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이라더니 담배 피우던 회장님…또 경찰 수사

입력 2023.10.2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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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수룩한 머리로 사찰을 오가던 남성. 호프집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고, 한 분식집에서는 맥주잔을 앞에 둔 채 떡볶이를 맛있게 먹던 남성.

지난 2018년 KBS가 보도했던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병 보석' 당시 모습입니다.

■ '간암'이라면서 술집에 담배까지…."회장님, 왜 호프집, 떡볶이집에는 왜 가셨나요."

2011년 횡령 등의 혐의로 수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전 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수감 63일 만의 빠른 '보석' 결정... 사유는 건강 악화, 구체적으로 '간암' 때문이었습니다.

석방 당시 그는 휠체어를 타고, 자기 몸 하나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바깥 하늘'을 보게 된 이 전 회장은 7년이 넘도록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의 진짜 모습은 2018년 결국 KBS 취재진에게 들통나고야 말았습니다.

술·담배는 물론 사찰까지 드나들 정도로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 전 회장의 모습이 포착된겁니다.

"거기로 올라가서 맥주를 드시는 거예요. 8시 반에 들어가서 새벽 4시까지. 거의 매일 술 드세요."
-이호진 전 회장 측근
( KBS 뉴스9, 회장님! 떡볶이 집은 왜 가셨나요?, 2018.10.24)

결국, 이 보도 이후 이 전 회장은 2018년 말 다시 구속 수감됐습니다.

그리고 2019년 6월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아 형기를 마친 뒤,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습니다.


■ '광복절 특사' 로 복권…'최대 5년 취업제한' 적용도 제외

이후 이 전 회장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여전히 기업 안팎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는 돌았지만, 공식적인 회장직도 내려놓고 언론 노출도 최대한 삼갔습니다.

그렇게 국민들의 기억에도 잊혀질 때쯤, 지난 8월 갑자기 이 전 회장의 이름이 언론을 탔습니다.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린겁니다.

거액의 배임·횡령으로 유죄가 확정됐기에 형기를 마친 후에도 '최대 5년까지 취업제한'이 적용돼야 하는데, 이번 사면 복권으로 자유롭게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주요 경제인을 사면해 당면 최우선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부여하고 정치인과 전 고위공직자 등을 사면해 정치·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다”
(법무부 공식입장, 2023.8.14.)


■ 두 달 만에 다시 경찰 수사…'경제 살리기' 동참 가능할까?

그러나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달 만에 다시 '횡령·배임 혐의' 피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오늘(24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전 회장의 자택과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태광CC를 압수수색 했습니다.

태광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 수십억 원 이상을 조성한 혐의인데, 경찰은 이 전 회장이 직원들의 계좌로 허위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이를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태광CC를 통해선 계열사에 대한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줬다는 정부의 설명이 무색해진 상황.

구속-석방-재수감-복권까지...화려했던 이 전 회장의 경력에 또 한 줄이 추가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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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암’이라더니 담배 피우던 회장님…또 경찰 수사
    • 입력 2023-10-24 15: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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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수룩한 머리로 사찰을 오가던 남성. 호프집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고, 한 분식집에서는 맥주잔을 앞에 둔 채 떡볶이를 맛있게 먹던 남성.

지난 2018년 KBS가 보도했던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병 보석' 당시 모습입니다.

■ '간암'이라면서 술집에 담배까지…."회장님, 왜 호프집, 떡볶이집에는 왜 가셨나요."

2011년 횡령 등의 혐의로 수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전 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수감 63일 만의 빠른 '보석' 결정... 사유는 건강 악화, 구체적으로 '간암' 때문이었습니다.

석방 당시 그는 휠체어를 타고, 자기 몸 하나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바깥 하늘'을 보게 된 이 전 회장은 7년이 넘도록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의 진짜 모습은 2018년 결국 KBS 취재진에게 들통나고야 말았습니다.

술·담배는 물론 사찰까지 드나들 정도로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 전 회장의 모습이 포착된겁니다.

"거기로 올라가서 맥주를 드시는 거예요. 8시 반에 들어가서 새벽 4시까지. 거의 매일 술 드세요."
-이호진 전 회장 측근
( KBS 뉴스9, 회장님! 떡볶이 집은 왜 가셨나요?, 2018.10.24)

결국, 이 보도 이후 이 전 회장은 2018년 말 다시 구속 수감됐습니다.

그리고 2019년 6월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아 형기를 마친 뒤,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습니다.


■ '광복절 특사' 로 복권…'최대 5년 취업제한' 적용도 제외

이후 이 전 회장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여전히 기업 안팎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는 돌았지만, 공식적인 회장직도 내려놓고 언론 노출도 최대한 삼갔습니다.

그렇게 국민들의 기억에도 잊혀질 때쯤, 지난 8월 갑자기 이 전 회장의 이름이 언론을 탔습니다.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린겁니다.

거액의 배임·횡령으로 유죄가 확정됐기에 형기를 마친 후에도 '최대 5년까지 취업제한'이 적용돼야 하는데, 이번 사면 복권으로 자유롭게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주요 경제인을 사면해 당면 최우선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부여하고 정치인과 전 고위공직자 등을 사면해 정치·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다”
(법무부 공식입장, 2023.8.14.)


■ 두 달 만에 다시 경찰 수사…'경제 살리기' 동참 가능할까?

그러나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달 만에 다시 '횡령·배임 혐의' 피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오늘(24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전 회장의 자택과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태광CC를 압수수색 했습니다.

태광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 수십억 원 이상을 조성한 혐의인데, 경찰은 이 전 회장이 직원들의 계좌로 허위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이를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태광CC를 통해선 계열사에 대한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줬다는 정부의 설명이 무색해진 상황.

구속-석방-재수감-복권까지...화려했던 이 전 회장의 경력에 또 한 줄이 추가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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