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배송’ 쿠팡, 대금 정산은 두 달 뒤?…“물건 팔아도, 대출로 비용 충당”

입력 2023.10.14 (06:44) 수정 2023.10.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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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 노동자들은 쿠팡을 온라인 플랫폼 유통사업의 선두 주자로 올라서게 한 핵심 경쟁력인 '빠른 배송'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고객을 위해서는 이렇게 빠른 쿠팡이 물건을 공급한 소상공인들에게 판매 대금을 정산해줄 때는 유독 느렸습니다.

정산이 지연돼서 생기는 부담은 고스란히 소상공인 몫이었습니다.

민정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쿠팡을 통해 음료수나 통조림을 파는 이 식료품 도매업체는 늘 대금 정산이 걱정입니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 쿠팡이 판매 대금을 너무 늦게 정산해주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11%를 뗀 정산금은 판매로부터 약 한 달이 넘게 지나야 통장에 들어오는데, 이때도 전체 금액의 70% 정도만 입금됩니다.

다음 물건 떼올 돈이 쪼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식료품 업체 대표 A 씨 : "무조건 현금을 입금해야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제품을 판매하고 대금이 그때그때 지급이 안 되면 저희가 매입을 못 하는 거죠."]

이 업체는 결국 3년 전부터 은행 대출을 받고 있습니다.

물건을 팔았다는 매출 서류를 담보로 잡고 은행에서 그만큼의 돈을 먼저 대출받고, 은행은 플랫폼으로부터 대출금을 상환받는 구조입니다.

정산만 제때 해줬어도 낼 필요 없는 이자를 내가면서 사업을 하는 겁니다.

[김종민/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 "플랫폼 입점 업체라는 게 대부분이 중소상인들이잖아요. 이분들이 불공정하게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 정말 되게 억울한 상황이다…"]

게다가 판매 시점이 아닌 '소비자 구매 확정' 시점이 기준이기 때문에 길게는 두 달 넘게 정산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 측은 최대 정산 기한을 60일로 하는 현행법을 지키고 있다면서도, 연내로 선불정산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대출은 KB국민은행에서만 한해 6천억 원 수준.

플랫폼이 더 신속하게 소상공인에게 판매대금을 정산하게 하는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박은주

[알립니다] 당초 리포트에서는 쿠팡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입점업체들에 대한 쿠팡의 대금 정산 시점 관련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이 보도에 사용된 자료는 "입점업체 정산 시점"이 아니라 "하청업체 정산 시점"과 관련된 공시자료라고 밝혀왔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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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알 배송’ 쿠팡, 대금 정산은 두 달 뒤?…“물건 팔아도, 대출로 비용 충당”
    • 입력 2023-10-14 06:44:43
    • 수정2023-10-16 20:57:31
    뉴스광장 1부
[앵커]

택배 노동자들은 쿠팡을 온라인 플랫폼 유통사업의 선두 주자로 올라서게 한 핵심 경쟁력인 '빠른 배송'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고객을 위해서는 이렇게 빠른 쿠팡이 물건을 공급한 소상공인들에게 판매 대금을 정산해줄 때는 유독 느렸습니다.

정산이 지연돼서 생기는 부담은 고스란히 소상공인 몫이었습니다.

민정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쿠팡을 통해 음료수나 통조림을 파는 이 식료품 도매업체는 늘 대금 정산이 걱정입니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 쿠팡이 판매 대금을 너무 늦게 정산해주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11%를 뗀 정산금은 판매로부터 약 한 달이 넘게 지나야 통장에 들어오는데, 이때도 전체 금액의 70% 정도만 입금됩니다.

다음 물건 떼올 돈이 쪼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식료품 업체 대표 A 씨 : "무조건 현금을 입금해야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제품을 판매하고 대금이 그때그때 지급이 안 되면 저희가 매입을 못 하는 거죠."]

이 업체는 결국 3년 전부터 은행 대출을 받고 있습니다.

물건을 팔았다는 매출 서류를 담보로 잡고 은행에서 그만큼의 돈을 먼저 대출받고, 은행은 플랫폼으로부터 대출금을 상환받는 구조입니다.

정산만 제때 해줬어도 낼 필요 없는 이자를 내가면서 사업을 하는 겁니다.

[김종민/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 "플랫폼 입점 업체라는 게 대부분이 중소상인들이잖아요. 이분들이 불공정하게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 정말 되게 억울한 상황이다…"]

게다가 판매 시점이 아닌 '소비자 구매 확정' 시점이 기준이기 때문에 길게는 두 달 넘게 정산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 측은 최대 정산 기한을 60일로 하는 현행법을 지키고 있다면서도, 연내로 선불정산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대출은 KB국민은행에서만 한해 6천억 원 수준.

플랫폼이 더 신속하게 소상공인에게 판매대금을 정산하게 하는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박은주

[알립니다] 당초 리포트에서는 쿠팡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입점업체들에 대한 쿠팡의 대금 정산 시점 관련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이 보도에 사용된 자료는 "입점업체 정산 시점"이 아니라 "하청업체 정산 시점"과 관련된 공시자료라고 밝혀왔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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