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승 비결은 수비…방패로 때린다는 프로농구 SK

입력 2024.01.1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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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부터 이달 9일까지 프로농구 SK는 12경기를 치렀다.

12경기에서 SK는 평균 80.1점을 득점했다. 주목받을 수치는 아니다.

이 기간 프로농구 10팀 평균(81.8점)보다 떨어졌다. 1위 원주 DB(90.2점)와 차이는 10점이 넘는다.

그런데도 SK는 12연승을 달렸다.

10승 8패였던 성적은 22승 8패가 돼 2위로 올라섰다. 3위 수원 kt(19승 11패)와 격차를 어느새 3경기로 벌렸다.

또 DB(25승 6패)를 2경기 차로 추격해 선두 탈환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SK 상승세의 비결은 수비력이다. 연승 기간 SK는 평균 실점을 69.2점으로 억제했다.

70점 이하 실점을 기록한 팀은 SK뿐이었다.

창원 LG가 79점을 실점해 뒤를 이었다. SK보다 약 10점을 더 내준 것이다.

12경기에서 SK를 상대한 팀들은 평균적으로 필드골 성공률이 38%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상대 3점 성공률을 27.6%까지 낮춘 외곽 수비력이 돋보였다.

전희철 감독은 최근 SK의 경기를 돌아보며 '방패로 때린다'고 평가했다.

전 감독은 지난 5일 고양 소노를 87-61로 꺾고 10연승을 확정한 후 "방패로 때리고 다니는 SK"라고 흡족해했다.

이 경기에서 소노는 SK의 압박 수비에 고전해 3점 37개를 던졌으나 29개를 놓쳤다.

외곽 수비가 강해진 건 최근 최원혁의 출전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원혁은 대인 수비와 팀 수비 모두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지만, 공격력은 약점으로 꼽힌다.

개막 후 지난해 12월 12일 DB전까지 평균 18분가량 뛴 최원혁은 12연승 기간에는 26분이나 코트를 누볐다.

가드 포지션인데도 26분 만에 4.1리바운드를 챙기고 1.4스틸까지 보태며 SK의 수비를 이끌었다.

최원혁이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출전 시간이 줄어든 선수는 SK의 간판이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김선형이다.

지난 시즌 KBL 최고 가드로 우뚝 선 김선형의 출전 시간은 연승 전 27분에서 20분으로 뚝 떨어졌다.

'돌격대장' 김선형의 위력이 지난 시즌보다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전 감독이 공격보다 수비에 힘을 주고 시즌을 운영한다는 방증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평균 30분을 소화한 김선형은 데뷔 이래 최고인 16.3점 6.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등 비시즌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력 관리가 어려웠던 올 시즌에는 9.8점 4.8어시스트로 수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야심 차게 영입한 빅맨 오세근마저 공격력이 무뎌졌다. 지난 시즌 13.3점 6.4리바운드를 올린 오세근은 SK 유니폼을 입고서는 8.5점 5.4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프로농구 최고 가드-빅맨으로 꼽히던 듀오가 기대했던 공격력을 뽐내지 못하지만 '수비'를 우선순위로 두고 팀 전략을 전환한 전 감독의 선택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감독 체제의 SK는 지난 시즌 막판에도 9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타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9연승 기간에는 공격이 폭발했다. 평균 86.8점을 폭발했고, 경기 당 속공만 7개가량 성공하며 SK 특유의 '빠른 농구'를 선보였다.

한 시즌 만에 '수비팀'으로 변모한 SK지만 아직 프로농구 최고 방패라고 언급하긴 어렵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LG는 올 시즌 전체를 통틀어 평균 76.26점을 실점했다. SK의 실점은 76.33점이다.

지난 9일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이례적인 저득점 경기가 나왔다. SK가 64-57로 LG를 꺾었다.

지난해 11월 초 두 팀의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진흙탕 경기'가 펼쳐졌다.

이때는 SK가 굴욕을 당했다. 당시 LG(69점)의 수비력에 꽁꽁 묶여 50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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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0 12:52:05
    연합뉴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9일까지 프로농구 SK는 12경기를 치렀다.

12경기에서 SK는 평균 80.1점을 득점했다. 주목받을 수치는 아니다.

이 기간 프로농구 10팀 평균(81.8점)보다 떨어졌다. 1위 원주 DB(90.2점)와 차이는 10점이 넘는다.

그런데도 SK는 12연승을 달렸다.

10승 8패였던 성적은 22승 8패가 돼 2위로 올라섰다. 3위 수원 kt(19승 11패)와 격차를 어느새 3경기로 벌렸다.

또 DB(25승 6패)를 2경기 차로 추격해 선두 탈환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SK 상승세의 비결은 수비력이다. 연승 기간 SK는 평균 실점을 69.2점으로 억제했다.

70점 이하 실점을 기록한 팀은 SK뿐이었다.

창원 LG가 79점을 실점해 뒤를 이었다. SK보다 약 10점을 더 내준 것이다.

12경기에서 SK를 상대한 팀들은 평균적으로 필드골 성공률이 38%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상대 3점 성공률을 27.6%까지 낮춘 외곽 수비력이 돋보였다.

전희철 감독은 최근 SK의 경기를 돌아보며 '방패로 때린다'고 평가했다.

전 감독은 지난 5일 고양 소노를 87-61로 꺾고 10연승을 확정한 후 "방패로 때리고 다니는 SK"라고 흡족해했다.

이 경기에서 소노는 SK의 압박 수비에 고전해 3점 37개를 던졌으나 29개를 놓쳤다.

외곽 수비가 강해진 건 최근 최원혁의 출전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원혁은 대인 수비와 팀 수비 모두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지만, 공격력은 약점으로 꼽힌다.

개막 후 지난해 12월 12일 DB전까지 평균 18분가량 뛴 최원혁은 12연승 기간에는 26분이나 코트를 누볐다.

가드 포지션인데도 26분 만에 4.1리바운드를 챙기고 1.4스틸까지 보태며 SK의 수비를 이끌었다.

최원혁이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출전 시간이 줄어든 선수는 SK의 간판이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김선형이다.

지난 시즌 KBL 최고 가드로 우뚝 선 김선형의 출전 시간은 연승 전 27분에서 20분으로 뚝 떨어졌다.

'돌격대장' 김선형의 위력이 지난 시즌보다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전 감독이 공격보다 수비에 힘을 주고 시즌을 운영한다는 방증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평균 30분을 소화한 김선형은 데뷔 이래 최고인 16.3점 6.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등 비시즌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력 관리가 어려웠던 올 시즌에는 9.8점 4.8어시스트로 수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야심 차게 영입한 빅맨 오세근마저 공격력이 무뎌졌다. 지난 시즌 13.3점 6.4리바운드를 올린 오세근은 SK 유니폼을 입고서는 8.5점 5.4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프로농구 최고 가드-빅맨으로 꼽히던 듀오가 기대했던 공격력을 뽐내지 못하지만 '수비'를 우선순위로 두고 팀 전략을 전환한 전 감독의 선택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감독 체제의 SK는 지난 시즌 막판에도 9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타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9연승 기간에는 공격이 폭발했다. 평균 86.8점을 폭발했고, 경기 당 속공만 7개가량 성공하며 SK 특유의 '빠른 농구'를 선보였다.

한 시즌 만에 '수비팀'으로 변모한 SK지만 아직 프로농구 최고 방패라고 언급하긴 어렵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LG는 올 시즌 전체를 통틀어 평균 76.26점을 실점했다. SK의 실점은 76.33점이다.

지난 9일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이례적인 저득점 경기가 나왔다. SK가 64-57로 LG를 꺾었다.

지난해 11월 초 두 팀의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진흙탕 경기'가 펼쳐졌다.

이때는 SK가 굴욕을 당했다. 당시 LG(69점)의 수비력에 꽁꽁 묶여 50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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