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세금계산서로 21억대 ‘함정 음압격실’ 낙찰

입력 2023.12.20 (10:20) 수정 2023.12.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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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해외에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에서 270여 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후 해군은 서둘러 환자 격리와 감염 방지를 위해 각 함정에 음압격실을 설치했는데요.

설치에 참여한 한 업체가 실적을 부풀려 공사를 낙찰받은 사실이 최근 확인됐습니다.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군이 지난해 6월 발주한 광개토대왕함과 충무공이순신함의 음압격실 입찰 공고입니다.

낙찰 금액은 21억 원 규모, 경남의 한 업체가 공사를 수주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국내 공항과 대형 병원 등에 음압격실을 설치했다는 실적을 내세웠습니다.

29억 원 규모, 전자세금계산서를 증빙 자료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해군은 최근 이 업체의 세금계산서가 가짜라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낙찰업체가 다른 업체와 짜고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같은 날 세금계산서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입찰 과정에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세금계산서 취소 여부를 해군이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겁니다.

[낙찰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우리가 낙찰받으면 너희에게 일을 줄 테니까, 너희가 가지고 있는 실적을 줘. 이런 식으로…."]

이 내용은 경쟁 업체가 해군에 제기한 소송에서 세무서 자료가 법원에 제출된 뒤 확인됐습니다.

낙찰 업체는 세금계산서를 일부 고쳤을 뿐 실적 부풀리기는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낙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세금계산서를) 취소한 사실이 있는데, 금액 입력을 잘못해서…. (재발행한 세금계산서를 받아볼 수 있을까요?) 그것을 제가 어떻게 찾겠습니까? 그걸 지금. 세월이 한참 됐는데…."]

낙찰 자격 문제가 뒤늦게 드러났지만 함정 음압격실 설치는 이미 마무리돼 해당 업체는 공사 대금과 실적을 그대로 챙겼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최현진/영상편집:김태훈/그래픽: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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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세금계산서로 21억대 ‘함정 음압격실’ 낙찰
    • 입력 2023-12-20 10:20:09
    • 수정2023-12-20 10:47:40
    930뉴스(창원)
[앵커]

2년 전, 해외에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에서 270여 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후 해군은 서둘러 환자 격리와 감염 방지를 위해 각 함정에 음압격실을 설치했는데요.

설치에 참여한 한 업체가 실적을 부풀려 공사를 낙찰받은 사실이 최근 확인됐습니다.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군이 지난해 6월 발주한 광개토대왕함과 충무공이순신함의 음압격실 입찰 공고입니다.

낙찰 금액은 21억 원 규모, 경남의 한 업체가 공사를 수주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국내 공항과 대형 병원 등에 음압격실을 설치했다는 실적을 내세웠습니다.

29억 원 규모, 전자세금계산서를 증빙 자료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해군은 최근 이 업체의 세금계산서가 가짜라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낙찰업체가 다른 업체와 짜고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같은 날 세금계산서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입찰 과정에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세금계산서 취소 여부를 해군이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겁니다.

[낙찰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우리가 낙찰받으면 너희에게 일을 줄 테니까, 너희가 가지고 있는 실적을 줘. 이런 식으로…."]

이 내용은 경쟁 업체가 해군에 제기한 소송에서 세무서 자료가 법원에 제출된 뒤 확인됐습니다.

낙찰 업체는 세금계산서를 일부 고쳤을 뿐 실적 부풀리기는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낙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세금계산서를) 취소한 사실이 있는데, 금액 입력을 잘못해서…. (재발행한 세금계산서를 받아볼 수 있을까요?) 그것을 제가 어떻게 찾겠습니까? 그걸 지금. 세월이 한참 됐는데…."]

낙찰 자격 문제가 뒤늦게 드러났지만 함정 음압격실 설치는 이미 마무리돼 해당 업체는 공사 대금과 실적을 그대로 챙겼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최현진/영상편집:김태훈/그래픽: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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