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예산 급증…삐걱대는 2025 오사카 엑스포

입력 2023.12.01 (10:50) 수정 2023.12.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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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2030 엑스포 유치에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일본은 2025 오사카 엑스포 준비에 한창입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2배 넘는 예산을 쏟아 붓고 있어서 부담이 커진 데다 일부 국가들의 불참 선언도 이어져 현지 언론에서도 적잖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오사카 엑스포가 이제 50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현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2025년 4월에 시작됩니다.

어제가 D-500일이었는데요.

한창 박람회장 건설이 진행되고 있어야 하는데 건설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건설비도 처음 계획보다 크게 늘어서 주최 측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람회장의 건설비는 처음 계획했던 1,250억 엔에서 2020년에는 1,850억 엔까지 늘었고, 여기에 500억 엔이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처음 계획보다 2배 가까이 많은 2,350억 엔, 우리 돈으로 2조 원이 훌쩍 넘는 금액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당초 예상 건설비 1,250억 엔은 2017년에 아베 정권이 박람회를 유치하면서 제시한 금액입니다.

2005년에 개최된 '아이치박람회'의 건설비를 토대로 산출한 건데, 2018년에 박람회 유치가 결정된 뒤에 실제로 박람회장을 설계하다 보니 건설비가 점점 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건설 현장의 인건비와 자재비도 30%가량이 올라 건설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앵커]

엑스포의 꽃이라고도 불리죠.

해외 전시장이 엑스포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인데요.

이 해외 전시장의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해외 전시장은 각국의 기술 발전을 한눈에 알아 볼수 있어 엑스포의 하이라이트라고도 불립니다.

그런데, 이 해외 전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던 국가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직접 예산을 투입해 파빌리온이라는 건축물을 짓는 국가를 타입 A 국가라고 하는데요.

이 '타입 A' 국가 중, 건설회사와 계약이 성사된 국가는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4일 오사카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는 참가국 관계자 450명가량이 참석했는데, "건설회사가 결정되지 않아 시기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멕시코와 에스토니아는 박람회장에 파빌리온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담당자 : "타입 A로 가고 싶은데 제네 콘(일본 대형 건설사)을 찾는 것이 정말 힘들어요. 솔직히 말해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네팔 담당자 : "예산은 변경할 수 없어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주최 측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지 상의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요.

[하네다 고지/엑스포 일본 우정 대표 : "일부 국가들이 파빌리온 건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일손이 부족하고 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박람회장의 접근성이 좋지 않고, 또, 외국 정부와 건설업체 간 교섭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파빌리온 건설이 더딘 배경을 전했습니다.

[앵커]

주요 국가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도 불참하기로 선언했죠?

러시아는 왜 불참하기로 한건가요?

[기자]

러시아가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참가를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엑스포 총회에서 불참을 공식화했는데요.

일본 대표가 총회에서 준비 상황을 설명한 직후 러시아 대표가 발언 기회를 얻어 이 같은 의사를 밝혔습니다.

[러시아 대표 : "유감스럽지만, 러시아는 2025년에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주최국과의 의사 소통이 불충분했습니다."]

러시아 대표는 의사 소통이 잘 안 됐다는 이유 이외에 다른 내용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NHK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 러시아가 반발했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늘어나는 예산과 주요 국가의 불참선언이 이어지면서 오사카 엑스포의 흥행을 기대하던 여론도 돌아서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여론의 시선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경제 파급 효과만 우리 돈으로 약 18조 원을 기대하며 야심 차게 시작됐지만, 지금은 적자가 크게 났던 도쿄올림픽처럼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현지 언론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공섬 '유메시마'에는 박람회의 상징이 될 높이 12m, 지름 615m의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인 '링'이 건설되고 있는데요.

이 구조물은 둘레 길이만 2㎞에 달하는데, 엑스포가 끝나면 해체될 가능성도 있어서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현지 언론들이 여론 조사를 했는데 나빠지는 여론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NHK는 엑스포 준비를 위해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납득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는데, 응답자의 77%가 납득할 수 없다고 했고, 교도통신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8%가량이 오사카 엑스포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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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1 10:50:47
    • 수정2023-12-01 10: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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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30 엑스포 유치에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일본은 2025 오사카 엑스포 준비에 한창입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2배 넘는 예산을 쏟아 붓고 있어서 부담이 커진 데다 일부 국가들의 불참 선언도 이어져 현지 언론에서도 적잖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오사카 엑스포가 이제 50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현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2025년 4월에 시작됩니다.

어제가 D-500일이었는데요.

한창 박람회장 건설이 진행되고 있어야 하는데 건설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건설비도 처음 계획보다 크게 늘어서 주최 측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람회장의 건설비는 처음 계획했던 1,250억 엔에서 2020년에는 1,850억 엔까지 늘었고, 여기에 500억 엔이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처음 계획보다 2배 가까이 많은 2,350억 엔, 우리 돈으로 2조 원이 훌쩍 넘는 금액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당초 예상 건설비 1,250억 엔은 2017년에 아베 정권이 박람회를 유치하면서 제시한 금액입니다.

2005년에 개최된 '아이치박람회'의 건설비를 토대로 산출한 건데, 2018년에 박람회 유치가 결정된 뒤에 실제로 박람회장을 설계하다 보니 건설비가 점점 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건설 현장의 인건비와 자재비도 30%가량이 올라 건설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앵커]

엑스포의 꽃이라고도 불리죠.

해외 전시장이 엑스포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인데요.

이 해외 전시장의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해외 전시장은 각국의 기술 발전을 한눈에 알아 볼수 있어 엑스포의 하이라이트라고도 불립니다.

그런데, 이 해외 전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던 국가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직접 예산을 투입해 파빌리온이라는 건축물을 짓는 국가를 타입 A 국가라고 하는데요.

이 '타입 A' 국가 중, 건설회사와 계약이 성사된 국가는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4일 오사카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는 참가국 관계자 450명가량이 참석했는데, "건설회사가 결정되지 않아 시기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멕시코와 에스토니아는 박람회장에 파빌리온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담당자 : "타입 A로 가고 싶은데 제네 콘(일본 대형 건설사)을 찾는 것이 정말 힘들어요. 솔직히 말해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네팔 담당자 : "예산은 변경할 수 없어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주최 측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지 상의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요.

[하네다 고지/엑스포 일본 우정 대표 : "일부 국가들이 파빌리온 건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일손이 부족하고 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박람회장의 접근성이 좋지 않고, 또, 외국 정부와 건설업체 간 교섭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파빌리온 건설이 더딘 배경을 전했습니다.

[앵커]

주요 국가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도 불참하기로 선언했죠?

러시아는 왜 불참하기로 한건가요?

[기자]

러시아가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참가를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엑스포 총회에서 불참을 공식화했는데요.

일본 대표가 총회에서 준비 상황을 설명한 직후 러시아 대표가 발언 기회를 얻어 이 같은 의사를 밝혔습니다.

[러시아 대표 : "유감스럽지만, 러시아는 2025년에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주최국과의 의사 소통이 불충분했습니다."]

러시아 대표는 의사 소통이 잘 안 됐다는 이유 이외에 다른 내용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NHK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 러시아가 반발했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늘어나는 예산과 주요 국가의 불참선언이 이어지면서 오사카 엑스포의 흥행을 기대하던 여론도 돌아서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여론의 시선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경제 파급 효과만 우리 돈으로 약 18조 원을 기대하며 야심 차게 시작됐지만, 지금은 적자가 크게 났던 도쿄올림픽처럼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현지 언론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공섬 '유메시마'에는 박람회의 상징이 될 높이 12m, 지름 615m의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인 '링'이 건설되고 있는데요.

이 구조물은 둘레 길이만 2㎞에 달하는데, 엑스포가 끝나면 해체될 가능성도 있어서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현지 언론들이 여론 조사를 했는데 나빠지는 여론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NHK는 엑스포 준비를 위해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납득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는데, 응답자의 77%가 납득할 수 없다고 했고, 교도통신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8%가량이 오사카 엑스포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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