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K-드로잉’ 대가 故 김정기, 파리서 회고전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11.19 (08:00) 수정 2023.11.1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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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종이 위에 빼곡하게 채워지는 인물과 사물들. 밑그림 없이 오직 펜 하나만으로 즉흥적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라이브 드로잉'입니다.

이 라이브 드로잉 분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한국인 작가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초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4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故 김정기 작가가 그 주인공입니다.

김 작가의 마지막 공식 활동은 이강인 선수의 소속팀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프랑스 프로축구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협업이었습니다. 김 작가는 PSG 초청으로 구단 홈 경기장에서 경기 시작 전 라이브 드로잉 공연을 펼쳤습니다.

해당 협업을 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정기 씨. 그의 별세 소식에 PSG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애도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PSG는 지난해 10월 김정기 작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X(옛 트위터)를 통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PSG는 지난해 10월 김정기 작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X(옛 트위터)를 통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 2012년부터 시작된 프랑스와의 인연…인기 만화 시리즈도 연재

김정기 작가의 그림은 워낙 정교하고 세밀해 한 개인이 기억력에만 의존해 그림을 그렸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김 작가는 2012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루의 유럽 만화 축제에 초청된 이후 2014년부터 매년 프랑스의 대표 만화 축제인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프랑스 만화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했습니다.

본격적인 라이브 드로잉 활동 이전엔 프랑스 유명 스토리 작가인 장 다비드 모방과 함께 인기 만화 '스파이 게임'을 비롯한 다수의 만화 시리즈를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지난해 부고 기사에서 "이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린아이의 머리카락 한 올, 강아지의 꼬리 등 작은 디테일로 작품을 시작해 점차 수십 개의 캐릭터로 구성을 확장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故 김정기 작가의 회고전을 감상하는 사람들故 김정기 작가의 회고전을 감상하는 사람들

■ '김정기 회고전' 파리서 열려…제자도 '라이브드로잉' 쇼 펼쳐

별세 1년여 만인 지난 16일, 故 김정기 작가의 회고전이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마련됐습니다.

특히 김 작가의 대표작인 '호랑이' 시리즈와 10m 길이의 작품 '이어진 세상'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정기 작가의 ‘전통 혼례’ (사진 제공: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김정기 작가의 ‘전통 혼례’ (사진 제공: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평소 만화에 관심이 많아 회고전을 찾았다는 피에르 부아수는 "모든 작품들이 디테일을 정말 잘 표현해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동물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인상 깊었던 것 같다"며 호평했습니다.

전시장 한쪽에선 김정기 작가의 제자인 김동호 작가가 스승의 뜻을 이어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도 선보였습니다. 김동호 작가는 김정기 작가의 PSG 협업 무대에 함께 올라 그림을 그렸던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김 작가가 생전 그린 만화 원고들과 스케치가 담긴 수첩, 유명 신발 브랜드와 협업한 작품들, 작가가 마지막 드로잉 쇼였던 '파리 생제르맹 프로젝트'에서 입은 세계적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의 유니폼 등도 전시됐습니다.

김정기 작가는 생전 인터뷰에서 그림 그리기에 대해 "지금까지 하얀 백지가 무서웠던 적이 한 번도 없다. 백지 안에서는 내가 신"이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재미 있게 그리세요"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팔로워 167만 명이 넘는 그의 공식 SNS 계정엔 여전히 그의 그림을 그리워하며 그를 추모하는 팬들의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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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된 ‘K-드로잉’ 대가 故 김정기, 파리서 회고전 [특파원 리포트]
    • 입력 2023-11-19 08:00:12
    • 수정2023-11-19 08: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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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종이 위에 빼곡하게 채워지는 인물과 사물들. 밑그림 없이 오직 펜 하나만으로 즉흥적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라이브 드로잉'입니다.

이 라이브 드로잉 분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한국인 작가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초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4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故 김정기 작가가 그 주인공입니다.

김 작가의 마지막 공식 활동은 이강인 선수의 소속팀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프랑스 프로축구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협업이었습니다. 김 작가는 PSG 초청으로 구단 홈 경기장에서 경기 시작 전 라이브 드로잉 공연을 펼쳤습니다.

해당 협업을 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정기 씨. 그의 별세 소식에 PSG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애도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PSG는 지난해 10월 김정기 작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X(옛 트위터)를 통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 2012년부터 시작된 프랑스와의 인연…인기 만화 시리즈도 연재

김정기 작가의 그림은 워낙 정교하고 세밀해 한 개인이 기억력에만 의존해 그림을 그렸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김 작가는 2012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루의 유럽 만화 축제에 초청된 이후 2014년부터 매년 프랑스의 대표 만화 축제인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프랑스 만화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했습니다.

본격적인 라이브 드로잉 활동 이전엔 프랑스 유명 스토리 작가인 장 다비드 모방과 함께 인기 만화 '스파이 게임'을 비롯한 다수의 만화 시리즈를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지난해 부고 기사에서 "이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린아이의 머리카락 한 올, 강아지의 꼬리 등 작은 디테일로 작품을 시작해 점차 수십 개의 캐릭터로 구성을 확장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故 김정기 작가의 회고전을 감상하는 사람들
■ '김정기 회고전' 파리서 열려…제자도 '라이브드로잉' 쇼 펼쳐

별세 1년여 만인 지난 16일, 故 김정기 작가의 회고전이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마련됐습니다.

특히 김 작가의 대표작인 '호랑이' 시리즈와 10m 길이의 작품 '이어진 세상'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정기 작가의 ‘전통 혼례’ (사진 제공: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평소 만화에 관심이 많아 회고전을 찾았다는 피에르 부아수는 "모든 작품들이 디테일을 정말 잘 표현해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동물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인상 깊었던 것 같다"며 호평했습니다.

전시장 한쪽에선 김정기 작가의 제자인 김동호 작가가 스승의 뜻을 이어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도 선보였습니다. 김동호 작가는 김정기 작가의 PSG 협업 무대에 함께 올라 그림을 그렸던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김 작가가 생전 그린 만화 원고들과 스케치가 담긴 수첩, 유명 신발 브랜드와 협업한 작품들, 작가가 마지막 드로잉 쇼였던 '파리 생제르맹 프로젝트'에서 입은 세계적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의 유니폼 등도 전시됐습니다.

김정기 작가는 생전 인터뷰에서 그림 그리기에 대해 "지금까지 하얀 백지가 무서웠던 적이 한 번도 없다. 백지 안에서는 내가 신"이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재미 있게 그리세요"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팔로워 167만 명이 넘는 그의 공식 SNS 계정엔 여전히 그의 그림을 그리워하며 그를 추모하는 팬들의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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