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제 2의 페디’는 앞으로 볼 수 없다?

입력 2023.12.0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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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KBO 시상식에 참석한 페디 선수가 아버지와 함께 KBS와 인터뷰하고 있다.지난달 27일, KBO 시상식에 참석한 페디 선수가 아버지와 함께 KBS와 인터뷰하고 있다.

결국 '슈퍼 에이스' 페디의 선택은 메이저리그 복귀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 3관왕, 정규시즌 MVP에 빛나는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재프 파산 기자가 오늘(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밝히는 등 미국 현지에서 나오는 소식이다.

"프로는 몸값으로 말한다"…빅리그로 복귀하는 페디

페디는 지난달 27일 KBO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일시 귀국했다. 당시 페디의 원소속팀 NC는 다년 계약까지 제시하며 재계약을 강력히 원했지만 패디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NC 구단은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페디의 빅리그 복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페디는 2년 동안 1천500만 달러(약 197억원)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1천500만 달러가 '계약 총액'이 아니고 '최소 보장 금액'이라면 페디의 몸값은 알려진 것보다 더 커진다. 페디의 잔류를 원했던 NC로서는 더욱 허탈해질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현재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 3명의 계약 총액이 400만 달러(약 52억원)를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 2의 페디는 없다?"…메이저리그 처우 개선이 KBO리그에 악재

앞으로 KBO리그에서 '제 2의 페디'를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계속 높아져 좋은 자원을 영입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노사협약 타결로 메이저리그 선수 최저 연봉은 2022년 70만 달러부터 매년 2만 달러씩 증가해 2026년 78만 달러로 올라간다.

페디에 앞서 '빅리그 역수출 신화'를 쓴 에릭 테임즈가 2014년 NC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할 때만 해도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은 4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국내 구단들은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른바 'AAAA'급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고연봉을 제시하며 한국행을 설득해왔다. 여기에 SK켈리나 NC 루친스키처럼 한국을 거쳐 빅리그에 진출한 성공 사례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KBO리그에는 악재다. 신규 외국인 선수는 한국 무대 첫 해 최대 100만 달러를 받는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과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마이너리그에 남아 빅리그 행 '대박'을 꿈꾸는 게 낫다는 계산이다. 임선남 NC 단장은 "지금도 힘들지만 앞으로 페디 같은 우수 자원을 영입하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아무래도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한국행을 꺼리는 선수들이 많다"고 KBS에 밝혔다.

"구관이 명관"…일본 프로야구 경험자들로 눈 돌리는 구단들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층이 엷어진 것도 KBO리그에 또 다른 악재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발발로 인해 전체 마이너리그팀의 25% 정도가 없어졌다. 비용 절감을 위해 각 구단들이 싱글-더블-트리플A 등 단계별로 한 개 팀씩만 두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생계 유지가 어려워 운동을 중도 포기한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올 시즌 국내 구단들이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애를 먹은 것도 이 때문이다. 빅리그 구단들이 예전과 다르게 아시아 시장으로 보유 선수를 잘 풀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LG 함덕주가 최근 MLB 사무국의 신분 조회를 받을 만큼 오히려 선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실제로 마이너리그 트리플A의 경기 수준이 과거와 비교해 낮아진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구단들은 이미 검증을 끝낸 선수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타자 알포드와 결별한 KT는 2020년 리그 MVP 로하스를 영입하기 위한 마무리 조율에 한창이다. 로하스는 2021년부터 두 시즌 동안 일본 한신 타이거스 소속으로 뛰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퇴출 됐다. 올해 멕시코 리그와 도미니카 원터리그에서 뛰고 있다. 나도현 KT 단장은 "로하스와 다른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두고 고민했는데, 로하스가 국내 무대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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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6 19: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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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KBO 시상식에 참석한 페디 선수가 아버지와 함께 KBS와 인터뷰하고 있다.
결국 '슈퍼 에이스' 페디의 선택은 메이저리그 복귀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 3관왕, 정규시즌 MVP에 빛나는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재프 파산 기자가 오늘(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밝히는 등 미국 현지에서 나오는 소식이다.

"프로는 몸값으로 말한다"…빅리그로 복귀하는 페디

페디는 지난달 27일 KBO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일시 귀국했다. 당시 페디의 원소속팀 NC는 다년 계약까지 제시하며 재계약을 강력히 원했지만 패디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NC 구단은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페디의 빅리그 복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페디는 2년 동안 1천500만 달러(약 197억원)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1천500만 달러가 '계약 총액'이 아니고 '최소 보장 금액'이라면 페디의 몸값은 알려진 것보다 더 커진다. 페디의 잔류를 원했던 NC로서는 더욱 허탈해질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현재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 3명의 계약 총액이 400만 달러(약 52억원)를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 2의 페디는 없다?"…메이저리그 처우 개선이 KBO리그에 악재

앞으로 KBO리그에서 '제 2의 페디'를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계속 높아져 좋은 자원을 영입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노사협약 타결로 메이저리그 선수 최저 연봉은 2022년 70만 달러부터 매년 2만 달러씩 증가해 2026년 78만 달러로 올라간다.

페디에 앞서 '빅리그 역수출 신화'를 쓴 에릭 테임즈가 2014년 NC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할 때만 해도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은 4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국내 구단들은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른바 'AAAA'급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고연봉을 제시하며 한국행을 설득해왔다. 여기에 SK켈리나 NC 루친스키처럼 한국을 거쳐 빅리그에 진출한 성공 사례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KBO리그에는 악재다. 신규 외국인 선수는 한국 무대 첫 해 최대 100만 달러를 받는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과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마이너리그에 남아 빅리그 행 '대박'을 꿈꾸는 게 낫다는 계산이다. 임선남 NC 단장은 "지금도 힘들지만 앞으로 페디 같은 우수 자원을 영입하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아무래도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한국행을 꺼리는 선수들이 많다"고 KBS에 밝혔다.

"구관이 명관"…일본 프로야구 경험자들로 눈 돌리는 구단들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층이 엷어진 것도 KBO리그에 또 다른 악재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발발로 인해 전체 마이너리그팀의 25% 정도가 없어졌다. 비용 절감을 위해 각 구단들이 싱글-더블-트리플A 등 단계별로 한 개 팀씩만 두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생계 유지가 어려워 운동을 중도 포기한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올 시즌 국내 구단들이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애를 먹은 것도 이 때문이다. 빅리그 구단들이 예전과 다르게 아시아 시장으로 보유 선수를 잘 풀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LG 함덕주가 최근 MLB 사무국의 신분 조회를 받을 만큼 오히려 선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실제로 마이너리그 트리플A의 경기 수준이 과거와 비교해 낮아진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구단들은 이미 검증을 끝낸 선수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타자 알포드와 결별한 KT는 2020년 리그 MVP 로하스를 영입하기 위한 마무리 조율에 한창이다. 로하스는 2021년부터 두 시즌 동안 일본 한신 타이거스 소속으로 뛰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퇴출 됐다. 올해 멕시코 리그와 도미니카 원터리그에서 뛰고 있다. 나도현 KT 단장은 "로하스와 다른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두고 고민했는데, 로하스가 국내 무대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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