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땅 부족한 서울…공원 만들기 비책은?

입력 2023.10.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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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달간 정원 박람회…'정원 도시 서울' 속도

억새풀이 바람에 흩날리며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상암 하늘공원 일대에서 오늘(6일)부터 정식 개막하는 '서울 정원박람회'의 모습입니다.

'서울 정원박람회'는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일주일이 아닌 두 달간 진행됩니다. 전시 기간을 늘려 더 많은 시민이 정원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전시 정원의 규모도 확대됐습니다. 모두 40개의 정원을 선보이는데, 서울시 조경 대회 수상작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정원 대부분을 박람회 뒤에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단 계획입니다.

또 내년부터는 정원박람회를 국제 행사로 확대하고, 뚝섬 한강공원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대폭 늘려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정원 공모를 받아, 서울 지역 정원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서울시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2023 서울 정원박람회 모습2023 서울 정원박람회 모습

■ 서울 어디서든 '5분 이내' 녹지 볼 수 있을까?

이처럼 서울시가 정원에 진심인 이유. 서울 어디서든 5분 이내에 녹지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정원도시 서울' 계획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심 속 녹지 공간은 시민들의 정서 안정은 물론, 폭염 등 기후 재난을 완화하는 것에도 도움을 줍니다. WHO에서도 생활권 도보 15분 이내에 녹지 공간이 있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국립공원 등 외곽산림을 제외한 '도보 생활권공원' 면적은 1인당 5.65㎡에 불과합니다. 1인당 20㎡가 넘는 미국 뉴욕, 독일 베를린 등 주요 도시에 크게 못 미칩니다.

이런 지적이 계속되자, 서울시는 2026년까지 약 6,8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울 도심에 정원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청와대~경복궁~세종대로 부근 약 10km에는 '국가상징가로 정원'을 조성합니다. 특히 단절돼있는 시내 휴식 공간들을 이어 붙여 2026년까지 모두 2063.4㎞의 '초록길'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또 가로변정원, 빈집정원, 옥상정원 등 생활 속 공간들을 활용해 2,200개의 마을 정원을 확보합니다.

2023 서울 정원박람회 모습2023 서울 정원박람회 모습

■ "서울에 더 이상 빈 땅이 없다."...개발과 녹지확보 한번에

다만 서울 도심 특성상 현재 녹지를 만들 유휴지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빈 땅이 부족하니 기존 건물 등이 들어선 지역을 개발하는 동시에 녹지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정원도시 서울' 전략이 도심 정비와 연계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정비 사업 때 건물 저층부를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녹지 공간으로 조성하면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게 고층으로 짓게 해줄테니, 저층부는 녹지로 공유하라는 겁니다.

특히 장기간 개발이 지연된 종묘~퇴계로 인근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이런 방식으로 정비하려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문화유산 종묘와 가까운 만큼, 문화재 보호를 위해 높이 규제가 설정돼 있습니다. 서울시가 인센티브를 주려면 문화재청과 협의를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돈의문 터에 추진 중인 대규모 역사문화 공원의 경우, 조성 과정에서 주변 교통 문제 해결 등이 과제로 꼽힙니다.

"서울에 더 이상 빈 땅이 없다." 지난 5월 '정원도시 서울' 전략을 발표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말입니다. 결국 이 땅을 확보하기 위해 관계기관·민간 기업·주민들과 협의하는 것이 녹지 확보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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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달간 정원 박람회…'정원 도시 서울' 속도

억새풀이 바람에 흩날리며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상암 하늘공원 일대에서 오늘(6일)부터 정식 개막하는 '서울 정원박람회'의 모습입니다.

'서울 정원박람회'는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일주일이 아닌 두 달간 진행됩니다. 전시 기간을 늘려 더 많은 시민이 정원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전시 정원의 규모도 확대됐습니다. 모두 40개의 정원을 선보이는데, 서울시 조경 대회 수상작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정원 대부분을 박람회 뒤에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단 계획입니다.

또 내년부터는 정원박람회를 국제 행사로 확대하고, 뚝섬 한강공원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대폭 늘려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정원 공모를 받아, 서울 지역 정원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서울시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2023 서울 정원박람회 모습
■ 서울 어디서든 '5분 이내' 녹지 볼 수 있을까?

이처럼 서울시가 정원에 진심인 이유. 서울 어디서든 5분 이내에 녹지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정원도시 서울' 계획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심 속 녹지 공간은 시민들의 정서 안정은 물론, 폭염 등 기후 재난을 완화하는 것에도 도움을 줍니다. WHO에서도 생활권 도보 15분 이내에 녹지 공간이 있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국립공원 등 외곽산림을 제외한 '도보 생활권공원' 면적은 1인당 5.65㎡에 불과합니다. 1인당 20㎡가 넘는 미국 뉴욕, 독일 베를린 등 주요 도시에 크게 못 미칩니다.

이런 지적이 계속되자, 서울시는 2026년까지 약 6,8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울 도심에 정원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청와대~경복궁~세종대로 부근 약 10km에는 '국가상징가로 정원'을 조성합니다. 특히 단절돼있는 시내 휴식 공간들을 이어 붙여 2026년까지 모두 2063.4㎞의 '초록길'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또 가로변정원, 빈집정원, 옥상정원 등 생활 속 공간들을 활용해 2,200개의 마을 정원을 확보합니다.

2023 서울 정원박람회 모습
■ "서울에 더 이상 빈 땅이 없다."...개발과 녹지확보 한번에

다만 서울 도심 특성상 현재 녹지를 만들 유휴지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빈 땅이 부족하니 기존 건물 등이 들어선 지역을 개발하는 동시에 녹지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정원도시 서울' 전략이 도심 정비와 연계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정비 사업 때 건물 저층부를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녹지 공간으로 조성하면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게 고층으로 짓게 해줄테니, 저층부는 녹지로 공유하라는 겁니다.

특히 장기간 개발이 지연된 종묘~퇴계로 인근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이런 방식으로 정비하려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문화유산 종묘와 가까운 만큼, 문화재 보호를 위해 높이 규제가 설정돼 있습니다. 서울시가 인센티브를 주려면 문화재청과 협의를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돈의문 터에 추진 중인 대규모 역사문화 공원의 경우, 조성 과정에서 주변 교통 문제 해결 등이 과제로 꼽힙니다.

"서울에 더 이상 빈 땅이 없다." 지난 5월 '정원도시 서울' 전략을 발표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말입니다. 결국 이 땅을 확보하기 위해 관계기관·민간 기업·주민들과 협의하는 것이 녹지 확보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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