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돌격대까지 지원”…“기댈 곳은 송금 뿐”

입력 2023.12.30 (08:12) 수정 2023.12.3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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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2023년을 ‘위대한 전환의 해, 위대한 변혁의 해’라고 규정했습니다.

인민 경제 전반이 발전했고 정치, 국방, 외교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건데요.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시선과는 사뭇 다른 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에겐 2023년은 어떤 해였을까요?

저희 <남북의 창> 제작진이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북한의 사정을 짐작게 하는 편지를 어렵게 입수했습니다.

이분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음성은 변조를 했고 편지도 일부 흐리게 했는데요.

북한 주민에게서 듣는 2023년의 북한, 함께 보시죠.

[리포트]

지난 8월, 3년 7개월간 폐쇄했던 국경을 공식 개방한 북한.

중국 화물열차가 일부 지역에선 화물차 운행도 부분 재개됐는데요.

그러나 일반 주민의 경우 여전히 삼엄한 분위기 속에 국경 접근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음성 변조 : "지금 국경은 봉쇄됐다 못해 사람들이 압록강 쪽에 내려가 본 지도 아주 오래됐고 그렇소."]

북한 주민들은 밀무역이 다시 활성화되길 기대했지만 오히려 물건값은 치솟았고, 장마당은 활기를 잃었는데요.

[북한 주민/음성 변조 : "쌀값 비싸지 기름값 비싸지 휘발유값 비싸지. 그다음에 무역이란 게 몽땅 다 막혔지 밀수도 못 하니까 장마당엔 사람들이 없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나가서 장세만 물고 들어오니까 장사도 안하고. 사람들이 다 형편없이 힘들어."]

게다가 북한은 올해 추수 상황을‘전례 없이 좋은 작황’이라고 강조했는데 이 역시 일반 주민들의 몫은 아니라는 게 북녘에 가족을 둔 탈북민의 이야깁니다.

[최영숙/2016년 탈북 : "제가 연락 들은 건 작년에도 어렵게 살았지만 올해도 너무 어려워서 농사 조금 지은 건 다 인민군대 지원이요 돌격대요 주다 보니까 인민들은 먹는 게 없고 (시장에) 나가서 사 먹자니 돈이 없고 사 먹으면 너무 비싸니까. 지금 너무 고난을 겪고 있어요."]

남북의 창 제작진이 입수한 북한 주민의 편지에서도 돌격대 지원사업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삼지연 건설에 투입된 돌격대에게 내의, 신발, 장갑 등 물품을 지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지원될 도시락에 들어갈 반찬의 종류까지 정해줬는데요.

기업소 종업원들과 각 가정에는 금전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막막한 하루하루.

그나마 도움을 청할 곳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가족 뿐입니다.

[최민경/NK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2012년 탈북 : "항간의 소문에는 이제는 백두산 줄기(북한 권력층)가 아니고 한라산 줄기(한국 정착 탈북민)를 찾는대요. 그럴 정도로 여기 3만 4천여 명의 탈북민들이 그나마 한 가닥의 희망이라고 보면 되죠. 그 가족들이. 혈육을 떠나서 제일 밑바닥에 있는 북한 주민들한테 가는 거죠."]

탈북민이 북한에 남은 가족과 어렵게 전화로 연락이 닿을 수는 있는데, 전화 한 번 할 때마다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북한 당국이 전파 탐지기를 동원해 외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색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이유로 대부분 통화는 높은 산에서 이루어집니다.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보세요. 여보세요.) 다른 게 아니고 우리 지금 먼 산에 왔단 말입니다. 우리 넷이 다시 산에 온다는 게 좀."]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보세요. (왜 말 하다가 끊어졌어?) 산이라. 야, 여긴 비온다 지금."]

[양정옥/2016년 탈북 : "산에 올라가서 받는데 거기서는 탐지기에 걸려도 (단속반이) 미처 따라 못 오지만 혹시 집 안에서 할 땐 탐지기에 걸리면 무조건 잡아내고. 한 몇 분, 그저 한 5분 하다 끊었다가 또 어떨 땐 3분 하다 끊었다가 이렇게 끊었다 해야지 연달아서 쭉 하면 탐지기에 잡혀서 안 돼요."]

당장 먹고사는 일이 다급한 만큼 목숨을 걸고서라도 도움을 요청하는 겁니다.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보세요. 기카고. (응) 을 5천 위안(90만 원) 못 맞추니? (응?) 이번에 5천 위안(90만 원) 못 맞추니? (뭐라고 하는지 안 들려. 뭐라지?) 이번에 5천 위안(90만 원) 못 맞춰? (5천 위안(90만 원) 맞춰 달라고?) 응. (오빠, 내일 내가 꼭 5천 위안(90만 원) 맞춰서 보내니까. 근심하지 말고 받아서 가.) 응."]

북한이 경비에 특별히 신경 쓰는 김일성, 김정일의 서거일.

올해는 주민들의 야간 통행까지 금지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단속을 빌미로 주민 기강 잡기를 강화한 겁니다.

[북한 주민/음성 변조 : "애도 기간에는 대단하오. 특별경비주간하고. 사람들이 다니는 걸 밤에도 안전원이 나와서 단속하고. 가뜩이나 먹지 못하고 잘 살지 못하는 이곳에서 단속이 얼마나 심한지 그 정도요."]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 위원장 서거일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는데요.

특히 국경 지역에선 예년과 달리 순찰 강화와 더불어 불심 검문도 이루어졌다는 게 북한 주민의 제보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북녘 가족에게 탈북을 권하자 옆에 있던 브로커가 전화기를 가로채 통화를 중단 시키기도 하는데요.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기에 오고 말지 한국에. 계속 살아봐야 그게 그건데.) 여보세요. 그런 험악한 말은 하지 마세요. (험악한 말이라니 무슨 소리예요?) 아니, 형님한테 아무 말이나 막 하니까 하는 소리지. (살기 힘들면 오라는데 그게 잘못된 소리예요?) 아니 어디든 가지도 못하는데 오라 가라 하니까."]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한 주민들은 북중 국경이 개방되기만을 바라며 밀수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음성 변조 : "국경 지역은 기차 이용이 힘들어 육로도 힘들어 과일 농사 안돼 수산물이 없어 남새(채소)도 제대로 없어 쌀이 비싸. 어쨌든 살기 힘든 게 사실인데. 올해 가을부터 얘가(장사꾼) 뭘 했냐 하면 오미자하고 잣하고 이런 걸 거뒀단 말입니다."]

[양정옥/2016년 탈북 : "무역이 그때(8월)부터 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장사꾼들이 잣, 고사리 이런 여러 가지 밀수품들을 많이 쌓아 놓고 있어요. 그럼 어느 순간에 무역이 풀렸다 하면 중국에다 교류해서 쌀도 바꾸고 하려고 하는데 현재 상태는 무역도 막히고 밀수도 막히고 하니까 쌓아 놓고만 있대요."]

비교적 시장이 활성화된 지역에 가서라도 돈을 벌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는데요.

[북한 주민/음성 변조 : "(장사꾼이) 올해 평성도 갔다 오고 원산 쪽에도 갔다 오고 신의주 쪽에도 갔다 오고 여러 번 갔다 와보니까 거긴 밑천만 있고 터만 잡으면 (운송)차만 가지고도 큰소리치면서 살겠더란 말입니다."]

국경 개방 4개월.
희망 고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에도 겨울은 찾아왔고, 주민들엔 또 다른 고충이 생겼습니다.

[북한 주민/음성 변조 : "독감이란 게 여기도 퍼져서 앓는데 아파도 병원에 약이 하나도 없으니까, 장마당에서 파는 약 다 사다가 링거 맞고 하는데 그 주사를 맞자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정말 엄청나게 힘들어하고."]

북한 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여전히 어려운 경제 형편, 점점 조여오는 감시와 통제.

열악한 의료 사정까지.

남쪽에 있는 가족들은 새해엔 이러한 어려움이 조금이나마 해결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최민경/NK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2012년 탈북 : "북한 사람들도 지금은 얼마나 춥겠어요. 먹을 거 없고 땔 것도 없고, 산도 다 벌거숭이예요. 2024년도에는 그래도 시장이 활성화가 돼서 다른 바람이 없어요. 2024년도에는 그래도 농사도 잘 돼 가지고 우리들이 보낸 송금이라도 조금씩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북녘 가족들 역시 남쪽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빕니다.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기서(남한) (어머니) 제사를 지내고 싶어도 (돌아가신) 날짜를 알아야 지내지) 내가 대신 묘소에 올라가서 술 다 부어줘. (감사해요) 어떡하겠어 (사촌)동생이 떨어져 있는데 해줘야지. 일 없소? 동생 앓지 않고 일없으면 우린 걱정이 없어."]

[북한 주민/음성 변조 : "다른 게 없어 언니. 그저 언니 앓지 말고 건강하게 잘 있어."]

2023년 한 해 성과를 과시하고 2024년 새해 과업 전달에 나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전쟁 준비 완성을 위한 전투적 과업’을 언급한 만큼 새해에도 북한 주민들의 삶이 순탄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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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30 08:12:08
    • 수정2023-12-30 09: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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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2023년을 ‘위대한 전환의 해, 위대한 변혁의 해’라고 규정했습니다.

인민 경제 전반이 발전했고 정치, 국방, 외교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건데요.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시선과는 사뭇 다른 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에겐 2023년은 어떤 해였을까요?

저희 <남북의 창> 제작진이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북한의 사정을 짐작게 하는 편지를 어렵게 입수했습니다.

이분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음성은 변조를 했고 편지도 일부 흐리게 했는데요.

북한 주민에게서 듣는 2023년의 북한, 함께 보시죠.

[리포트]

지난 8월, 3년 7개월간 폐쇄했던 국경을 공식 개방한 북한.

중국 화물열차가 일부 지역에선 화물차 운행도 부분 재개됐는데요.

그러나 일반 주민의 경우 여전히 삼엄한 분위기 속에 국경 접근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음성 변조 : "지금 국경은 봉쇄됐다 못해 사람들이 압록강 쪽에 내려가 본 지도 아주 오래됐고 그렇소."]

북한 주민들은 밀무역이 다시 활성화되길 기대했지만 오히려 물건값은 치솟았고, 장마당은 활기를 잃었는데요.

[북한 주민/음성 변조 : "쌀값 비싸지 기름값 비싸지 휘발유값 비싸지. 그다음에 무역이란 게 몽땅 다 막혔지 밀수도 못 하니까 장마당엔 사람들이 없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나가서 장세만 물고 들어오니까 장사도 안하고. 사람들이 다 형편없이 힘들어."]

게다가 북한은 올해 추수 상황을‘전례 없이 좋은 작황’이라고 강조했는데 이 역시 일반 주민들의 몫은 아니라는 게 북녘에 가족을 둔 탈북민의 이야깁니다.

[최영숙/2016년 탈북 : "제가 연락 들은 건 작년에도 어렵게 살았지만 올해도 너무 어려워서 농사 조금 지은 건 다 인민군대 지원이요 돌격대요 주다 보니까 인민들은 먹는 게 없고 (시장에) 나가서 사 먹자니 돈이 없고 사 먹으면 너무 비싸니까. 지금 너무 고난을 겪고 있어요."]

남북의 창 제작진이 입수한 북한 주민의 편지에서도 돌격대 지원사업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삼지연 건설에 투입된 돌격대에게 내의, 신발, 장갑 등 물품을 지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지원될 도시락에 들어갈 반찬의 종류까지 정해줬는데요.

기업소 종업원들과 각 가정에는 금전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막막한 하루하루.

그나마 도움을 청할 곳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가족 뿐입니다.

[최민경/NK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2012년 탈북 : "항간의 소문에는 이제는 백두산 줄기(북한 권력층)가 아니고 한라산 줄기(한국 정착 탈북민)를 찾는대요. 그럴 정도로 여기 3만 4천여 명의 탈북민들이 그나마 한 가닥의 희망이라고 보면 되죠. 그 가족들이. 혈육을 떠나서 제일 밑바닥에 있는 북한 주민들한테 가는 거죠."]

탈북민이 북한에 남은 가족과 어렵게 전화로 연락이 닿을 수는 있는데, 전화 한 번 할 때마다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북한 당국이 전파 탐지기를 동원해 외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색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이유로 대부분 통화는 높은 산에서 이루어집니다.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보세요. 여보세요.) 다른 게 아니고 우리 지금 먼 산에 왔단 말입니다. 우리 넷이 다시 산에 온다는 게 좀."]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보세요. (왜 말 하다가 끊어졌어?) 산이라. 야, 여긴 비온다 지금."]

[양정옥/2016년 탈북 : "산에 올라가서 받는데 거기서는 탐지기에 걸려도 (단속반이) 미처 따라 못 오지만 혹시 집 안에서 할 땐 탐지기에 걸리면 무조건 잡아내고. 한 몇 분, 그저 한 5분 하다 끊었다가 또 어떨 땐 3분 하다 끊었다가 이렇게 끊었다 해야지 연달아서 쭉 하면 탐지기에 잡혀서 안 돼요."]

당장 먹고사는 일이 다급한 만큼 목숨을 걸고서라도 도움을 요청하는 겁니다.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보세요. 기카고. (응) 을 5천 위안(90만 원) 못 맞추니? (응?) 이번에 5천 위안(90만 원) 못 맞추니? (뭐라고 하는지 안 들려. 뭐라지?) 이번에 5천 위안(90만 원) 못 맞춰? (5천 위안(90만 원) 맞춰 달라고?) 응. (오빠, 내일 내가 꼭 5천 위안(90만 원) 맞춰서 보내니까. 근심하지 말고 받아서 가.) 응."]

북한이 경비에 특별히 신경 쓰는 김일성, 김정일의 서거일.

올해는 주민들의 야간 통행까지 금지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단속을 빌미로 주민 기강 잡기를 강화한 겁니다.

[북한 주민/음성 변조 : "애도 기간에는 대단하오. 특별경비주간하고. 사람들이 다니는 걸 밤에도 안전원이 나와서 단속하고. 가뜩이나 먹지 못하고 잘 살지 못하는 이곳에서 단속이 얼마나 심한지 그 정도요."]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 위원장 서거일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는데요.

특히 국경 지역에선 예년과 달리 순찰 강화와 더불어 불심 검문도 이루어졌다는 게 북한 주민의 제보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북녘 가족에게 탈북을 권하자 옆에 있던 브로커가 전화기를 가로채 통화를 중단 시키기도 하는데요.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기에 오고 말지 한국에. 계속 살아봐야 그게 그건데.) 여보세요. 그런 험악한 말은 하지 마세요. (험악한 말이라니 무슨 소리예요?) 아니, 형님한테 아무 말이나 막 하니까 하는 소리지. (살기 힘들면 오라는데 그게 잘못된 소리예요?) 아니 어디든 가지도 못하는데 오라 가라 하니까."]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한 주민들은 북중 국경이 개방되기만을 바라며 밀수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음성 변조 : "국경 지역은 기차 이용이 힘들어 육로도 힘들어 과일 농사 안돼 수산물이 없어 남새(채소)도 제대로 없어 쌀이 비싸. 어쨌든 살기 힘든 게 사실인데. 올해 가을부터 얘가(장사꾼) 뭘 했냐 하면 오미자하고 잣하고 이런 걸 거뒀단 말입니다."]

[양정옥/2016년 탈북 : "무역이 그때(8월)부터 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장사꾼들이 잣, 고사리 이런 여러 가지 밀수품들을 많이 쌓아 놓고 있어요. 그럼 어느 순간에 무역이 풀렸다 하면 중국에다 교류해서 쌀도 바꾸고 하려고 하는데 현재 상태는 무역도 막히고 밀수도 막히고 하니까 쌓아 놓고만 있대요."]

비교적 시장이 활성화된 지역에 가서라도 돈을 벌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는데요.

[북한 주민/음성 변조 : "(장사꾼이) 올해 평성도 갔다 오고 원산 쪽에도 갔다 오고 신의주 쪽에도 갔다 오고 여러 번 갔다 와보니까 거긴 밑천만 있고 터만 잡으면 (운송)차만 가지고도 큰소리치면서 살겠더란 말입니다."]

국경 개방 4개월.
희망 고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에도 겨울은 찾아왔고, 주민들엔 또 다른 고충이 생겼습니다.

[북한 주민/음성 변조 : "독감이란 게 여기도 퍼져서 앓는데 아파도 병원에 약이 하나도 없으니까, 장마당에서 파는 약 다 사다가 링거 맞고 하는데 그 주사를 맞자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정말 엄청나게 힘들어하고."]

북한 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여전히 어려운 경제 형편, 점점 조여오는 감시와 통제.

열악한 의료 사정까지.

남쪽에 있는 가족들은 새해엔 이러한 어려움이 조금이나마 해결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최민경/NK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2012년 탈북 : "북한 사람들도 지금은 얼마나 춥겠어요. 먹을 거 없고 땔 것도 없고, 산도 다 벌거숭이예요. 2024년도에는 그래도 시장이 활성화가 돼서 다른 바람이 없어요. 2024년도에는 그래도 농사도 잘 돼 가지고 우리들이 보낸 송금이라도 조금씩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북녘 가족들 역시 남쪽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빕니다.

[탈북민과 북한 주민간 통화/음성 변조 : "(여기서(남한) (어머니) 제사를 지내고 싶어도 (돌아가신) 날짜를 알아야 지내지) 내가 대신 묘소에 올라가서 술 다 부어줘. (감사해요) 어떡하겠어 (사촌)동생이 떨어져 있는데 해줘야지. 일 없소? 동생 앓지 않고 일없으면 우린 걱정이 없어."]

[북한 주민/음성 변조 : "다른 게 없어 언니. 그저 언니 앓지 말고 건강하게 잘 있어."]

2023년 한 해 성과를 과시하고 2024년 새해 과업 전달에 나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전쟁 준비 완성을 위한 전투적 과업’을 언급한 만큼 새해에도 북한 주민들의 삶이 순탄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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