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도 너무 먼 병원’…억을 줘도 못 구하는 의사

입력 2024.01.15 (18:18) 수정 2024.01.15 (18: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환자방'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암이나 큰 병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의료 상경'을 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머무는 숙박시설입니다.

2022년 기준, 서울 상급 종합병원 5곳에서 상경 치료를 받은 비수도권 환자는 70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이 의료 상경을 하는 이유, 몇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지역 의료진 부족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연봉 4억원을 줘도 의사를 구할 수 있을까 말까한 상황이니까요.

지역에 따라선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 불리는 보건소마저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전국 천2백여 개 보건지소 가운데 공보의가 없는 곳만 340곳.

갈수록 심해지는 지역 의료 공백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아파도 병원 한번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의료 소외지역 주민들의 실상을 살펴봅니다.

이청초 기잡니다.

[리포트]

시내버스도 안 다니는 강원도 소양호 깊숙한 산골마을.

70대 노부부가 큰 맘 먹고 병원길에 나섰습니다.

꼬부랑 산길을 돌고 돌아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마경수/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 "다치던 날이 토요일, 일요일이 껴가지고. 그래가지고 월요일날 사흘동안(기다렸다) 병원에 왔는데 아주 아파서 화장실도 잘 못 가고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그랬지."]

16개월 딸을 둔 이 엄마가 사는 강원도 평창에는 민간 소아과가 없습니다.

다행히 보건소에 소아과가 있긴 하지만, 아이가 평일에만 아플리 없습니다.

[전유민/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 "하필이면 금요일부터 아프기 시작해요. 금요일 저녁부터. 저희는 강릉에 주말에 진료 보는 병원이 있어가지고 그쪽으로 이용하는데 오픈런을 해 봤어요."]

모두 지방의 의사 부족 때문입니다.

특히, 의료원은 더 심각합니다.

강원 속초의료원은 연봉을 4억 원까지 올리고서야 겨우 의사를 구했습니다.

충북 단양의 의료원은 연봉 4억 2천만 원에 아파트와 별장까지 내걸었습니다.

[박현정/강원특별자치도 공공의료과장 : "공고는 거의 연중 상시로 내고 있고요. (연봉) 상한액이 지금 매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그 연봉액으로도 의료진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다른 문제는 응급의학과나 소아과 같은 힘들고 돈이 안되는 진료과목은 대학에서부터 외면받고 있어 지방의 필수의료 공백을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멀어도 너무 먼 병원’…억을 줘도 못 구하는 의사
    • 입력 2024-01-15 18:18:44
    • 수정2024-01-15 18:42:10
    뉴스 6
[앵커]

'환자방'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암이나 큰 병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의료 상경'을 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머무는 숙박시설입니다.

2022년 기준, 서울 상급 종합병원 5곳에서 상경 치료를 받은 비수도권 환자는 70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이 의료 상경을 하는 이유, 몇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지역 의료진 부족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연봉 4억원을 줘도 의사를 구할 수 있을까 말까한 상황이니까요.

지역에 따라선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 불리는 보건소마저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전국 천2백여 개 보건지소 가운데 공보의가 없는 곳만 340곳.

갈수록 심해지는 지역 의료 공백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아파도 병원 한번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의료 소외지역 주민들의 실상을 살펴봅니다.

이청초 기잡니다.

[리포트]

시내버스도 안 다니는 강원도 소양호 깊숙한 산골마을.

70대 노부부가 큰 맘 먹고 병원길에 나섰습니다.

꼬부랑 산길을 돌고 돌아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마경수/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 "다치던 날이 토요일, 일요일이 껴가지고. 그래가지고 월요일날 사흘동안(기다렸다) 병원에 왔는데 아주 아파서 화장실도 잘 못 가고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그랬지."]

16개월 딸을 둔 이 엄마가 사는 강원도 평창에는 민간 소아과가 없습니다.

다행히 보건소에 소아과가 있긴 하지만, 아이가 평일에만 아플리 없습니다.

[전유민/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 "하필이면 금요일부터 아프기 시작해요. 금요일 저녁부터. 저희는 강릉에 주말에 진료 보는 병원이 있어가지고 그쪽으로 이용하는데 오픈런을 해 봤어요."]

모두 지방의 의사 부족 때문입니다.

특히, 의료원은 더 심각합니다.

강원 속초의료원은 연봉을 4억 원까지 올리고서야 겨우 의사를 구했습니다.

충북 단양의 의료원은 연봉 4억 2천만 원에 아파트와 별장까지 내걸었습니다.

[박현정/강원특별자치도 공공의료과장 : "공고는 거의 연중 상시로 내고 있고요. (연봉) 상한액이 지금 매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그 연봉액으로도 의료진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다른 문제는 응급의학과나 소아과 같은 힘들고 돈이 안되는 진료과목은 대학에서부터 외면받고 있어 지방의 필수의료 공백을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