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하청 책임 회피…“불법 하도급 조사”

입력 2023.10.06 (07:38) 수정 2023.10.06 (08: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KBS 창원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노동자 2명이 숨진 김해 진영 오수관 사고를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사고가 난 작업은 전체 2천만 원도 안 되는 소규모 용역이었지만, 대기업을 포함한 3개 업체가 연관된 사실이 확인되는 등 불법 하도급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고가 난 오수관 조사 용역을 창원시에서 발주 받은 곳은 대기업인 '수성엔지니어링'.

천9백만 원에 수의계약했는데, 정작 현장 조사에 나선 건 진주의 '미래환경연구원'이었습니다.

발주처인 창원시는 수성 측이 자신들에게 신고도 없이 불법 하도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 지침은 용역을 하도급할 경우, 발주처인 창원시에 승인 신청서와 표준계약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지만, 수성 측이 이를 어겼다는 것입니다.

현재 발주처인 창원시와 도급업체인 수성, 하도급업체인 미래환경 모두 수사 대상입니다.

불법 하도급에 따른 관련법 위반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도급업체의 책임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창원시는 하도급 계약서를 제출해 달라고 도급업체에 요청했지만, 수성 측은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용역은 오수관 8개 지점을 조사하는 소규모 용역이었지만, 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 하도급업체의 자회사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숨진 20대 노동자는 하도급업체인 미래환경 소속, 30대 노동자는 또 이 업체의 자회사 소속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하도급업체가 공사를 더 많이 따내기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했고, 안전관리 역시 하도급업체가 직접 수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 기관 조사에서 도급업체는 "용역 중단 기간 발생한 사고로, 강제 작업 지시는 없었다", 하도급업체는 "업체에 통보하지 않고 작업자들이 현장에 간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책임 회피 논란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수성엔지니어링 관계자/음성변조 : "과업 중지됐던 상황들이었기도 하고, 사전조사였던 개념이 있지 않습니까."]

[미래환경연구원 관계자/음성변조 : "(대표님하고 연락할 수 있을까요?) 지금 회의 중이셔 가지고…."]

고용노동부는 창원시와 업체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불법 하도급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조원준/그래픽:김신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원·하청 책임 회피…“불법 하도급 조사”
    • 입력 2023-10-06 07:38:55
    • 수정2023-10-06 08:43:26
    뉴스광장(창원)
[앵커]

KBS 창원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노동자 2명이 숨진 김해 진영 오수관 사고를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사고가 난 작업은 전체 2천만 원도 안 되는 소규모 용역이었지만, 대기업을 포함한 3개 업체가 연관된 사실이 확인되는 등 불법 하도급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고가 난 오수관 조사 용역을 창원시에서 발주 받은 곳은 대기업인 '수성엔지니어링'.

천9백만 원에 수의계약했는데, 정작 현장 조사에 나선 건 진주의 '미래환경연구원'이었습니다.

발주처인 창원시는 수성 측이 자신들에게 신고도 없이 불법 하도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 지침은 용역을 하도급할 경우, 발주처인 창원시에 승인 신청서와 표준계약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지만, 수성 측이 이를 어겼다는 것입니다.

현재 발주처인 창원시와 도급업체인 수성, 하도급업체인 미래환경 모두 수사 대상입니다.

불법 하도급에 따른 관련법 위반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도급업체의 책임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창원시는 하도급 계약서를 제출해 달라고 도급업체에 요청했지만, 수성 측은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용역은 오수관 8개 지점을 조사하는 소규모 용역이었지만, 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 하도급업체의 자회사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숨진 20대 노동자는 하도급업체인 미래환경 소속, 30대 노동자는 또 이 업체의 자회사 소속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하도급업체가 공사를 더 많이 따내기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했고, 안전관리 역시 하도급업체가 직접 수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 기관 조사에서 도급업체는 "용역 중단 기간 발생한 사고로, 강제 작업 지시는 없었다", 하도급업체는 "업체에 통보하지 않고 작업자들이 현장에 간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책임 회피 논란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수성엔지니어링 관계자/음성변조 : "과업 중지됐던 상황들이었기도 하고, 사전조사였던 개념이 있지 않습니까."]

[미래환경연구원 관계자/음성변조 : "(대표님하고 연락할 수 있을까요?) 지금 회의 중이셔 가지고…."]

고용노동부는 창원시와 업체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불법 하도급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조원준/그래픽:김신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