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도 어제도 숨졌는데…“오늘도 나와라”

입력 2023.11.24 (06:28) 수정 2023.11.2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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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 한 명이 11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그런데 해당 시공사가 공사를 맡은 현장에서는 지난해부터 3차례 추락사고가 있었고 이번을 포함해 인부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떻게 안전관리를 했기에 이런 사고가 잇따랐는지 이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

경찰이 아파트 건물을 오갑니다.

그제(22일) 오후 4시 40분쯤, 작업하던 50대 남성이 건물 11층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공사 현장입니다.

작업자는 이 아파트 11층에서 환풍기를 설치하려 외벽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창 밖으로 몸을 기울였다 떨어진 거로 보이는데 안전망과 난간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안전 고리는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 목격자/음성변조 : "'퍽' 소리가 났어요. 난간이 하나 여기 있었는데 빠졌더라고요. 난간인지 줄인지 모르겠는데…."]

사고 조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공사는 다시 시작됐습니다.

[사고 현장 노동자/음성변조 : "(사고 다음날도) 작업을 하러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현장에서 계속 전화가 오더라고요."]

애초부터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공사를 서두르느라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해왔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사고 현장 노동자/음성변조 : "일단 주말이든 야간이든 신경 안 쓰고 무조건 해야 된다…. (안전 조치) 그런 거는 아예 신경도 안 쓰고, 준공을 맞추려고 하니까."]

시공사는 SGC이테크건설.

지난해 10월에 공사를 맡은 안성 물류창고에서 추락사고로 인부 3명이 숨져 국토부로부터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 후 지난달 시흥의 건설 현장에서 인부 1명이 추락해 숨졌고 한달 만에 또 인명사고가 난 겁니다.

[이송규/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는 얘기는 그 회사는 안전 수준이 낮다, 안전 관리력이 낮다 이렇게 평가할 수 밖에…."]

SGC이테크건설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KBS에 알려왔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현장 관리자의 안전관리 소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함께 검토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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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달에도 어제도 숨졌는데…“오늘도 나와라”
    • 입력 2023-11-24 06:28:02
    • 수정2023-11-24 06:42:01
    뉴스광장 1부
[앵커]

인천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 한 명이 11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그런데 해당 시공사가 공사를 맡은 현장에서는 지난해부터 3차례 추락사고가 있었고 이번을 포함해 인부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떻게 안전관리를 했기에 이런 사고가 잇따랐는지 이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

경찰이 아파트 건물을 오갑니다.

그제(22일) 오후 4시 40분쯤, 작업하던 50대 남성이 건물 11층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공사 현장입니다.

작업자는 이 아파트 11층에서 환풍기를 설치하려 외벽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창 밖으로 몸을 기울였다 떨어진 거로 보이는데 안전망과 난간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안전 고리는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 목격자/음성변조 : "'퍽' 소리가 났어요. 난간이 하나 여기 있었는데 빠졌더라고요. 난간인지 줄인지 모르겠는데…."]

사고 조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공사는 다시 시작됐습니다.

[사고 현장 노동자/음성변조 : "(사고 다음날도) 작업을 하러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현장에서 계속 전화가 오더라고요."]

애초부터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공사를 서두르느라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해왔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사고 현장 노동자/음성변조 : "일단 주말이든 야간이든 신경 안 쓰고 무조건 해야 된다…. (안전 조치) 그런 거는 아예 신경도 안 쓰고, 준공을 맞추려고 하니까."]

시공사는 SGC이테크건설.

지난해 10월에 공사를 맡은 안성 물류창고에서 추락사고로 인부 3명이 숨져 국토부로부터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 후 지난달 시흥의 건설 현장에서 인부 1명이 추락해 숨졌고 한달 만에 또 인명사고가 난 겁니다.

[이송규/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는 얘기는 그 회사는 안전 수준이 낮다, 안전 관리력이 낮다 이렇게 평가할 수 밖에…."]

SGC이테크건설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KBS에 알려왔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현장 관리자의 안전관리 소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함께 검토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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