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무료 급식소’ 휘청…“지역·국가 함께 나서야”

입력 2023.12.07 (19:23) 수정 2023.12.07 (19: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올해 물가가 참 많이 올랐죠.

추운 날씨 속에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무료 급식에 지원되는 예산은 그대로여서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한 끼를 제공하는 무료 급식소가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 급식소들은 후원금마저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무료 급식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복도가 꽉 찰 만큼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

식당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갖가지 반찬을 식판에 받습니다.

한 복지관이 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입니다.

[차후분/부산시 사하구 : "(집에서는) 있는 대로 한 가지 반찬 해갖고 먹고 그러니까, 혼자 있으면 외롭고 그렇잖아요. 여기 오면 맛있는 음식도 잡숫고…."]

무료급식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김밥 한 줄 값과 같은 3,500원.

지원금의 절반은 고기 반찬에 쓰이고, 나머지는 다른 3가지 반찬과 국의 식재료를 사면 남는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밥과 김치는 독지가의 후원을 받아 겨우 제공하는 실정입니다.

자치단체의 지원마저 없는 민간 급식소는 요즘 후원금까지 줄면서 상황이 더욱 어렵습니다.

공공급식소에 가지 못하는 노인들이 주로 찾는 민간 급식소의 일부는 물가가 크게 오르자 하루 급식 인원을 200명 선에서 150명 정도로 줄였습니다.

[강정칠/부산연탄은행 대표 : "'오늘 한 번만 드시고, 다음에 자리가 비면은 모시겠습니다' 이 말씀 드릴 때 사실은 마음이 아프고요."]

공공 급식소는 물가 인상률을 반영해 지원금을 올려주고, 민간 급식소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한진숙/동의과학대 외식산업학부 교수 : "식사에 대한 부분은 사실 존엄성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을 지역 사회가 같이 가고 국가가 같이 가야만…."]

지난 달 농산물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13.6%)를 기록했지만 지원금은 그대로이고 여기에 후원 심리마저 얼어붙으면서 무료 급식소는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장준영/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소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물가에 ‘무료 급식소’ 휘청…“지역·국가 함께 나서야”
    • 입력 2023-12-07 19:23:39
    • 수정2023-12-07 19:33:47
    뉴스7(창원)
[앵커]

올해 물가가 참 많이 올랐죠.

추운 날씨 속에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무료 급식에 지원되는 예산은 그대로여서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한 끼를 제공하는 무료 급식소가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 급식소들은 후원금마저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무료 급식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복도가 꽉 찰 만큼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

식당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갖가지 반찬을 식판에 받습니다.

한 복지관이 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입니다.

[차후분/부산시 사하구 : "(집에서는) 있는 대로 한 가지 반찬 해갖고 먹고 그러니까, 혼자 있으면 외롭고 그렇잖아요. 여기 오면 맛있는 음식도 잡숫고…."]

무료급식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김밥 한 줄 값과 같은 3,500원.

지원금의 절반은 고기 반찬에 쓰이고, 나머지는 다른 3가지 반찬과 국의 식재료를 사면 남는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밥과 김치는 독지가의 후원을 받아 겨우 제공하는 실정입니다.

자치단체의 지원마저 없는 민간 급식소는 요즘 후원금까지 줄면서 상황이 더욱 어렵습니다.

공공급식소에 가지 못하는 노인들이 주로 찾는 민간 급식소의 일부는 물가가 크게 오르자 하루 급식 인원을 200명 선에서 150명 정도로 줄였습니다.

[강정칠/부산연탄은행 대표 : "'오늘 한 번만 드시고, 다음에 자리가 비면은 모시겠습니다' 이 말씀 드릴 때 사실은 마음이 아프고요."]

공공 급식소는 물가 인상률을 반영해 지원금을 올려주고, 민간 급식소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한진숙/동의과학대 외식산업학부 교수 : "식사에 대한 부분은 사실 존엄성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을 지역 사회가 같이 가고 국가가 같이 가야만…."]

지난 달 농산물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13.6%)를 기록했지만 지원금은 그대로이고 여기에 후원 심리마저 얼어붙으면서 무료 급식소는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장준영/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소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