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기금이 단체장 공약·역점 사업용?

입력 2023.11.14 (07:58) 수정 2023.11.1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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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각 시군마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긴급처방으로 지역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려고 인구감소지역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내놨죠.

강원도와 16개 시군에는 2년동안 2,500억 원 넘게 풀렸는데요.

KBS는 이 돈이 취지에 맞게 잘 쓰이고 있는지 들여다 봤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월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물길입니다.

이곳에 광장과 산책로 등 공원이 조성됩니다.

영월군은 공사비 100억 원을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충당합니다.

유·무인 드론기술 시험장을 만드는 데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합니다.

봉래산명소화, 공공산후조리원 등 영월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8개 가운데 7개가 군수가 공약했던 사업입니다.

[이정곤/영월군 기획팀장 : "추진 중인 사업들은 기존에 국비 사업과 연계해서 실행 중이고 꼭 필요한 사업 위주로 했지, 평가를 위해서 준비한 사업은 아니고요."]

횡성군 역시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4개가 모두 군 역점사업인 이모빌리티와 관련돼 있습니다.

홍천군도 주력 사업인 'K(케이)-바이오'를 기금사업의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하나같이 일자리 창출 사업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정책 사업비를 한시가 급한 기금으로 메운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홍형득/강원대학교 행정학과교수 : "기존의 일반적인 지방 보조금사업과 같은 맥락에서 평가되고 분배되는 이런 상황이 문제들이 된다는 거고 소멸에 집중해서 쓰지 않으면 다른 사업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거죠"]

실제로 기금을 기존 사업과 엮으면서 두 사업이 연쇄적으로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양군은 양양공항 화물터미널 구축에 기금을 몰아줬는데 플라이강원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기금 집행을 아예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길/양양군 자치행정과장 : "플라이강원이 현재 상태가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 진행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 기금의 상당 부분이 주민센터 등 건물을 올리는 데 쓰이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립니다.

이 돈이 지방소멸을 막는 마중물이 되도록 사업 목표와 내용을 촘촘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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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소멸기금이 단체장 공약·역점 사업용?
    • 입력 2023-11-14 07:58:45
    • 수정2023-11-14 08:29:36
    뉴스광장(춘천)
[앵커]

각 시군마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긴급처방으로 지역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려고 인구감소지역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내놨죠.

강원도와 16개 시군에는 2년동안 2,500억 원 넘게 풀렸는데요.

KBS는 이 돈이 취지에 맞게 잘 쓰이고 있는지 들여다 봤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월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물길입니다.

이곳에 광장과 산책로 등 공원이 조성됩니다.

영월군은 공사비 100억 원을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충당합니다.

유·무인 드론기술 시험장을 만드는 데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합니다.

봉래산명소화, 공공산후조리원 등 영월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8개 가운데 7개가 군수가 공약했던 사업입니다.

[이정곤/영월군 기획팀장 : "추진 중인 사업들은 기존에 국비 사업과 연계해서 실행 중이고 꼭 필요한 사업 위주로 했지, 평가를 위해서 준비한 사업은 아니고요."]

횡성군 역시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4개가 모두 군 역점사업인 이모빌리티와 관련돼 있습니다.

홍천군도 주력 사업인 'K(케이)-바이오'를 기금사업의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하나같이 일자리 창출 사업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정책 사업비를 한시가 급한 기금으로 메운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홍형득/강원대학교 행정학과교수 : "기존의 일반적인 지방 보조금사업과 같은 맥락에서 평가되고 분배되는 이런 상황이 문제들이 된다는 거고 소멸에 집중해서 쓰지 않으면 다른 사업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거죠"]

실제로 기금을 기존 사업과 엮으면서 두 사업이 연쇄적으로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양군은 양양공항 화물터미널 구축에 기금을 몰아줬는데 플라이강원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기금 집행을 아예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길/양양군 자치행정과장 : "플라이강원이 현재 상태가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 진행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 기금의 상당 부분이 주민센터 등 건물을 올리는 데 쓰이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립니다.

이 돈이 지방소멸을 막는 마중물이 되도록 사업 목표와 내용을 촘촘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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