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재로 29명 사상’ 장성요양병원 대표, 이번엔 ‘페이백’ 병원 운영?

[앵커]

지난 2014년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2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건 기억하십니까?

이 사건을 계기로 요양병원의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고, 보건당국이 본격적으로 사무장 병원을 추적하게 됐는데요,

KBS 취재결과, 당시 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가 암환자를 현금으로 유혹하는 이른바 페이백 병원 운영에 깊이 관계돼 있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김해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스무 명이 넘는 노인 환자의 목숨을 앗아간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화재.

인지력이 떨어지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 34명이 입원해 있었지만, 의료법 규정과 달리 간호조무사 1명만 배치돼 불을 끄려던 중 결국 숨졌습니다.

["우리 엄마 살려내. 우리 엄마 살려내!"]

[이○○/당시 장성 효사랑병원 대표/음성변조 : "정말 잘못했습니다. (인정합니까?) 용서해 주십시오."]

이 모씨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의료법위반 등으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출소 뒤 최근 다른 요양병원 운영에 개입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암환자에게 많게는 진료비의 20% 넘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 의혹이 불거진 곳입니다.

["699만 9천 9백 원까지는 이렇게(10%) 밖에 안 드려요. 700만 원을 넘었을 때 1000만 원 사이가 20%에요. 이런 거는 절대 (말)하시면 안 돼요. 불법입니다."]

지역 의료계에는 이 씨가 해당 요양병원의 실제 대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양병원협회 관계자/음성·이미지 대역 : "장성 불 나가지고 가서 (징역을) 엄청나게 살고 나온 사람이요. 근데 그 사람이 모임에도 몇 번 나왔었어요. 자기가 대표로 해서 나오고 회의도 하고."]

의심되는 정황은 또 있습니다.

장성요양병원 화재 당시 행정원장으로 함께 구속됐던 이 씨의 형은 서류상 대부업체를 운영 중인데, 그 주소지가 이 씨와 연관 있는 건물 안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부업 등록도 하지 않았습니다.

[서보국/한국대부금융협회 대외협력실장 : "지금 (검색해 보니) 안 나와요. 그거는 거의 80% 이상이 미등록 대부회사, 불법이라고 봐야 되겠죠."]

취재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요양병원 측에 수차례 답변을 요청했지만, 어떤 답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해당 병원으로 환자들이 대거 빠져나가 경영이 어려워졌다며 제대로 된 단속과 처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