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성추행 혐의 ‘쉰들러 목사’ 학교에 5억 지원…“전체 실태 파악해야” [주말엔]
입력 2023.10.07 (07:00)
수정 2023.10.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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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명이 넘는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도와 '아시아 쉰들러'로 알려진 천기원 목사. 천 목사는 2009년 미성년자 탈북민과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 '두리하나'를 설립한 뒤 교장을 맡아 운영해왔습니다.
KBS는 지난 8월부터 천 목사가 '두리하나' 기숙사에서 미성년자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보도가 시작되자 과거 천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다른 피해자들도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연관기사] ‘쉰들러 목사’ 천기원 구속 기소…“탈북 청소년 6명 추행” (2023.09.15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75048
탈북민 지원으로 유명한 목사였던 만큼, 정부의 지원은 없었을까? 그리고 지원을 했다면 천 목사의 과거 성폭력 의혹 등은 알고 있었던 걸까?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실이 통일부의 두리하나 지원 예산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통일부 '두리하나' 5억 3천만 원 지원…연평균 7,400만 원
통일부는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을 통해 2011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억 3천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탈북청소년 교육시설 지원사업'의 대안교육시설과 방과후 공부방 명목으로 5억 2,30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적게는 한 해 5,100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을 기숙형 대안학교인 두리하나에 예산을 집행했습니다. 매년 평균 7,471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2016년 기준 두리하나의 한 해 예산이 3억 7천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두리하나 재정의 20% 정도를 통일부가 지원한 셈입니다.
올해 통일부가 남북하나재단을 통해 다른 탈북민 학교 혹은 시설에 지원하는 금액과 비교해봐도 적지 않습니다.
통일부는 올해 미인가 북한이탈주민 대안교육시설 6곳과 방과후 공부방 7곳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금액은 대안교육시설은 한 곳당 평균 1억 3,071만 원, 방과후 공부방은 한 곳당 평균 4,882만 원입니다.
올해에도 통일부는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 한국어교육 지원사업' 명목으로 두리하나에 7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통일부 2011년 지원 시작…"2010년 고소당한 사실 몰라"
적지 않은 금액을 지원하면서도 통일부는 천 목사의 피소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원을 시작한 2011년 당시, 천 목사가 2010년 성폭행으로 고소당했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는 질의에 통일부는 "2010년 피고소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최근 보도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최근 천 목사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사건에 대해 관련 혐의점을 파악한 바가 있냐는 질문엔 "최근 문제가 된 사항에 대한 제보나 민원 등 접수된 바 없어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현재 북한이탈주민 인가 대안학교는 전국 4곳을 지원하고 있으며, 남북하나재단을 통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6곳과 방과후 공부방 7곳을 파악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하나재단이 지원하는 학교나 시설은 파악하고 있지만, 그 외 시설은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지원이 없는 상태에선 기본적으로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용선 의원 "기초 사실도 파악 못 해…실태 파악 필요"
이에 대해 민주당 이용선 의원은 "통일부가 예산을 지원한 미인가시설에서는 끔찍한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었음에도 몰랐다"면서 "미인가 시설은 대체 몇 개나 되는지, 그곳에 몇 명의 아이들이 다니는지 등 기초적인 수치조차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의 가정 전체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통일부의 역할이며,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면 보완해야 한다"면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학교 밖 탈북청소년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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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 성추행 혐의 ‘쉰들러 목사’ 학교에 5억 지원…“전체 실태 파악해야” [주말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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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10-07 07:00:15
- 수정2023-10-07 07:02:42
1천 명이 넘는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도와 '아시아 쉰들러'로 알려진 천기원 목사. 천 목사는 2009년 미성년자 탈북민과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 '두리하나'를 설립한 뒤 교장을 맡아 운영해왔습니다.
KBS는 지난 8월부터 천 목사가 '두리하나' 기숙사에서 미성년자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보도가 시작되자 과거 천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다른 피해자들도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연관기사] ‘쉰들러 목사’ 천기원 구속 기소…“탈북 청소년 6명 추행” (2023.09.15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75048
탈북민 지원으로 유명한 목사였던 만큼, 정부의 지원은 없었을까? 그리고 지원을 했다면 천 목사의 과거 성폭력 의혹 등은 알고 있었던 걸까?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실이 통일부의 두리하나 지원 예산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통일부 '두리하나' 5억 3천만 원 지원…연평균 7,400만 원
통일부는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을 통해 2011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억 3천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탈북청소년 교육시설 지원사업'의 대안교육시설과 방과후 공부방 명목으로 5억 2,30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적게는 한 해 5,100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을 기숙형 대안학교인 두리하나에 예산을 집행했습니다. 매년 평균 7,471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2016년 기준 두리하나의 한 해 예산이 3억 7천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두리하나 재정의 20% 정도를 통일부가 지원한 셈입니다.
올해 통일부가 남북하나재단을 통해 다른 탈북민 학교 혹은 시설에 지원하는 금액과 비교해봐도 적지 않습니다.
통일부는 올해 미인가 북한이탈주민 대안교육시설 6곳과 방과후 공부방 7곳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금액은 대안교육시설은 한 곳당 평균 1억 3,071만 원, 방과후 공부방은 한 곳당 평균 4,882만 원입니다.
올해에도 통일부는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 한국어교육 지원사업' 명목으로 두리하나에 7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통일부 2011년 지원 시작…"2010년 고소당한 사실 몰라"
적지 않은 금액을 지원하면서도 통일부는 천 목사의 피소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원을 시작한 2011년 당시, 천 목사가 2010년 성폭행으로 고소당했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는 질의에 통일부는 "2010년 피고소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최근 보도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최근 천 목사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사건에 대해 관련 혐의점을 파악한 바가 있냐는 질문엔 "최근 문제가 된 사항에 대한 제보나 민원 등 접수된 바 없어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현재 북한이탈주민 인가 대안학교는 전국 4곳을 지원하고 있으며, 남북하나재단을 통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6곳과 방과후 공부방 7곳을 파악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하나재단이 지원하는 학교나 시설은 파악하고 있지만, 그 외 시설은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지원이 없는 상태에선 기본적으로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용선 의원 "기초 사실도 파악 못 해…실태 파악 필요"
이에 대해 민주당 이용선 의원은 "통일부가 예산을 지원한 미인가시설에서는 끔찍한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었음에도 몰랐다"면서 "미인가 시설은 대체 몇 개나 되는지, 그곳에 몇 명의 아이들이 다니는지 등 기초적인 수치조차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의 가정 전체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통일부의 역할이며,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면 보완해야 한다"면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학교 밖 탈북청소년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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