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조작’ 피해자 기소 KBS 보도에 검찰 “공소 취소하고 사과”

입력 2023.11.01 (06:15) 수정 2023.11.0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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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원 정보원이 마약 사건을 조작했다는 걸 검찰이 알고서도 피해자에 대한 공소 취소를 하지 않고 있단 소식, 단독으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KBS 보도 하루만에 검찰이 공소심의위원회를 열고 피해자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기본권 보장'이란 검찰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도 밝혔습니다.

신현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필리핀에서 배송된 우편물을 받았다가 필로폰 밀매 혐의로 체포된 A 씨.

뭘 주문한 적도 없는데, 영문을 모르겠다고 항변했지만, 인천공항 본부 세관은 A 씨를 구속 송치했고, 인천지검은 그대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모든 게 조작이었단 게 드러난 건 지난 8월.

A 씨가 구속된 지 석달 만이었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의 다른 마약 사건 수사 중 국정원 정보원으로 활동해 온 제보자 손 모 씨가 A 씨 사건을 꾸민 게 드러난 겁니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습니다.

손 씨는 무고 혐의로 구속까지 됐는데, 인천지검이 A 씨 공소 취소를 하지 않은 겁니다.

무고 가해자와 무고 피해자가 모두 피고인석에 서게 된 셈인데, 인천지검이 공소를 취소하란 대검의 의견 제시에도 버티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달 넘게 공소 취소를 하지 않았던 인천지검이 이 같은 내용이 KBS에 보도되자 하루 만에 공소심의위원회를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서부지검의 수사와 공판 기록 등 증거 관계를 전면 재검토해 공소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기본권 보장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뒤늦게 바로잡겠다곤 나섰지만, 검찰은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지에 대해선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인천지검 강력부장은 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인천지검장은 심우정 현 대검 차장검사였습니다.

A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라도 공소 취소가 된 건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미 100일 가까이 구속 수사를 받으면서 생계에도 타격을 입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지검은 이에 대해선 A 씨에 대한 형사보상 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고석훈 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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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조작’ 피해자 기소 KBS 보도에 검찰 “공소 취소하고 사과”
    • 입력 2023-11-01 06:15:52
    • 수정2023-11-01 06:22:25
    뉴스광장 1부
[앵커]

국정원 정보원이 마약 사건을 조작했다는 걸 검찰이 알고서도 피해자에 대한 공소 취소를 하지 않고 있단 소식, 단독으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KBS 보도 하루만에 검찰이 공소심의위원회를 열고 피해자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기본권 보장'이란 검찰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도 밝혔습니다.

신현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필리핀에서 배송된 우편물을 받았다가 필로폰 밀매 혐의로 체포된 A 씨.

뭘 주문한 적도 없는데, 영문을 모르겠다고 항변했지만, 인천공항 본부 세관은 A 씨를 구속 송치했고, 인천지검은 그대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모든 게 조작이었단 게 드러난 건 지난 8월.

A 씨가 구속된 지 석달 만이었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의 다른 마약 사건 수사 중 국정원 정보원으로 활동해 온 제보자 손 모 씨가 A 씨 사건을 꾸민 게 드러난 겁니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습니다.

손 씨는 무고 혐의로 구속까지 됐는데, 인천지검이 A 씨 공소 취소를 하지 않은 겁니다.

무고 가해자와 무고 피해자가 모두 피고인석에 서게 된 셈인데, 인천지검이 공소를 취소하란 대검의 의견 제시에도 버티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달 넘게 공소 취소를 하지 않았던 인천지검이 이 같은 내용이 KBS에 보도되자 하루 만에 공소심의위원회를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서부지검의 수사와 공판 기록 등 증거 관계를 전면 재검토해 공소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기본권 보장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뒤늦게 바로잡겠다곤 나섰지만, 검찰은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지에 대해선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인천지검 강력부장은 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인천지검장은 심우정 현 대검 차장검사였습니다.

A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라도 공소 취소가 된 건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미 100일 가까이 구속 수사를 받으면서 생계에도 타격을 입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지검은 이에 대해선 A 씨에 대한 형사보상 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고석훈 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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