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줘도 연탄배달 안 돼요”…취약계층 발 동동

입력 2023.10.16 (06:33) 수정 2023.10.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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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힘겨운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골목길이나 고지대에는 연탄 배달이 되지 않아 주변의 도움 없이는 겨울을 날 수 없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연탄 10장을 지고, 들고 자원봉사자들이 골목길을 오릅니다.

한참을 걷고 가파른 언덕까지 올라야 목적지가 나옵니다.

홀로 사는 82살 박옥순 할머니는 이들의 도움이 없으면 겨울을 날 수가 없습니다.

겨우내 땔 연탄 700장을 집 창고까지 옮길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옥순/춘천시 소양동 : "돈을 더 줘도 (배달)안 온대. 왜냐하면, 험해서 골목골목 그리고 이게 언덕이잖아요 여기가."]

또다른 언덕 마을에 사는 80살 박재철 할아버지.

연탄 주문 전화를 걸어보지만,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예 여기 배달이 되나요?) 연탄 배달 거긴 못해드립니다. 너무 언덕이라 올라가서 할 수가 없습니다."]

해마다 연탄을 날라줄 자원봉사자만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급할 때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직접 연탄을 지고 올 수밖에 없습니다.

[박재철/춘천시 효자동 : "저 아래 길에 놓으라고 그러고 우리가 지게로 지어서 올리는 거야. 지어 올리고 들어 올리고 이래가지고 때고 그러지."]

혼자서 주문 받고, 배달도 해야하는 소매업체도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연탄 100장을 팔아 봐야 만 원 안팎을 손에 쥐는데 비싼 인건비 때문에 사람을 쓸 수가 없습니다.

[전성수/연탄 소매업자 : "너무 멀리 골짜기 깊은데나 골목이나 언덕 위에나 지하나 이런 데는 못 들어가거든요. 그거는 감당을 우리가 못 하니까."]

올 겨울, 연탄을 날라 줄 자원봉사자를 기다리는 취약계층은 강원도 춘천에만 1,000 가구 이상.

이들의 겨울 나기를 도우려면 자원봉사자 5,000명이 필요한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지난해는 한해 전보다 20%나 줄었고 올해도 사정은 나아질것 같지 않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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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더 줘도 연탄배달 안 돼요”…취약계층 발 동동
    • 입력 2023-10-16 06:33:02
    • 수정2023-10-16 07: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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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힘겨운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골목길이나 고지대에는 연탄 배달이 되지 않아 주변의 도움 없이는 겨울을 날 수 없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연탄 10장을 지고, 들고 자원봉사자들이 골목길을 오릅니다.

한참을 걷고 가파른 언덕까지 올라야 목적지가 나옵니다.

홀로 사는 82살 박옥순 할머니는 이들의 도움이 없으면 겨울을 날 수가 없습니다.

겨우내 땔 연탄 700장을 집 창고까지 옮길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옥순/춘천시 소양동 : "돈을 더 줘도 (배달)안 온대. 왜냐하면, 험해서 골목골목 그리고 이게 언덕이잖아요 여기가."]

또다른 언덕 마을에 사는 80살 박재철 할아버지.

연탄 주문 전화를 걸어보지만,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예 여기 배달이 되나요?) 연탄 배달 거긴 못해드립니다. 너무 언덕이라 올라가서 할 수가 없습니다."]

해마다 연탄을 날라줄 자원봉사자만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급할 때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직접 연탄을 지고 올 수밖에 없습니다.

[박재철/춘천시 효자동 : "저 아래 길에 놓으라고 그러고 우리가 지게로 지어서 올리는 거야. 지어 올리고 들어 올리고 이래가지고 때고 그러지."]

혼자서 주문 받고, 배달도 해야하는 소매업체도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연탄 100장을 팔아 봐야 만 원 안팎을 손에 쥐는데 비싼 인건비 때문에 사람을 쓸 수가 없습니다.

[전성수/연탄 소매업자 : "너무 멀리 골짜기 깊은데나 골목이나 언덕 위에나 지하나 이런 데는 못 들어가거든요. 그거는 감당을 우리가 못 하니까."]

올 겨울, 연탄을 날라 줄 자원봉사자를 기다리는 취약계층은 강원도 춘천에만 1,000 가구 이상.

이들의 겨울 나기를 도우려면 자원봉사자 5,000명이 필요한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지난해는 한해 전보다 20%나 줄었고 올해도 사정은 나아질것 같지 않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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