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위기의 공수처…해법도 안갯속

입력 2023.12.12 (18:29) 수정 2023.12.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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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즉 공수처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기소하는 사건마다 무죄가 나오고 청구하는 영장마다 기각되면서 수사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력 유출 현상이 지속되면서 공수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개형 해설위원으로부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출범했는데, 기소하는 사건마다 무죄가 나오고 청구하는 영장마다 기각이면, 수사력이 떨어진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기자]

예, 지금까지 나온 수사 결과로는 공수처의 수사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내년 1월이면 공수처가 출범한 지 3년 되는데요.

공수처가 그동안 직접 기소한 사건이 3건입니다.

1호 기소 사건이 검사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인데, 1심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2번째 기소한 사건은 역시 검사의 공문서 위조 사건인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3호 사건인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손준성 현 검사장에게 체포영장을 1회, 구속영장을 2회 청구했는데 법원에서 모두 기각했습니다.

공수처 출범 이후 구속영장을 5건 청구했는데 모두 기각됐습니다.

최근 실시된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영장 발부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었는데, 대법원 사법연감을 보면 지난해 구속영장 발부율은 81.4%, 압수수색영장 발부율은 91.1%에 달했습니다.

이 수치를 보면 공수처의 수사 역량이 부족하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공수처는 수사력 부족 지적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공수처는 인력 부족 때문이라는 입장입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공수처가 운영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인원은 있어야 한다" 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올초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수처가 작은 규모로 설계돼 "가진 권한에 비해 보유한 인적 자원이 너무 적어 업무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습니다.

[앵커]

인력이 부족해서 수사가 잘 안된다, 이런 말인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기자]

공수처는 그렇게 주장하면서 인원이나 규모를 더 늘려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공수처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1년에 예산 200억원을 쓰면서도 수사 성과는 거의 없는데 규모만 키워달라는 게 과연 맞느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앵커]

인력 유출이 심하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 이런 문제가 수사 역량 부족과 관련이 없나요?

[기자]

공수처 출범 당시인 2020년 초에 임용된 검사 13명을 공수처 1기 검사라고 부릅니다.

1기 검사 13명 중 11명은 중도에 사퇴하고 2명만 남아있습니다.

임기가 3년인데, 채우지 않고 퇴직한 겁니다.

21년 10월에 합류한 2기 검사 7명 중 2명도 공수처를 떠났습니다.

적지 않은 수의 수사관도 중도에 나갔습니다.

공수처는 인력 유출과 관련해 공수처 검사의 임기가 다른 조직과 비교할 때 짧아서 빚어지는 현상이라며 임기를 늘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공수처 수사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조직이 탄력을 받지 못해서 공수처를 떠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공수처의 현직 부장검사가 조직의 정치적 편향과 인사 전횡을 비판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해 파장이 일었습니다.

출범 때부터 편향성 등으로 논란이 있었는데 내부 문제가 외부로 불거진 겁니다.

이에 대해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김명석 부장검사가 공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개인 자격으로 고소했습니다.

[앵커]

내년 1월이면 김진욱 처장이 퇴임하고, 새 처장을 뽑아야 할텐데 어떤 분이 유력한가요?

[기자]

현재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자 선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금까지 3차례 회의를 했지만 대통령에게 추천할 2명을 추리지 못했습니다.

현재 8명이 차기 공수처장 물망에 올랐는데 판사 출신 5명, 검사 출신 3명 입니다.

검사 출신을 뽑아야 한다, 판사 출신을 뽑아야 한다 의견이 분분한데요.

수사 역량 부족 비판에다 내홍까지 겹쳐 누가 새 공수처장이 되더라도 현재 상황을 타개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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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사이트] 위기의 공수처…해법도 안갯속
    • 입력 2023-12-12 18:29:21
    • 수정2023-12-12 18: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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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즉 공수처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기소하는 사건마다 무죄가 나오고 청구하는 영장마다 기각되면서 수사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력 유출 현상이 지속되면서 공수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개형 해설위원으로부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출범했는데, 기소하는 사건마다 무죄가 나오고 청구하는 영장마다 기각이면, 수사력이 떨어진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기자]

예, 지금까지 나온 수사 결과로는 공수처의 수사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내년 1월이면 공수처가 출범한 지 3년 되는데요.

공수처가 그동안 직접 기소한 사건이 3건입니다.

1호 기소 사건이 검사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인데, 1심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2번째 기소한 사건은 역시 검사의 공문서 위조 사건인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3호 사건인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손준성 현 검사장에게 체포영장을 1회, 구속영장을 2회 청구했는데 법원에서 모두 기각했습니다.

공수처 출범 이후 구속영장을 5건 청구했는데 모두 기각됐습니다.

최근 실시된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영장 발부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었는데, 대법원 사법연감을 보면 지난해 구속영장 발부율은 81.4%, 압수수색영장 발부율은 91.1%에 달했습니다.

이 수치를 보면 공수처의 수사 역량이 부족하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공수처는 수사력 부족 지적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공수처는 인력 부족 때문이라는 입장입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공수처가 운영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인원은 있어야 한다" 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올초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수처가 작은 규모로 설계돼 "가진 권한에 비해 보유한 인적 자원이 너무 적어 업무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습니다.

[앵커]

인력이 부족해서 수사가 잘 안된다, 이런 말인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기자]

공수처는 그렇게 주장하면서 인원이나 규모를 더 늘려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공수처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1년에 예산 200억원을 쓰면서도 수사 성과는 거의 없는데 규모만 키워달라는 게 과연 맞느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앵커]

인력 유출이 심하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 이런 문제가 수사 역량 부족과 관련이 없나요?

[기자]

공수처 출범 당시인 2020년 초에 임용된 검사 13명을 공수처 1기 검사라고 부릅니다.

1기 검사 13명 중 11명은 중도에 사퇴하고 2명만 남아있습니다.

임기가 3년인데, 채우지 않고 퇴직한 겁니다.

21년 10월에 합류한 2기 검사 7명 중 2명도 공수처를 떠났습니다.

적지 않은 수의 수사관도 중도에 나갔습니다.

공수처는 인력 유출과 관련해 공수처 검사의 임기가 다른 조직과 비교할 때 짧아서 빚어지는 현상이라며 임기를 늘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공수처 수사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조직이 탄력을 받지 못해서 공수처를 떠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공수처의 현직 부장검사가 조직의 정치적 편향과 인사 전횡을 비판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해 파장이 일었습니다.

출범 때부터 편향성 등으로 논란이 있었는데 내부 문제가 외부로 불거진 겁니다.

이에 대해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김명석 부장검사가 공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개인 자격으로 고소했습니다.

[앵커]

내년 1월이면 김진욱 처장이 퇴임하고, 새 처장을 뽑아야 할텐데 어떤 분이 유력한가요?

[기자]

현재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자 선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금까지 3차례 회의를 했지만 대통령에게 추천할 2명을 추리지 못했습니다.

현재 8명이 차기 공수처장 물망에 올랐는데 판사 출신 5명, 검사 출신 3명 입니다.

검사 출신을 뽑아야 한다, 판사 출신을 뽑아야 한다 의견이 분분한데요.

수사 역량 부족 비판에다 내홍까지 겹쳐 누가 새 공수처장이 되더라도 현재 상황을 타개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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