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 기다렸다는 듯…GP 복원·JSA 재무장

입력 2023.12.02 (08:03) 수정 2023.12.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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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지난달 정찰위성을 쏘아올린 후, 김정은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을 찾아 공헌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또 위성발사 축하 연회도 열였는데이 두 자리에는 모두 딸 주애가 동행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 곳곳에서 진행된 위성 발사 축하 기념강연회에서, ‘우주 강국 시대의 미래가 조선의 샛별 여장군에 의해 더욱 빛날 것’이란 표현이 등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해당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며 김주애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된 게 아닌가하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우리 통일부는 면밀하게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12월 첫째 주 <남북의 창> 문을 열겠습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이후 우리 군이 9.19 군사합의 일부를 효력 정지하자, 북한이 반발하며 합의 파기를 선언했었는데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최전방 감시초소를 복원한 데 이어, 판문점 공동 경비구역에서도 다시 무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우리 군도 상응 조치를 예고했는데요.

북한은 괴뢰 역도가 마지막 안전고리를 제 손으로 뽑았다며 군사합의 파기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겼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4개월 만에 담화를 내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정당화했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갓 세운 목재 시설물 주위로 북한 군인 서너 명이 서 있습니다.

또 다른 곳에는 얼룩무늬 도색을 한 감시소가 들어섰고, 북한 군인들이 무반동총으로 추정되는 중화기를 든 모습도 보입니다.

우리 군이 감시 장비로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북한 쪽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11월 27일 : "북한은 11월 24일부터 일부 군사조치에 대한 복원조치를 감행 중입니다."]

GP 시범 철수를 약속한 9.19 남북군사합의 2조 1항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은 JSA 비무장화도 폐기했습니다.

지난주 후반부터 JSA 북측 병력들이 권총을 차고 근무 중인 모습이 확인된 겁니다.

북한이 해안포 진지를 개방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의 의도라는 것은 이제는 너무나 명백해졌습니다. 전방 지역에서 최대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림으로써 한반도 정세를 자기들이 주도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군도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적 도발 시 선조치, 후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정부는 우리 측 GP를 복원하기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11월 27일/KBS '뉴스라인W' : "전방에 감시 초소를 다시 만들고 무장을 한 것이니까 당장은 조금 지켜보겠지만, 우리도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고요."]

가장 먼저 복원될 가능성이 높은 건 고성 동해안의 829GP.

정전협정 체결 후 DMZ 내 남측 지역에 처음으로 설치됐다는 상징성 때문에 9.19 군사합의에도 파괴되지 않고 원형 보존됐습니다.

북측이 복원 중인 GP와 불과 58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탓에 북한의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점도 복원 1순위로 꼽는 이유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다만 우려되는 것은 서로 간에 그런 원상 복구를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계속 시소처럼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긴장이 조정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GP를) 다시 복구할 경우에 과거사를 본다면 오발 사고도 발생할 수 있거든요. 지금은 (JSA에) 권총을 차고 들어가지만 과거 1996년 같은 경우에는 대남 일종의 무력시위 차원에서 기관단총이나 이런 것을 들고 무장 병력이 진입한 적도 있습니다."]

9.19 군사합의 파기 조치에 착수한 북한은 책임을 연일 한미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논평에서 괴뢰 패당이 마지막 안전 고리를 제 손으로 뽑았다며 우리 정부의 9.19 합의 효력 정지를 맹비난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같은 날 담화를 내고 군사정찰위성은 자주권이라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미국과 마주앉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북한은 연일 대내외에 성과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해외의 중요 군사기지는 물론, 미국 백악관과 펜타곤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촬영했다는 사진은 여전히 한 장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군사정찰위성으로서의 기능은 어느 정도이고, 김정은 위원장의 다음 야심은 무엇일지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만리경-1호 발사 이튿날, 괌 미군기지를 촬영했다고 주장한 북한은 이후 촬영 시각을 초 단위까지 공개하며 연일 성능을 과시했습니다.

지난 달 24일 오전에는 우리 군과 미군 기지가 있는 오산과 평택, 군산 등을 촬영한 사진자료를 김 위원장이 봤다고 주장했고, 27일 밤에는 미 버지니아주의 노퍽 해군기지와 뉴포트 뉴스조선소, 워싱턴의 백악관과 펜타곤을 촬영한 자료를 보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28일 : "노포크(노퍽) 해군기지와 뉴포트뉴스 조선소 지역을 촬영한 자료에서는 4척의 미 해군 핵항공모함과 1척의 영국 항공모함이 포착되었습니다."]

29일에는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공군기지와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도 잇달아 촬영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만족했다는 짤막한 반응만 전했을 뿐 사진은 한 장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찍었다는 사진을 섣불리 공개할 경우 정찰 능력과 지상 전송 기술 등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기 떄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다면 외부에서 오히려 자신들의 정찰 능력을 과소하게 보게 되고 그리고 자신들이 실제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올렸던 것이 사실상 별로 큰 위협이 안 되고 성과를 못 갖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죠. 북한 입장에서는 공개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요."]

앞서 우리 군은 지난 5월 북한의 1차 발사 당시 서해상에서 위성 잔해물을 수거했습니다.

당시 북한 정찰위성에 일본제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돼 있었는데, 분석 결과 군사용으로 쓰기엔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당국은 이번에도 동급의 카메라가 장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이 아직까지 자체로 고성능 광학장비를 만들지 못합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일반 성능의 카메라를 위성에다 탑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북한에서 지금 현재 촬영하고 있는 사진의 화질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안 좋은 화질일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어느 정도의 물체가 식별을 하는 데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여요."]

현재 북한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3~5m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10~30cm급 물체까지 감시할 수 있는 선진국 수준에 비해 크게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해상도라도 함정이나 전차, 부대의 이동 등은 충분히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존재 자체가 위협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더욱이 향후 북한이 러시아의 해상도 기술을 이전받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이게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북한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음식을 씹어야 한다는 그런 논리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씹어보면서 잇몸에 피가 나오면 피가 나오는 부분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틀니를 어디서 찾아와서 낄 것인지 하는 이런 부분들을 고민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러시아와 함께 틀니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죠."]

지난달 27일, 유엔안보리에서는 북한 위성 발사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미국은 위성을 쏠 때 탄도미사일이 아닌 투석기로 쏘느냐”며 북한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인 이유를 따졌습니다.

[김성/주유엔 북한대사 : "현재 5천 개 이상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왜 북한의 인공위성에 대해서만 문제로 삼는 것입니까?"]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역내 국가들은 주변국의 군사 동향을 들여다보는 정찰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미국은 247개,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155개와 108개의 군사위성을 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은 2032년까지 정찰위성 수를 4배가량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러시아는 위성 요격 시험에 성공하며 우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2025년까지 군사위성 5기를 쏘아 올리는 이른바 425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가 자위권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활동이 금지돼 있습니다.

북한은 향후 만리경-2호와 3호 등을 연달아 쏘아 올리며 한미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핵타격 위협을 더욱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미가 연합훈련한다 작전을 펼친다 그러면 작전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북한이) 기존에 몰랐어요.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한테 간접적으로 정보를 받아가지고 쓰는 정도였는데 이제 북한이 한미가 어떻게 작전을 하고 있는지를 계속 정보를 축적하는 거죠. 그러면 앞으로 뭐가 이렇게 움직이니까 얘네들은 이렇게 타깃 순서를 정해놓고 어떤 미사일을 통해서 어떤 걸 쏴야지 하고 목표를 쫙 해서 매뉴얼을 만들어 놓는 거죠."]

아직 군사적 효용도는 떨어지지만 절대 열세였던 우주 감시능력 확보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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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2 08:03:11
    • 수정2023-12-04 14: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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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정찰위성을 쏘아올린 후, 김정은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을 찾아 공헌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또 위성발사 축하 연회도 열였는데이 두 자리에는 모두 딸 주애가 동행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 곳곳에서 진행된 위성 발사 축하 기념강연회에서, ‘우주 강국 시대의 미래가 조선의 샛별 여장군에 의해 더욱 빛날 것’이란 표현이 등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해당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며 김주애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된 게 아닌가하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우리 통일부는 면밀하게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12월 첫째 주 <남북의 창> 문을 열겠습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이후 우리 군이 9.19 군사합의 일부를 효력 정지하자, 북한이 반발하며 합의 파기를 선언했었는데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최전방 감시초소를 복원한 데 이어, 판문점 공동 경비구역에서도 다시 무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우리 군도 상응 조치를 예고했는데요.

북한은 괴뢰 역도가 마지막 안전고리를 제 손으로 뽑았다며 군사합의 파기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겼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4개월 만에 담화를 내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정당화했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갓 세운 목재 시설물 주위로 북한 군인 서너 명이 서 있습니다.

또 다른 곳에는 얼룩무늬 도색을 한 감시소가 들어섰고, 북한 군인들이 무반동총으로 추정되는 중화기를 든 모습도 보입니다.

우리 군이 감시 장비로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북한 쪽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11월 27일 : "북한은 11월 24일부터 일부 군사조치에 대한 복원조치를 감행 중입니다."]

GP 시범 철수를 약속한 9.19 남북군사합의 2조 1항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은 JSA 비무장화도 폐기했습니다.

지난주 후반부터 JSA 북측 병력들이 권총을 차고 근무 중인 모습이 확인된 겁니다.

북한이 해안포 진지를 개방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의 의도라는 것은 이제는 너무나 명백해졌습니다. 전방 지역에서 최대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림으로써 한반도 정세를 자기들이 주도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군도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적 도발 시 선조치, 후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정부는 우리 측 GP를 복원하기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11월 27일/KBS '뉴스라인W' : "전방에 감시 초소를 다시 만들고 무장을 한 것이니까 당장은 조금 지켜보겠지만, 우리도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고요."]

가장 먼저 복원될 가능성이 높은 건 고성 동해안의 829GP.

정전협정 체결 후 DMZ 내 남측 지역에 처음으로 설치됐다는 상징성 때문에 9.19 군사합의에도 파괴되지 않고 원형 보존됐습니다.

북측이 복원 중인 GP와 불과 58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탓에 북한의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점도 복원 1순위로 꼽는 이유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다만 우려되는 것은 서로 간에 그런 원상 복구를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계속 시소처럼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긴장이 조정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GP를) 다시 복구할 경우에 과거사를 본다면 오발 사고도 발생할 수 있거든요. 지금은 (JSA에) 권총을 차고 들어가지만 과거 1996년 같은 경우에는 대남 일종의 무력시위 차원에서 기관단총이나 이런 것을 들고 무장 병력이 진입한 적도 있습니다."]

9.19 군사합의 파기 조치에 착수한 북한은 책임을 연일 한미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논평에서 괴뢰 패당이 마지막 안전 고리를 제 손으로 뽑았다며 우리 정부의 9.19 합의 효력 정지를 맹비난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같은 날 담화를 내고 군사정찰위성은 자주권이라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미국과 마주앉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북한은 연일 대내외에 성과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해외의 중요 군사기지는 물론, 미국 백악관과 펜타곤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촬영했다는 사진은 여전히 한 장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군사정찰위성으로서의 기능은 어느 정도이고, 김정은 위원장의 다음 야심은 무엇일지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만리경-1호 발사 이튿날, 괌 미군기지를 촬영했다고 주장한 북한은 이후 촬영 시각을 초 단위까지 공개하며 연일 성능을 과시했습니다.

지난 달 24일 오전에는 우리 군과 미군 기지가 있는 오산과 평택, 군산 등을 촬영한 사진자료를 김 위원장이 봤다고 주장했고, 27일 밤에는 미 버지니아주의 노퍽 해군기지와 뉴포트 뉴스조선소, 워싱턴의 백악관과 펜타곤을 촬영한 자료를 보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28일 : "노포크(노퍽) 해군기지와 뉴포트뉴스 조선소 지역을 촬영한 자료에서는 4척의 미 해군 핵항공모함과 1척의 영국 항공모함이 포착되었습니다."]

29일에는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공군기지와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도 잇달아 촬영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만족했다는 짤막한 반응만 전했을 뿐 사진은 한 장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찍었다는 사진을 섣불리 공개할 경우 정찰 능력과 지상 전송 기술 등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기 떄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다면 외부에서 오히려 자신들의 정찰 능력을 과소하게 보게 되고 그리고 자신들이 실제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올렸던 것이 사실상 별로 큰 위협이 안 되고 성과를 못 갖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죠. 북한 입장에서는 공개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요."]

앞서 우리 군은 지난 5월 북한의 1차 발사 당시 서해상에서 위성 잔해물을 수거했습니다.

당시 북한 정찰위성에 일본제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돼 있었는데, 분석 결과 군사용으로 쓰기엔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당국은 이번에도 동급의 카메라가 장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이 아직까지 자체로 고성능 광학장비를 만들지 못합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일반 성능의 카메라를 위성에다 탑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북한에서 지금 현재 촬영하고 있는 사진의 화질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안 좋은 화질일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어느 정도의 물체가 식별을 하는 데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여요."]

현재 북한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3~5m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10~30cm급 물체까지 감시할 수 있는 선진국 수준에 비해 크게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해상도라도 함정이나 전차, 부대의 이동 등은 충분히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존재 자체가 위협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더욱이 향후 북한이 러시아의 해상도 기술을 이전받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이게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북한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음식을 씹어야 한다는 그런 논리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씹어보면서 잇몸에 피가 나오면 피가 나오는 부분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틀니를 어디서 찾아와서 낄 것인지 하는 이런 부분들을 고민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러시아와 함께 틀니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죠."]

지난달 27일, 유엔안보리에서는 북한 위성 발사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미국은 위성을 쏠 때 탄도미사일이 아닌 투석기로 쏘느냐”며 북한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인 이유를 따졌습니다.

[김성/주유엔 북한대사 : "현재 5천 개 이상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왜 북한의 인공위성에 대해서만 문제로 삼는 것입니까?"]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역내 국가들은 주변국의 군사 동향을 들여다보는 정찰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미국은 247개,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155개와 108개의 군사위성을 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은 2032년까지 정찰위성 수를 4배가량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러시아는 위성 요격 시험에 성공하며 우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2025년까지 군사위성 5기를 쏘아 올리는 이른바 425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가 자위권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활동이 금지돼 있습니다.

북한은 향후 만리경-2호와 3호 등을 연달아 쏘아 올리며 한미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핵타격 위협을 더욱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미가 연합훈련한다 작전을 펼친다 그러면 작전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북한이) 기존에 몰랐어요.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한테 간접적으로 정보를 받아가지고 쓰는 정도였는데 이제 북한이 한미가 어떻게 작전을 하고 있는지를 계속 정보를 축적하는 거죠. 그러면 앞으로 뭐가 이렇게 움직이니까 얘네들은 이렇게 타깃 순서를 정해놓고 어떤 미사일을 통해서 어떤 걸 쏴야지 하고 목표를 쫙 해서 매뉴얼을 만들어 놓는 거죠."]

아직 군사적 효용도는 떨어지지만 절대 열세였던 우주 감시능력 확보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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