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제2의 전청조’?…알고 보니 다섯 아이 아빠

입력 2023.11.21 (19:48) 수정 2023.11.2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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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려한 경력, 재력을 과시하며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 돈을 갈취하는 사기 사건, 당한 사람은 경제적, 정신적 피해 크게 입는데요

이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취약한 심정을 노린 사기 사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기극 행태를 친절한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결국,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전청조 씨.

각종 충격적인 수법이 알려지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돼 갑니다.

영어 단어 '로맨스'에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

'로맨스 스캠'.

화려한 경력이나 재력을 뽐내면서 상대에게 접근해, 호감을 사고 결혼이나 교제를 미끼로 한 뒤, 오히려 돈을 갈취하는 사기 수법을 말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할 수 있을까 싶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드문 범죄는 아닙니다.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스무 장 해서 2억이네요."]

40대 이 모 씨, 온라인 메신저에서 만든 주식 리딩방에서 투자자를 모으면서, 이 돈다발 영상을 올렸습니다.

재력 과시는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정OO/피해자 : "(리딩방에서) 능력 있고 주식에 실력 있는 사람으로 추종을 받았어요. OO캐슬 평수가 백 평이더라고요. 벤틀리, 그 스포츠카. 이십 대 때 청진기, 레지던트 때라고 이렇게 올리면서."]

특목고, 의대 졸업, 경제학 박사, 자산운용사까지, 항상 바빠 보이는 그의 모습은 엘리트 그 자체였습니다.

[이○○ : "(의사협회 연수를) 어제랑 그제 다녀오고 오후에 끝났어요. 시험도 봐요. 의료법 바뀐 것들이나 이런 게 있어가지고..."]

말만 들으면 정말 화려하죠.

KBS취재진이 찾아낸 한 로맨스스캠 사기 사건입니다.

현재 검찰이 이 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 다음 달 재판이 시작되는데, 피해자가 있습니다.

이런 이 씨 믿고, 5억 6천만 원을 투자했고, 심지어 딸까지 이 씨에게 소개했습니다.

사실 이 씨는 이미 결혼해 다섯 명의 자녀를 뒀는데 말이죠.

[정OO/피해자 : "딸이 아팠었어요. 아팠기 때문에 전직 의사와 배우자를 하면 도움이 되지 않겠나... (이 씨가) '저는 어머니를 반 장모로 생각합니다' (라고...)"]

'가족'이 될 수 있단 믿음에 점점 커진 투자금, 하지만 수익금은 제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수상하단 생각에 찾아간 이 씨의 집, 문을 연 사람은 이 씨의 아내였습니다.

[정OO/피해자 : "애 둘을 데리고 나오는데... 자식에 피해 준 엄마잖아요. 정말 용서해줄 수가 없어요."]

정 씨만 피해 입은 게 아니었습니다.

이 씨와 결혼식 올린 여성, 또 상견례 하고 9억 원을 건넨 여성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혼인빙자간음죄는 없어졌죠.

하지만, 이런 '로맨스 스캠'은 사기죄를 적용받아, 더 세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처벌이 세더라도, 이런 사기 당하면, 경제적, 정신적 큰 상처를 받죠.

누군가 "사기당한 돈 받아내 주겠다"면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데요.

취재진이 이번에는 이런 절박한 심정을 악용하는 또 다른 사기 사건을 추적했습니다.

지난 9월 '로맨스스캠'으로 1억 8천만 원을 잃은 김 모 씨.

인터넷에 피해 글을 올렸더니 '도움의 손길'이 다가왔습니다.

[김○○/피해자/음성변조 : "'자기도 3억 원 사기를 당했는데 도움을 받았다'라고 하면서, 텔레그램에 있는 대표라는 사람의 아이디를 가르쳐주면서..."]

'대표'라는 인물은 성공 사례 인증 사진까지 보내줬습니다.

[김○○/피해자/음성변조 : "워낙에 원금 투자했던 돈이 크기 때문에 그걸 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거죠. 자기가 요구하는 계좌에 입금을 해 줘야지 돈을 받을 수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수료 1,600만 원을 보냈더니, 그날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말에 따르면, "합의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았으니 세탁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하는데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사기 환불' 관련 글 쉽게 볼 수 있는데,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돈 찾아주겠다'며 수수료 받는 건 불법입니다.

그래서 로맨스스캠 피해를 당한 경우 혼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경찰에 바로 신고하고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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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제2의 전청조’?…알고 보니 다섯 아이 아빠
    • 입력 2023-11-21 19:48:40
    • 수정2023-11-21 19:56:11
    뉴스7(청주)
[앵커]

화려한 경력, 재력을 과시하며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 돈을 갈취하는 사기 사건, 당한 사람은 경제적, 정신적 피해 크게 입는데요

이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취약한 심정을 노린 사기 사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기극 행태를 친절한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결국,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전청조 씨.

각종 충격적인 수법이 알려지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돼 갑니다.

영어 단어 '로맨스'에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

'로맨스 스캠'.

화려한 경력이나 재력을 뽐내면서 상대에게 접근해, 호감을 사고 결혼이나 교제를 미끼로 한 뒤, 오히려 돈을 갈취하는 사기 수법을 말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할 수 있을까 싶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드문 범죄는 아닙니다.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스무 장 해서 2억이네요."]

40대 이 모 씨, 온라인 메신저에서 만든 주식 리딩방에서 투자자를 모으면서, 이 돈다발 영상을 올렸습니다.

재력 과시는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정OO/피해자 : "(리딩방에서) 능력 있고 주식에 실력 있는 사람으로 추종을 받았어요. OO캐슬 평수가 백 평이더라고요. 벤틀리, 그 스포츠카. 이십 대 때 청진기, 레지던트 때라고 이렇게 올리면서."]

특목고, 의대 졸업, 경제학 박사, 자산운용사까지, 항상 바빠 보이는 그의 모습은 엘리트 그 자체였습니다.

[이○○ : "(의사협회 연수를) 어제랑 그제 다녀오고 오후에 끝났어요. 시험도 봐요. 의료법 바뀐 것들이나 이런 게 있어가지고..."]

말만 들으면 정말 화려하죠.

KBS취재진이 찾아낸 한 로맨스스캠 사기 사건입니다.

현재 검찰이 이 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 다음 달 재판이 시작되는데, 피해자가 있습니다.

이런 이 씨 믿고, 5억 6천만 원을 투자했고, 심지어 딸까지 이 씨에게 소개했습니다.

사실 이 씨는 이미 결혼해 다섯 명의 자녀를 뒀는데 말이죠.

[정OO/피해자 : "딸이 아팠었어요. 아팠기 때문에 전직 의사와 배우자를 하면 도움이 되지 않겠나... (이 씨가) '저는 어머니를 반 장모로 생각합니다' (라고...)"]

'가족'이 될 수 있단 믿음에 점점 커진 투자금, 하지만 수익금은 제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수상하단 생각에 찾아간 이 씨의 집, 문을 연 사람은 이 씨의 아내였습니다.

[정OO/피해자 : "애 둘을 데리고 나오는데... 자식에 피해 준 엄마잖아요. 정말 용서해줄 수가 없어요."]

정 씨만 피해 입은 게 아니었습니다.

이 씨와 결혼식 올린 여성, 또 상견례 하고 9억 원을 건넨 여성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혼인빙자간음죄는 없어졌죠.

하지만, 이런 '로맨스 스캠'은 사기죄를 적용받아, 더 세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처벌이 세더라도, 이런 사기 당하면, 경제적, 정신적 큰 상처를 받죠.

누군가 "사기당한 돈 받아내 주겠다"면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데요.

취재진이 이번에는 이런 절박한 심정을 악용하는 또 다른 사기 사건을 추적했습니다.

지난 9월 '로맨스스캠'으로 1억 8천만 원을 잃은 김 모 씨.

인터넷에 피해 글을 올렸더니 '도움의 손길'이 다가왔습니다.

[김○○/피해자/음성변조 : "'자기도 3억 원 사기를 당했는데 도움을 받았다'라고 하면서, 텔레그램에 있는 대표라는 사람의 아이디를 가르쳐주면서..."]

'대표'라는 인물은 성공 사례 인증 사진까지 보내줬습니다.

[김○○/피해자/음성변조 : "워낙에 원금 투자했던 돈이 크기 때문에 그걸 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거죠. 자기가 요구하는 계좌에 입금을 해 줘야지 돈을 받을 수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수료 1,600만 원을 보냈더니, 그날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말에 따르면, "합의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았으니 세탁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하는데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사기 환불' 관련 글 쉽게 볼 수 있는데,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돈 찾아주겠다'며 수수료 받는 건 불법입니다.

그래서 로맨스스캠 피해를 당한 경우 혼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경찰에 바로 신고하고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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