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배드파더스’ 운영자 유죄 확정

입력 2024.01.04 (10:24) 수정 2024.01.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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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파더스(Bad Fathers)'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구본창(61) 씨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오늘(4일)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 토론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배드파더스 사이트에서의 신상공개 등이) 사적 제재 수단의 일환에 가깝고, 양육비 채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배드파더스의 신상공개가 "공개 여부 결정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이나 양육비 채무자에 대한 사전 확인절차를 두지 않았고, 양육비를 지급할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또 "배드파더스에 공개된 신상정보인 얼굴 사진과 구체적인 직장명, 전화번호는 공개될 경우 양육비채무자가 입게 되는 피해의 정도가 매우 크다"며 "반면 운영진 측은 익명 처리된 자료 제공이나 통계수치의 제시 등 자료로도 양육비 미지급 문제의 공론화가 가능하고, 상세한 개인정보를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구 씨는 2018년 9∼10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 5명의 사진을 포함한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피해자 5명이 검찰에 구 씨를 직접 고소해 수사가 시작됐고 실제로 구 씨가 공개한 대상자는 더 많습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배심원 7명도 전부 무죄로 평결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구 씨의 행위가 '사적 제재'로서 현행법에 어긋난다며 유죄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다만 범행 경위에 참작할 점이 있다며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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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4 10:24:33
    • 수정2024-01-04 11:03:05
    사회
'배드파더스(Bad Fathers)'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구본창(61) 씨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오늘(4일)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 토론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배드파더스 사이트에서의 신상공개 등이) 사적 제재 수단의 일환에 가깝고, 양육비 채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배드파더스의 신상공개가 "공개 여부 결정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이나 양육비 채무자에 대한 사전 확인절차를 두지 않았고, 양육비를 지급할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또 "배드파더스에 공개된 신상정보인 얼굴 사진과 구체적인 직장명, 전화번호는 공개될 경우 양육비채무자가 입게 되는 피해의 정도가 매우 크다"며 "반면 운영진 측은 익명 처리된 자료 제공이나 통계수치의 제시 등 자료로도 양육비 미지급 문제의 공론화가 가능하고, 상세한 개인정보를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구 씨는 2018년 9∼10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 5명의 사진을 포함한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피해자 5명이 검찰에 구 씨를 직접 고소해 수사가 시작됐고 실제로 구 씨가 공개한 대상자는 더 많습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배심원 7명도 전부 무죄로 평결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구 씨의 행위가 '사적 제재'로서 현행법에 어긋난다며 유죄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다만 범행 경위에 참작할 점이 있다며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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