주고 있는데, 금융거래보호법상 현금으로 보상하긴 어려워 코인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한 코인 종목이 조만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돼 가격이 크게 오를 거라고 속여, 이를 매수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중견 기업 대표를 사칭한 조직원이 전화를 걸어 "코인 명부를 보고 연락했다"며 "당신이 가진 코인을 고액으로 1만 개씩 대량 매수할테니, 코인을 추가 매수해 물량을 맞춰달라"고 재차 속였습니다.

일당이 이용한 범죄 스크립트 中 일부 발췌

혹시 0000 코인 매수하신 분 되실까요?
아 안녕하세요. 저도 0000 코인 매수한 사람인데요.

제가 한도 수량만큼 물량을 받은 상태라 더는 물량을 받을 수 없어서, 뭐 공짜로 받아보고 싶은 건 아니고, 선생님도 코인 개당 1,000원에 받아 보셨죠? 그래서 개당 12,000원 받아보고 싶은데 거래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래서 실제로 만나 뵙고 코인 개당 12,000원에 구입하고 싶다. 그 코인에 대한 금액은 선생님 계좌로 바로 입금 시켜 주겠다.

근데 저는 직접 만나 뵙고 물량을 살때, 조금씩 사는 게 아니라, 2만 개 / 1천만 / 2억씩 사거든요~ 선생님 물량 어느 정도 매수 하셨어요?

이에 속은 피해자들은 코인을 추가로 구매합니다.

하지만 이 조직원은 거래 예정일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거나 '코로나 19로 입원했다'는 등 갖가지 이유를 들며 거래를 연기하다 결국 연락을 끊어 피해를 키웠습니다.

사기에 이용된 코인의 시세 폭락 모습사기에 이용된 코인의 시세 폭락 모습

피해자들이 산 코인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일정 기간 거래가 제한돼, 실제로는 가치가 거의 없는 이른바 '스캠 코인'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실제로는 10~20원에 불과한 '스캠 코인'을 일당을 통해 개당 1,000원 정도에 구매한 겁니다. 일당은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들에게 받은 투자금을 가로채 범죄 수익을 올렸습니다.

■ '매출왕,' '모범상'까지 … 인센티브 주는 'MZ 사기조직'

일당은 대부분 20~30대로 이뤄졌습니다.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나 SNS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해 총 11개 팀을 운용했습니다.

조직 결속 강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회식도 실시하고, 사기 실적이 우수한 개인과 팀에게는 '매출왕,'
'모범상' 등을 만들어 성과급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MZ 사기 조직의 실제 회식 사진MZ 사기 조직의 실제 회식 사진

경찰은 지난 5월 이 조직의 사무실 위치를 알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5개월 동안 수사해 일당을 검거했습니다.

또 이들의 범죄 수익 가운데 7억 5천만 원 가량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으로 동결 조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투자 손실을 보상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신종 사기가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어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자료 제공: 인천경찰청]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증권회사 손실복구팀입니다” 투자 실패자 울리는 ‘신종 코인 사기’
    • 입력 2023-10-05 14:36:16
    심층K

투자 손실을 코인으로 보상해주겠다며 접근해 123명에게 71억 원을 받아 가로챈 이른바 'MZ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천경찰청 반부패수사2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와 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로 93명을 검거하고, 이 중 9명을 구속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수도권 등지에 사무실 4곳을 차려두고, 피해자 123명으로부터 71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ㅇㅇ투자증권 손실복구팀입니다' …신종 코인 사기 수법은?

일당은 과거에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텔레그램을 통해 불법으로 사들인 뒤, '증권회사 손실복구팀'을 가장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어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라 투자 손실을 복구해주고 있는데, 금융거래보호법상 현금으로 보상하긴 어려워 코인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한 코인 종목이 조만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돼 가격이 크게 오를 거라고 속여, 이를 매수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중견 기업 대표를 사칭한 조직원이 전화를 걸어 "코인 명부를 보고 연락했다"며 "당신이 가진 코인을 고액으로 1만 개씩 대량 매수할테니, 코인을 추가 매수해 물량을 맞춰달라"고 재차 속였습니다.

일당이 이용한 범죄 스크립트 中 일부 발췌

혹시 0000 코인 매수하신 분 되실까요?
아 안녕하세요. 저도 0000 코인 매수한 사람인데요.

제가 한도 수량만큼 물량을 받은 상태라 더는 물량을 받을 수 없어서, 뭐 공짜로 받아보고 싶은 건 아니고, 선생님도 코인 개당 1,000원에 받아 보셨죠? 그래서 개당 12,000원 받아보고 싶은데 거래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래서 실제로 만나 뵙고 코인 개당 12,000원에 구입하고 싶다. 그 코인에 대한 금액은 선생님 계좌로 바로 입금 시켜 주겠다.

근데 저는 직접 만나 뵙고 물량을 살때, 조금씩 사는 게 아니라, 2만 개 / 1천만 / 2억씩 사거든요~ 선생님 물량 어느 정도 매수 하셨어요?

이에 속은 피해자들은 코인을 추가로 구매합니다.

하지만 이 조직원은 거래 예정일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거나 '코로나 19로 입원했다'는 등 갖가지 이유를 들며 거래를 연기하다 결국 연락을 끊어 피해를 키웠습니다.

사기에 이용된 코인의 시세 폭락 모습
피해자들이 산 코인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일정 기간 거래가 제한돼, 실제로는 가치가 거의 없는 이른바 '스캠 코인'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실제로는 10~20원에 불과한 '스캠 코인'을 일당을 통해 개당 1,000원 정도에 구매한 겁니다. 일당은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들에게 받은 투자금을 가로채 범죄 수익을 올렸습니다.

■ '매출왕,' '모범상'까지 … 인센티브 주는 'MZ 사기조직'

일당은 대부분 20~30대로 이뤄졌습니다.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나 SNS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해 총 11개 팀을 운용했습니다.

조직 결속 강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회식도 실시하고, 사기 실적이 우수한 개인과 팀에게는 '매출왕,'
'모범상' 등을 만들어 성과급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MZ 사기 조직의 실제 회식 사진
경찰은 지난 5월 이 조직의 사무실 위치를 알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5개월 동안 수사해 일당을 검거했습니다.

또 이들의 범죄 수익 가운데 7억 5천만 원 가량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으로 동결 조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투자 손실을 보상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신종 사기가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어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자료 제공: 인천경찰청]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