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한라산 조난 사고…구조견 ‘초롱’과 ‘강호’ 맹활약

입력 2024.01.15 (14:44) 수정 2024.01.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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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 진행된 구조견 훈련 모습오늘(15일) 진행된 구조견 훈련 모습

제주의 한 폐건물 안. 인명 구조견 '강호'가 열심히 무언가를 찾습니다. 좀처럼 멈추지 않고 코를 킁킁대며 쉴 새 없이 뛰어다닙니다. 벽돌 조각, 스티로폼이 널브러진 잔해 위에서 멈춰 서더니 곧이어 짖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체취를 맡은 겁니다. 건물 지하 구석에서 나무판자로 가리고 숨은 사람을 향해 건물이 떠나가도록 짖었습니다.

오늘(15일) 오전, 제주의 한 폐건물 지하에서 건물 붕괴 상황을 가정한 인명 구조 훈련이 펼쳤습니다. 제주 119 구조견 2두와 한국인명구조견협회 구조견 10두도 이번 훈련에 함께했습니다. 한국인명구조견협회 구조견들은 이 훈련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온 겁니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다른 지역 구조견과 함께 진행된 '민관합동 훈련'이었습니다. 다양한 재난 상황에 대비한, 공조 체계 구축도 이뤄졌습니다.

강찬우 119구조견대 핸들러는 "이번 합동 훈련을 통해, 실종자 수색이 필요한 대규모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다른 지역 구조견 파견을 요청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서로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제주 119 인명 구조견 '초롱· 강호' 구조 현장서 맹활약


9살 된 초롱이를 포함해 제주소방안전본부에는 인명 구조견 2마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리트리버와 셰퍼드 종인 '초롱','강호'인데요. 2019년부터 투입된 초롱이는 90건의 출동을 척척 해냈습니다. 지난해부터 투입된 강호도 40건 넘는 출동 현장을 뛰어다녔습니다.

특히 강호는 민첩한 성격이라서 산악 수색에 특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올해 말 은퇴를 앞 초롱이는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는 '지구력'이 좋습니다.

강호와 초롱이의 활약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한라산 탐방 중 길을 잃은 70대 여성을 신고 2시간 만에 찾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오름 등반에 나섰다가 길을 잃은 60대 등반객 3명을 1시간 만에 발견했습니다.

지난 5월 오름 등반객 구조한 119 구조견 (화면제공 : 제주도소방안전본부)지난 5월 오름 등반객 구조한 119 구조견 (화면제공 :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주에 온 관광객이 길을 잃거나 고령의 노인이 치매 증상 등으로 실종될 때마다 인명 구조견 '초롱이와 강호'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작성한 감사의 글관광객이 작성한 감사의 글

■ 전국에 35마리 현장서 맹활약…'초기' 투입 중요

구조견 훈련 모습 (화면제공: 제주도소방안전본부)구조견 훈련 모습 (화면제공: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구조견은 사람보다 약 만 배 이상 후각이 뛰어 납니다. 청각도 사람보다 40배 이상 예민해 인명 구조 활동에 큰 힘이 됩니다.

구조견과 훈련대원인 핸들러의 교감이 필수적인 만큼 훈련 과정도 까다롭습니다. 한 대원씩 구조견을 맡아 낯선 환경 적응 훈련, 복종 훈련 등을 함께합니다.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구조견들은 핸들러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핸들러가 '찾아'라고 이야기하면, 이를 곧바로 이행할 수 있는 그 누구보다 친밀한 상태가 되어가는 거죠.

움직이지 않는 사람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도록 훈련된 구조견들이지만, 이들의 투입 시기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강찬우 119구조견대 핸들러는 "수색이 장기화됐을 때 구조견이 투입되면 많은 사람의 냄새와 흔적으로 방해된다"며 "수색 시 구조견을 초기에 투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훈련하는 119 구조견 (화면제공: 제주도소방안전본부)훈련하는 119 구조견 (화면제공: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또한, 넓은 현장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구조견들을 매 순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하는 게 핸들러의 업무 중 하나입니다. 강찬우 119구조견대 핸들러는 "아침마다 구조견들의 모습이 어제와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고, 이상 증상을 보이면 수시로 사진을 찍고, 동물병원에 연락한다"고 말했습니다.

매년 정기 검진도 꼼꼼히 챙깁니다. 핸들러에겐 초롱이와 강호가 이제는 가족이나 다름 없습니다.

사람 목숨을 구하는 데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구조견은 전국에 35마리, 8천 건 넘는 출동을 통해 598명을 전국 각지에서 구조했습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구조견들은 실종자 수색에 나서며, 어엿한 구조대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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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 진행된 구조견 훈련 모습
제주의 한 폐건물 안. 인명 구조견 '강호'가 열심히 무언가를 찾습니다. 좀처럼 멈추지 않고 코를 킁킁대며 쉴 새 없이 뛰어다닙니다. 벽돌 조각, 스티로폼이 널브러진 잔해 위에서 멈춰 서더니 곧이어 짖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체취를 맡은 겁니다. 건물 지하 구석에서 나무판자로 가리고 숨은 사람을 향해 건물이 떠나가도록 짖었습니다.

오늘(15일) 오전, 제주의 한 폐건물 지하에서 건물 붕괴 상황을 가정한 인명 구조 훈련이 펼쳤습니다. 제주 119 구조견 2두와 한국인명구조견협회 구조견 10두도 이번 훈련에 함께했습니다. 한국인명구조견협회 구조견들은 이 훈련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온 겁니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다른 지역 구조견과 함께 진행된 '민관합동 훈련'이었습니다. 다양한 재난 상황에 대비한, 공조 체계 구축도 이뤄졌습니다.

강찬우 119구조견대 핸들러는 "이번 합동 훈련을 통해, 실종자 수색이 필요한 대규모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다른 지역 구조견 파견을 요청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서로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제주 119 인명 구조견 '초롱· 강호' 구조 현장서 맹활약


9살 된 초롱이를 포함해 제주소방안전본부에는 인명 구조견 2마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리트리버와 셰퍼드 종인 '초롱','강호'인데요. 2019년부터 투입된 초롱이는 90건의 출동을 척척 해냈습니다. 지난해부터 투입된 강호도 40건 넘는 출동 현장을 뛰어다녔습니다.

특히 강호는 민첩한 성격이라서 산악 수색에 특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올해 말 은퇴를 앞 초롱이는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는 '지구력'이 좋습니다.

강호와 초롱이의 활약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한라산 탐방 중 길을 잃은 70대 여성을 신고 2시간 만에 찾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오름 등반에 나섰다가 길을 잃은 60대 등반객 3명을 1시간 만에 발견했습니다.

지난 5월 오름 등반객 구조한 119 구조견 (화면제공 :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주에 온 관광객이 길을 잃거나 고령의 노인이 치매 증상 등으로 실종될 때마다 인명 구조견 '초롱이와 강호'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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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 35마리 현장서 맹활약…'초기' 투입 중요

구조견 훈련 모습 (화면제공: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구조견은 사람보다 약 만 배 이상 후각이 뛰어 납니다. 청각도 사람보다 40배 이상 예민해 인명 구조 활동에 큰 힘이 됩니다.

구조견과 훈련대원인 핸들러의 교감이 필수적인 만큼 훈련 과정도 까다롭습니다. 한 대원씩 구조견을 맡아 낯선 환경 적응 훈련, 복종 훈련 등을 함께합니다.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구조견들은 핸들러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핸들러가 '찾아'라고 이야기하면, 이를 곧바로 이행할 수 있는 그 누구보다 친밀한 상태가 되어가는 거죠.

움직이지 않는 사람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도록 훈련된 구조견들이지만, 이들의 투입 시기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강찬우 119구조견대 핸들러는 "수색이 장기화됐을 때 구조견이 투입되면 많은 사람의 냄새와 흔적으로 방해된다"며 "수색 시 구조견을 초기에 투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훈련하는 119 구조견 (화면제공: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또한, 넓은 현장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구조견들을 매 순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하는 게 핸들러의 업무 중 하나입니다. 강찬우 119구조견대 핸들러는 "아침마다 구조견들의 모습이 어제와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고, 이상 증상을 보이면 수시로 사진을 찍고, 동물병원에 연락한다"고 말했습니다.

매년 정기 검진도 꼼꼼히 챙깁니다. 핸들러에겐 초롱이와 강호가 이제는 가족이나 다름 없습니다.

사람 목숨을 구하는 데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구조견은 전국에 35마리, 8천 건 넘는 출동을 통해 598명을 전국 각지에서 구조했습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구조견들은 실종자 수색에 나서며, 어엿한 구조대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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