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지지율 10%대까지…위태로운 기시다 내각

입력 2023.12.18 (10:48) 수정 2023.12.18 (10: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아베 전 총리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비자금 스캔들이 터졌는데요.

현 총리인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까지 뚝 떨어드렸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문제가 된 각료들을 교체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도 했지만 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비자금 의혹에 휘말린 각료 4명을 교체했다면서요?

[기자]

기시다 총리는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마쓰노 관방장관 등 '아베파' 각료 4명을 교체했습니다.

약 9천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관방장관에 대해서는 부결되긴 했지만 불신임안이 중의원 본회의에 제출되기도 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관방장관 : "(자신의 진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형사고발이 이뤄져 그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차관인 부대신으로 활동했던 아베파 의원들도 교체하고, 후임자들은 아베파가 아닌 정치인을 기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전 개각에서 교체했던 인물들을 다시 같은 자리로 불러들여 땜질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정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관방장관을 하마다 전 방위상에게 맡아달라고 기시다 총리가 부탁했지만, 당사자가 고사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번 인사가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이 떨어진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비자금 의혹 파장 속에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다면서요?

[기자]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그동안에도 '퇴진 위기' 수준이라는 20%대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비자금 사태로 10%대까지 추락한 겁니다.

한때 50%에 달했던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일부 여론조사에서 20%대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10%대를 기록한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일본 내각 지지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9월 아소 다로 내각 이후 처음입니다.

야당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즈미 겐타/입헌민주당 대표 : "기시다 정권은 정당성이 없고 신임의 가치가 없습니다. 정말로 당 전체가 부패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여당 내에서도 기시다 정권을 침몰해 가는 진흙 배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기시다 이후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후보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기시다 총리가 비자금 의혹 관련해 직접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는데, 효과가 없는 걸까요?

[기자]

집권 자민당 의원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직접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면서도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정치자금의 관점에서 엄중한 시선을 받고, 국민으로부터 의혹을 받는 사태를 초래한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또, 당의 신뢰 회복을 위해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선두에 서서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강조했습니다.

[기시다/총리 : "자민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 선두에 서서 싸워나가겠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내년은 긴박한 1년이 될 것이라며 난국을 극복하려면 정치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년도 예산 편성 후 내각 총사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내각 총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이상 사태 수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 비자금 사건이 뭐길래 이렇게 큰 파급력을 갖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일본 정치권은 모금행사의 초대권을 각 의원실에 팔아서 정치자금으로 조성해 왔는데요.

이 초대권을 판매한 뒤, 할당량을 넘긴 초과 액수만큼 의원실에서 다시 돈을 건네받아 이를 정치자금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자금 조성이 이뤄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일본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2021년 정치자금 모금 행사 모습입니다.

이 행사를 통해 모은 불법 비자금 전체 규모는 5억 엔, 우리 돈으로 약 45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아베파 소속 의원 99명 대부분이 불법 비자금을 수령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습니다.

아베파 소속의 미야자와 방위부대신은 경질되기 직전 비자금 조성은 '파벌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는데요.

아베파 뿐 아니라 기시다파 등 다른 파벌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불거지며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비자금 액수가 큰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확한 금액과 사용처,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경위와 인식 여부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입니다.

비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기시다 내각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지지율 10%대까지…위태로운 기시다 내각
    • 입력 2023-12-18 10:48:39
    • 수정2023-12-18 10:58:51
    지구촌뉴스
[앵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아베 전 총리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비자금 스캔들이 터졌는데요.

현 총리인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까지 뚝 떨어드렸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문제가 된 각료들을 교체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도 했지만 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비자금 의혹에 휘말린 각료 4명을 교체했다면서요?

[기자]

기시다 총리는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마쓰노 관방장관 등 '아베파' 각료 4명을 교체했습니다.

약 9천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관방장관에 대해서는 부결되긴 했지만 불신임안이 중의원 본회의에 제출되기도 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관방장관 : "(자신의 진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형사고발이 이뤄져 그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차관인 부대신으로 활동했던 아베파 의원들도 교체하고, 후임자들은 아베파가 아닌 정치인을 기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전 개각에서 교체했던 인물들을 다시 같은 자리로 불러들여 땜질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정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관방장관을 하마다 전 방위상에게 맡아달라고 기시다 총리가 부탁했지만, 당사자가 고사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번 인사가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이 떨어진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비자금 의혹 파장 속에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다면서요?

[기자]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그동안에도 '퇴진 위기' 수준이라는 20%대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비자금 사태로 10%대까지 추락한 겁니다.

한때 50%에 달했던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일부 여론조사에서 20%대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10%대를 기록한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일본 내각 지지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9월 아소 다로 내각 이후 처음입니다.

야당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즈미 겐타/입헌민주당 대표 : "기시다 정권은 정당성이 없고 신임의 가치가 없습니다. 정말로 당 전체가 부패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여당 내에서도 기시다 정권을 침몰해 가는 진흙 배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기시다 이후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후보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기시다 총리가 비자금 의혹 관련해 직접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는데, 효과가 없는 걸까요?

[기자]

집권 자민당 의원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직접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면서도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정치자금의 관점에서 엄중한 시선을 받고, 국민으로부터 의혹을 받는 사태를 초래한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또, 당의 신뢰 회복을 위해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선두에 서서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강조했습니다.

[기시다/총리 : "자민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 선두에 서서 싸워나가겠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내년은 긴박한 1년이 될 것이라며 난국을 극복하려면 정치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년도 예산 편성 후 내각 총사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내각 총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이상 사태 수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 비자금 사건이 뭐길래 이렇게 큰 파급력을 갖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일본 정치권은 모금행사의 초대권을 각 의원실에 팔아서 정치자금으로 조성해 왔는데요.

이 초대권을 판매한 뒤, 할당량을 넘긴 초과 액수만큼 의원실에서 다시 돈을 건네받아 이를 정치자금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자금 조성이 이뤄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일본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2021년 정치자금 모금 행사 모습입니다.

이 행사를 통해 모은 불법 비자금 전체 규모는 5억 엔, 우리 돈으로 약 45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아베파 소속 의원 99명 대부분이 불법 비자금을 수령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습니다.

아베파 소속의 미야자와 방위부대신은 경질되기 직전 비자금 조성은 '파벌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는데요.

아베파 뿐 아니라 기시다파 등 다른 파벌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불거지며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비자금 액수가 큰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확한 금액과 사용처,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경위와 인식 여부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입니다.

비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기시다 내각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