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온실가스’ 메탄, 발전소 앞 공원에 연 8천 톤 샌다…세계는 온실가스 추적 중

입력 2023.10.18 (21:45) 수정 2023.10.1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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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는 말한다.

오늘(18일)은 이산화탄소보다 더 강력한 지구온난화 물질, 메탄 문제 짚어봅니다.

'메탄'은 난방과 발전에 쓰이는 액화천연가스 LNG의 주성분이기도 한데요,

KBS가 취재해 보니, LNG 발전소 인근에서 상당량의 메탄이 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후위기대응팀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의 절반 정도를 생산하는 서울화력발전소입니다.

연료는 액화천연가스, LNG입니다.

LNG의 주성분인 메탄은 무해하고 화석연료보다 대기오염이 적지만, 메탄 자체가 이산화탄소보다 더 심각한 온실가스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메탄이 불완전 연소하거나, 공급 과정에서 유출된다는 점입니다.

LNG의 주성분이자 치명적 온실가스인 메탄은 얼마나 새어 나오는지, 연구팀과 메탄 측정 장비를 장착해 인근을 돌아보겠습니다.

발전소에서 200 미터 밖 도로 위.

["(만 2천(ppb)까지 나오네요.) 만 2천(ppb)까지 나왔습니다."]

일반 농도보다 6배쯤 높은 수준입니다.

이번엔 발전소 인근 공원에 가봤습니다.

나무 사이로 환기구가 보입니다.

이곳에선 최고 6만6천ppb, 일반 대기 중 메탄 농도의 30배 이상이 검출됐습니다.

이 수치를 환산하면 이 환기구에서만 연간 8천 톤의 메탄이 나오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습니다.

발전량을 감안하면 한해 서울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전체 메탄 중 30% 정도로 연구팀은 보고 있습니다.

발전과정만 잘 관리해도 상당한 메탄을 줄인다는 의미입니다.

[정수종/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그렇게 측정했는데, 굉장히 큰 값이 나왔다. 그럼 더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 배출이 되는 포인트로 찾아갔을 때는 훨씬 더 강력한 배출이 있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죠."]

한 해 국내에서 유출되는 메탄은 420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의 30%를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실행은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노진선/기후솔루션 메탄 책임 : "미국은 메탄세를 발표했고요. (EU는) 생산, 수송 그리고 분배 전과정에 걸쳐서 메탄 누출 및 배출이 어떻게 되는지 사업자가 보고하도록 2026년부터 법안을 제정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화력발전소 측은 "환기구 등 측정장소의 관리 주체가 불명확하다"며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앵커]

탄소 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온실가스가 어디서, 얼마나 나오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미 전 세계는 다양하고 촘촘한 관측을 통해 온실가스 지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이어서 김세현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온실가스는 배출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해외 여러 나라가 더 촘촘한 '온실가스 지도' 제작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미국 관계기관이 구축한 온실가스 지도입니다.

발전소와 도로, 항공 등에서 배출되는 양과 연료 연소량 등 30가지가 넘는 촘촘한 측정 자료를 수집해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그 결과 주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실제보다 평균적으로 18.3% 더 적게 보고된 게 확인됐습니다.

나아가 미 항공우주국은 첨단 위성 관측 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ODIAC'이라는 고해상도의 전 세계 탄소 지도를 구축해 활용 중입니다.

[토모히로 오다/대학우주연구협회 (USRA) 수석 과학자 : "'ODIAC'은 전 지구 모델인데다, 해상도도 높아서 굉장히 유용합니다.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응 할 수 있게 지역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지도'를 탄소중립으로 가는 내비게이션에 비유합니다.

[케빈 거니/미국 노던애리조나대학교 정보·계산 사이버 시스템학과 교수 : "거의 실시간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코스 수정'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러한 사실을 좀 더 빨리 알면 좋고, 조치를 취해서 목표를 수정하고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죠."]

한국은 세계 탄소 배출량 10위권 정도인데 아직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합니다.

지도 없이 밤길을 가는 셈입니다.

[장동영/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연구교수 : "국내에는 시공간 온실가스 상세화된 배출량 지도가 없습니다. 해외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국내에 감축을 하기 위해서는 좀 적합하지 않은 자료입니다."]

우리는 이미 온난화로 인한 크고 작은 위기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과제인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 자료를 확보하고 검증할 다양한 관측 체제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세현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김경민/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 출처:The Gurney Lab·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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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 온실가스’ 메탄, 발전소 앞 공원에 연 8천 톤 샌다…세계는 온실가스 추적 중
    • 입력 2023-10-18 21:45:26
    • 수정2023-10-19 08:03:47
    뉴스 9
[앵커]

기후는 말한다.

오늘(18일)은 이산화탄소보다 더 강력한 지구온난화 물질, 메탄 문제 짚어봅니다.

'메탄'은 난방과 발전에 쓰이는 액화천연가스 LNG의 주성분이기도 한데요,

KBS가 취재해 보니, LNG 발전소 인근에서 상당량의 메탄이 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후위기대응팀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의 절반 정도를 생산하는 서울화력발전소입니다.

연료는 액화천연가스, LNG입니다.

LNG의 주성분인 메탄은 무해하고 화석연료보다 대기오염이 적지만, 메탄 자체가 이산화탄소보다 더 심각한 온실가스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메탄이 불완전 연소하거나, 공급 과정에서 유출된다는 점입니다.

LNG의 주성분이자 치명적 온실가스인 메탄은 얼마나 새어 나오는지, 연구팀과 메탄 측정 장비를 장착해 인근을 돌아보겠습니다.

발전소에서 200 미터 밖 도로 위.

["(만 2천(ppb)까지 나오네요.) 만 2천(ppb)까지 나왔습니다."]

일반 농도보다 6배쯤 높은 수준입니다.

이번엔 발전소 인근 공원에 가봤습니다.

나무 사이로 환기구가 보입니다.

이곳에선 최고 6만6천ppb, 일반 대기 중 메탄 농도의 30배 이상이 검출됐습니다.

이 수치를 환산하면 이 환기구에서만 연간 8천 톤의 메탄이 나오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습니다.

발전량을 감안하면 한해 서울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전체 메탄 중 30% 정도로 연구팀은 보고 있습니다.

발전과정만 잘 관리해도 상당한 메탄을 줄인다는 의미입니다.

[정수종/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그렇게 측정했는데, 굉장히 큰 값이 나왔다. 그럼 더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 배출이 되는 포인트로 찾아갔을 때는 훨씬 더 강력한 배출이 있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죠."]

한 해 국내에서 유출되는 메탄은 420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의 30%를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실행은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노진선/기후솔루션 메탄 책임 : "미국은 메탄세를 발표했고요. (EU는) 생산, 수송 그리고 분배 전과정에 걸쳐서 메탄 누출 및 배출이 어떻게 되는지 사업자가 보고하도록 2026년부터 법안을 제정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화력발전소 측은 "환기구 등 측정장소의 관리 주체가 불명확하다"며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앵커]

탄소 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온실가스가 어디서, 얼마나 나오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미 전 세계는 다양하고 촘촘한 관측을 통해 온실가스 지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이어서 김세현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온실가스는 배출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해외 여러 나라가 더 촘촘한 '온실가스 지도' 제작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미국 관계기관이 구축한 온실가스 지도입니다.

발전소와 도로, 항공 등에서 배출되는 양과 연료 연소량 등 30가지가 넘는 촘촘한 측정 자료를 수집해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그 결과 주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실제보다 평균적으로 18.3% 더 적게 보고된 게 확인됐습니다.

나아가 미 항공우주국은 첨단 위성 관측 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ODIAC'이라는 고해상도의 전 세계 탄소 지도를 구축해 활용 중입니다.

[토모히로 오다/대학우주연구협회 (USRA) 수석 과학자 : "'ODIAC'은 전 지구 모델인데다, 해상도도 높아서 굉장히 유용합니다.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응 할 수 있게 지역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지도'를 탄소중립으로 가는 내비게이션에 비유합니다.

[케빈 거니/미국 노던애리조나대학교 정보·계산 사이버 시스템학과 교수 : "거의 실시간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코스 수정'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러한 사실을 좀 더 빨리 알면 좋고, 조치를 취해서 목표를 수정하고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죠."]

한국은 세계 탄소 배출량 10위권 정도인데 아직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합니다.

지도 없이 밤길을 가는 셈입니다.

[장동영/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연구교수 : "국내에는 시공간 온실가스 상세화된 배출량 지도가 없습니다. 해외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국내에 감축을 하기 위해서는 좀 적합하지 않은 자료입니다."]

우리는 이미 온난화로 인한 크고 작은 위기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과제인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 자료를 확보하고 검증할 다양한 관측 체제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세현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김경민/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 출처:The Gurney Lab·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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