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이민 갈 국가 추천받아요”…‘디지털 망명’ 구독자들

입력 2023.12.14 (19:41) 수정 2023.12.1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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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유튜브프리미엄 이민 국가 추천받습니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유튜브프리미엄'을 저렴하게 구독하기 위해 IP 우회 서비스인 VPN을 이용해, 외국의 IP로 계정을 만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일종의 편법을 쓰고 있는 건데요.

유튜브는 지난 8일,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 구독료를 기존보다 43% 올렸습니다.

나라별 구독료를 보면 인도는 2천 원에서 3천 원대, 튀르키예도 최대 5천 원 정도만 내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구독료는 올리기 전에도 이들 나라보다 최대 5배 비쌌고요.

올린 뒤에는 최대 7.5배까지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4명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렇게 삶의 필수재처럼 자리 잡은 서비스인데, 갑자기 너무 많은 금액을 올렸다, 광고 길어봐야 15초인데 그냥 광고를 보겠다, 구독 취소하겠다, 이렇게 불만의 목소리가 큽니다.

차별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유튜브는 한집에 살고 있는 구성원이라면 최대 5명까지 함께 프리미엄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요금제도 있는데요.

전 세계 42개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이 요금제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소비자 입장에서 대체할 만한 다른 플랫폼 찾기가 쉽지 않죠. 경쟁이 치열하면 누가 40% 올리는데 거기 남아 있겠어요? 다른 데로 가죠. 플랫폼 자체가 거기에 많은 구독자들이 참여하고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존재하는 건데, 그분들의 소중함을 너무 망각했다…."]

다른 OTT 기업은 어떨까요?

넷플릭스는 지난달부터 같은 곳에 사는 사람들로 계정 공유 대상을 제한했고요.

그제는 광고 없는 요금제 가운데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폐지했는데요.

사실상 구독료를 4천 원 올린 셈입니다.

디즈니플러스도 4천 원, 티빙도 약 3천 원 정도 구독료를 인상했습니다.

OTT 기업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유튜브는 "여러 경제적 요인이 변화하면서 심사숙고를 걸쳐 결정됐다"고 밝혔는데요.

넷플릭스의 요금제 개편도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 국내 OTT 기업인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연 1천억 원대의 영업 손실에 얼마 전 양해각서를 맺고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가파른 인상 폭은 많은 소비자의 납득을 얻지 못하고 있죠.

OTT 서비스 관련 법도 재정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OTT 서비스 기업은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됩니다.

여러 감독과 규제를 받는 '통신사업자'보다 비교적 자유롭죠.

[이성엽/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OTT 기업을) '디지털서비스사업자' 등의 개념으로 구체화하고, 이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여러 가지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법을 개선하는 것이 어떠냐, 실제로 EU에서는 '디지털시장법'이라고 해서 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여러 가지 공정거래나 소비자 보호 차원의 규제들을 도입하고 있거든요."]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는 우리나라의 '더 글로리'가 전 세계 시청률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에미 시상식을 휩쓴 '오징어 게임'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죠.

1인 미디어 시대, OTT 미디어 시대가 시작된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미디어 환경은 더욱 다양해지고 다변화하고 있는데요.

우리 법은 브라운관이 미디어를 독식했던 그때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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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4 19:41:23
    • 수정2023-12-14 21:25:40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유튜브프리미엄 이민 국가 추천받습니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유튜브프리미엄'을 저렴하게 구독하기 위해 IP 우회 서비스인 VPN을 이용해, 외국의 IP로 계정을 만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일종의 편법을 쓰고 있는 건데요.

유튜브는 지난 8일,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 구독료를 기존보다 43% 올렸습니다.

나라별 구독료를 보면 인도는 2천 원에서 3천 원대, 튀르키예도 최대 5천 원 정도만 내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구독료는 올리기 전에도 이들 나라보다 최대 5배 비쌌고요.

올린 뒤에는 최대 7.5배까지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4명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렇게 삶의 필수재처럼 자리 잡은 서비스인데, 갑자기 너무 많은 금액을 올렸다, 광고 길어봐야 15초인데 그냥 광고를 보겠다, 구독 취소하겠다, 이렇게 불만의 목소리가 큽니다.

차별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유튜브는 한집에 살고 있는 구성원이라면 최대 5명까지 함께 프리미엄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요금제도 있는데요.

전 세계 42개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이 요금제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소비자 입장에서 대체할 만한 다른 플랫폼 찾기가 쉽지 않죠. 경쟁이 치열하면 누가 40% 올리는데 거기 남아 있겠어요? 다른 데로 가죠. 플랫폼 자체가 거기에 많은 구독자들이 참여하고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존재하는 건데, 그분들의 소중함을 너무 망각했다…."]

다른 OTT 기업은 어떨까요?

넷플릭스는 지난달부터 같은 곳에 사는 사람들로 계정 공유 대상을 제한했고요.

그제는 광고 없는 요금제 가운데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폐지했는데요.

사실상 구독료를 4천 원 올린 셈입니다.

디즈니플러스도 4천 원, 티빙도 약 3천 원 정도 구독료를 인상했습니다.

OTT 기업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유튜브는 "여러 경제적 요인이 변화하면서 심사숙고를 걸쳐 결정됐다"고 밝혔는데요.

넷플릭스의 요금제 개편도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 국내 OTT 기업인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연 1천억 원대의 영업 손실에 얼마 전 양해각서를 맺고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가파른 인상 폭은 많은 소비자의 납득을 얻지 못하고 있죠.

OTT 서비스 관련 법도 재정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OTT 서비스 기업은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됩니다.

여러 감독과 규제를 받는 '통신사업자'보다 비교적 자유롭죠.

[이성엽/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OTT 기업을) '디지털서비스사업자' 등의 개념으로 구체화하고, 이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여러 가지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법을 개선하는 것이 어떠냐, 실제로 EU에서는 '디지털시장법'이라고 해서 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여러 가지 공정거래나 소비자 보호 차원의 규제들을 도입하고 있거든요."]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는 우리나라의 '더 글로리'가 전 세계 시청률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에미 시상식을 휩쓴 '오징어 게임'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죠.

1인 미디어 시대, OTT 미디어 시대가 시작된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미디어 환경은 더욱 다양해지고 다변화하고 있는데요.

우리 법은 브라운관이 미디어를 독식했던 그때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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