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자연 파괴와 언어 소멸 이야기…‘노래하는 땅’

입력 2023.12.01 (07:42) 수정 2023.12.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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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지역 문화계 소식을 전하는 문화톡톡 시간입니다.

사라지는 언어와 자연 작품을 연계한 독특한 전시가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최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쓰러진 나무는 사람에게 아주 큰 의자가 됩니다.

그곳에 편히 앉아 전시장을 둘러보면 자연이 들어옵니다.

붉은 천을 펄럭이며 장엄한 풍경을 만드는 바람은 시원한 해방감을 전해줍니다.

고개를 돌리면 생명 근원인 땅을 직물과 흙물로 표현한 작품을 만납니다.

맞은편에는 나뭇잎이 모여 만든 가볍고 풍성한 숲 사이로 바람이 지나갑니다.

구획을 나누는 표지판에는 사라져가는 토착어와 자연과 접속했던 언어의 소멸을 막으려는 창작 소설이 작품과 함께합니다.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과 사라지는 토착어가 공동운명체로 다가옵니다.

[박한나/'노래하는 땅' 전시기획자 : "전시에서 주목하는 언어는 소멸 위기에 놓인 세계 토착어와 에코 아티스트들의 시각 조형 언어입니다. 두 언어의 세계를 조명하며 인간과 자연이 맺어온 오래된 공생 관계를 환기하고 현대인의 물질 중심의 자연관을 깨뜨리기를 시도하는 전시입니다."]

'베리를 따는 시간'이란 단어는 북아메리카 북서해안 부족들 토착어로 6월을 뜻합니다.

그들이 계절을 표현한 단어는 모두 자연과 연결돼 있지만 파괴되는 자연과 함께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인디언 원주민 미술가 '에드가 힙 오브 버즈' 작품은 피로 쓴 대자보처럼 백인 이주민이 행한 압제와 폭력을 선명하게 폭로합니다.

캐나다 원주민 작가 '에일란 코우치'는 니피씽 부족 땅 장엄한 자연 풍광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이주민이 파괴한 동굴 속 부족 기록을 전시장 벽면에 옮겨 놓았습니다.

전시장을 나서면서 사라지고 있는 언어는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기 전,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만든 순수한 노래였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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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톡톡] 자연 파괴와 언어 소멸 이야기…‘노래하는 땅’
    • 입력 2023-12-01 07:42:44
    • 수정2023-12-01 08:22:33
    뉴스광장(부산)
[앵커]

부산지역 문화계 소식을 전하는 문화톡톡 시간입니다.

사라지는 언어와 자연 작품을 연계한 독특한 전시가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최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쓰러진 나무는 사람에게 아주 큰 의자가 됩니다.

그곳에 편히 앉아 전시장을 둘러보면 자연이 들어옵니다.

붉은 천을 펄럭이며 장엄한 풍경을 만드는 바람은 시원한 해방감을 전해줍니다.

고개를 돌리면 생명 근원인 땅을 직물과 흙물로 표현한 작품을 만납니다.

맞은편에는 나뭇잎이 모여 만든 가볍고 풍성한 숲 사이로 바람이 지나갑니다.

구획을 나누는 표지판에는 사라져가는 토착어와 자연과 접속했던 언어의 소멸을 막으려는 창작 소설이 작품과 함께합니다.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과 사라지는 토착어가 공동운명체로 다가옵니다.

[박한나/'노래하는 땅' 전시기획자 : "전시에서 주목하는 언어는 소멸 위기에 놓인 세계 토착어와 에코 아티스트들의 시각 조형 언어입니다. 두 언어의 세계를 조명하며 인간과 자연이 맺어온 오래된 공생 관계를 환기하고 현대인의 물질 중심의 자연관을 깨뜨리기를 시도하는 전시입니다."]

'베리를 따는 시간'이란 단어는 북아메리카 북서해안 부족들 토착어로 6월을 뜻합니다.

그들이 계절을 표현한 단어는 모두 자연과 연결돼 있지만 파괴되는 자연과 함께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인디언 원주민 미술가 '에드가 힙 오브 버즈' 작품은 피로 쓴 대자보처럼 백인 이주민이 행한 압제와 폭력을 선명하게 폭로합니다.

캐나다 원주민 작가 '에일란 코우치'는 니피씽 부족 땅 장엄한 자연 풍광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이주민이 파괴한 동굴 속 부족 기록을 전시장 벽면에 옮겨 놓았습니다.

전시장을 나서면서 사라지고 있는 언어는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기 전,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만든 순수한 노래였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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