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잃어버린 30년이라더니…‘불장’된 일본 증시 대체 무슨일?

입력 2024.01.18 (12:39) 수정 2024.01.18 (12: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잃어버린 일본의 30년, 이젠 끝난 걸까요?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 주식시장은 왜 하락하는 것인지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본증시 강세가 눈에 띕니다.

그동안 일본 증시는 관심 없지 않았나요?

[기자]

일본 증시를 무시했던 건 사실입니다.

실제로 증시 활황과 별개로 물가가 많이 오르고 실질임금이 내리면서 일본도 서민이 힘든 상황입니다.

다만, 일본 증시가 최근 갑자기 오른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착시현상입니다.

일본 증시가 더 안 좋았던 것은 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에 2010년대 초반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아베 전 일본 총리가 2기 집권을 시작한 것이 지난 2012년 말인데요.

그 이후 지난해까지 11년간 닛케이 지수가 200% 넘게 올랐는데 코스피는 2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아베 전 총리가 주가 부양에서는 성공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일본 증시가 다시 살아났다는 말은 좀 늦은 이야기입니다.

저러다 말겠지 했지만, 강한 기세로 오른 건 사실입니다.

[앵커]

일본 증시가 어디까지 올라온 거예요?

[기자]

올해에만 6% 올랐고요, 지난해에도 30% 가까이 코스피의 두 배를 올랐습니다.

올들어 어제까지 닛케이지수는 6%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9.2% 하락했고요.

미 S&P500은 0%, 홍콩 항셍지수는 10.4% 내렸습니다.

아베 집권 이후 11년간 닛케이 지수는 약 3배가 됐습니다.

1989년에 기록했던 3만 8천 대를 아직은 완전히 회복은 못 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해인 1990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34년 만에 역사적 고가, 어떤 업종에서 많이 올랐나요?

[기자]

일본은 소부장, 즉 소재부품장비 강국이라고 합니다.

반도체 장비회사인 어드반테스트가 1년새 130%, 반도체 소재회사인 신에츠화학도 1년간 70% 가량 올랐습니다.

대표적인 자동차주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도 1년간 30% 가량 올랐습니다.

최근 자회사인 다이하츠가 수십 년 간 충돌시험 조작한 사실이 들통나서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사실 일본 증시가 지난해 상반기에 반도체와 기술 기업 위주로 올랐다가 하반기에는 잠잠했는데요.

최근엔 전에 안 올랐던 종목인 헬스케어, 부동산, 기계 등의 다른 업종으로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서 이탈한 외국인들이 일본 증시로 가는 건가요?

일본 주식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많이 삽니까?

[기자]

일단 일본인들은 그동안 주식 투자를 꺼려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NISA라는 소액 비과세투자제도를 확대했습니다.

일본인들도 투자 열풍에 뛰어들고 있고요.

또 외국인들도 몰려서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올해만 지난 12일 기준으로 약 700억 원 이상 투자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앵커]

특히 워런 버핏.

2년 전부터 일본 상사 주식 사들였는데, 버핏은 왜 상사에 주목했을까요?

[기자]

다른 일본 기업들처럼 저평가돼 있었고요.

일본 상사들이 주력한 것이 해외 자원개발입니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이런 원자재가격들이 상승하면서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버핏의 회사도 투자금 두 배 가량을 번 거로 추정됩니다.

버핏의 버크셔해서워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0억 달러, 우리 돈 26조 원대의 일본 5대 상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이 상사들 지분을 평균 8.5% 가지고 있다고 공시했는데 이후에도 사들이고 있다는 상사 측 인터뷰가 최근에 있었습니다.

[앵커]

외국인 투자자들 매수세에 엔저도 영향을 줬을까요?

[기자]

엔저가 분명히 영향을 줬습니다.

엔저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졌고, 언젠가 엔이 재평가되면 주식가격도 달러화 표시로 분명히 오를테니까요.

올들어 일본 주가가 더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2%대 중반 물가를 기록하면서 물가 때문에 일본이 엔저를 포기한다는 시나리오가 기각됐기 때문입니다.

[앵커]

일본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수정해서 금리 올라가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일본 증시도 조정받지 않을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주가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나선 점이 변수입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상장사 3천여 곳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PBR, 즉 주가순자산비율이 1이 안되는 경우 주가를 끌어올릴 방안을 공시라라는 것입니다.

풀어서 말하면 회사 주식 총 가치가 그 회사의 장부상 가치도 안 될 정도라면 주가를 올리라는 말입니다.

당국이 이렇게 나서면서 이른바 행동주의 펀드들도 회사들을 향해서 주주환원정책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우리처럼 제대로 배당을 안 해서 저평가된 주식들이 많았는데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이런 제도는 우리도 좀 필요한 거 아닌가요?

[기자]

우리 정부도 금투세 폐지나 공매도 금지 등의 주가 부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부 회사는 상속세를 줄일 목적으로 주가를 억누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주환원이 제대로 안 되는 점들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입니다.

하나의 재벌이 여러 기업을 상장해서 벌어지는 이해충돌 문제 등 지배구조를 바로잡아야 주가도 올릴 수 있습니다.

일본이 주가 부양에는 성공했지만 기시자 수상 지지율이 급락한 것처럼, 단순 주가 부양이 정책목표가 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앵커]

우리 증시 볼까요.

10거래일 연속 하락.

새해 들어 왜 이렇게 부진한 겁니까?

명확한 악재가 없이 빠지니까 더 불안해서요.

[기자]

일단 오늘 오전 코스피는 강보합으로 장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제까지 낙폭이 컸습니다.

사실 일본 빼고 여러 나라 증시가 좋지 않습니다.

글로벌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연말에 많이 오른 것에 대한 차익실현도 있을 겁니다.

[앵커]

어제는 특히 코스피가 과도하게 빠졌잖아요.

우리 만의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기자]

우리만의 문제라면 우선 삼성전자 엘지엔솔 등 간판기업의 실적 충격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임원의 올해 연봉을 동결했다는 발표까지 했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더 크게 영향을 받는 지정학적 위기도 문제입니다.

북한의 대한민국 주적 발언, 미국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 타이완 민진당 재집권에 따른 긴장 강화가 환율 주가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자금도 이탈했습니다.

[앵커]

증권가 올해 우리 증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올해 코스프 예상은 1900에서 2900까지입니다.

무려 1000이나 차이가 있어서 컨센서스가 큰 의미는 없고요.

금리인하 시점과 반도체 경기 개선 여부가 가장 큰 변수였고 최근에는 지정학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in뉴스] 잃어버린 30년이라더니…‘불장’된 일본 증시 대체 무슨일?
    • 입력 2024-01-18 12:39:11
    • 수정2024-01-18 12:51:50
    뉴스 12
[앵커]

잃어버린 일본의 30년, 이젠 끝난 걸까요?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 주식시장은 왜 하락하는 것인지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본증시 강세가 눈에 띕니다.

그동안 일본 증시는 관심 없지 않았나요?

[기자]

일본 증시를 무시했던 건 사실입니다.

실제로 증시 활황과 별개로 물가가 많이 오르고 실질임금이 내리면서 일본도 서민이 힘든 상황입니다.

다만, 일본 증시가 최근 갑자기 오른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착시현상입니다.

일본 증시가 더 안 좋았던 것은 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에 2010년대 초반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아베 전 일본 총리가 2기 집권을 시작한 것이 지난 2012년 말인데요.

그 이후 지난해까지 11년간 닛케이 지수가 200% 넘게 올랐는데 코스피는 2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아베 전 총리가 주가 부양에서는 성공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일본 증시가 다시 살아났다는 말은 좀 늦은 이야기입니다.

저러다 말겠지 했지만, 강한 기세로 오른 건 사실입니다.

[앵커]

일본 증시가 어디까지 올라온 거예요?

[기자]

올해에만 6% 올랐고요, 지난해에도 30% 가까이 코스피의 두 배를 올랐습니다.

올들어 어제까지 닛케이지수는 6%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9.2% 하락했고요.

미 S&P500은 0%, 홍콩 항셍지수는 10.4% 내렸습니다.

아베 집권 이후 11년간 닛케이 지수는 약 3배가 됐습니다.

1989년에 기록했던 3만 8천 대를 아직은 완전히 회복은 못 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해인 1990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34년 만에 역사적 고가, 어떤 업종에서 많이 올랐나요?

[기자]

일본은 소부장, 즉 소재부품장비 강국이라고 합니다.

반도체 장비회사인 어드반테스트가 1년새 130%, 반도체 소재회사인 신에츠화학도 1년간 70% 가량 올랐습니다.

대표적인 자동차주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도 1년간 30% 가량 올랐습니다.

최근 자회사인 다이하츠가 수십 년 간 충돌시험 조작한 사실이 들통나서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사실 일본 증시가 지난해 상반기에 반도체와 기술 기업 위주로 올랐다가 하반기에는 잠잠했는데요.

최근엔 전에 안 올랐던 종목인 헬스케어, 부동산, 기계 등의 다른 업종으로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서 이탈한 외국인들이 일본 증시로 가는 건가요?

일본 주식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많이 삽니까?

[기자]

일단 일본인들은 그동안 주식 투자를 꺼려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NISA라는 소액 비과세투자제도를 확대했습니다.

일본인들도 투자 열풍에 뛰어들고 있고요.

또 외국인들도 몰려서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올해만 지난 12일 기준으로 약 700억 원 이상 투자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앵커]

특히 워런 버핏.

2년 전부터 일본 상사 주식 사들였는데, 버핏은 왜 상사에 주목했을까요?

[기자]

다른 일본 기업들처럼 저평가돼 있었고요.

일본 상사들이 주력한 것이 해외 자원개발입니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이런 원자재가격들이 상승하면서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버핏의 회사도 투자금 두 배 가량을 번 거로 추정됩니다.

버핏의 버크셔해서워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0억 달러, 우리 돈 26조 원대의 일본 5대 상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이 상사들 지분을 평균 8.5% 가지고 있다고 공시했는데 이후에도 사들이고 있다는 상사 측 인터뷰가 최근에 있었습니다.

[앵커]

외국인 투자자들 매수세에 엔저도 영향을 줬을까요?

[기자]

엔저가 분명히 영향을 줬습니다.

엔저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졌고, 언젠가 엔이 재평가되면 주식가격도 달러화 표시로 분명히 오를테니까요.

올들어 일본 주가가 더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2%대 중반 물가를 기록하면서 물가 때문에 일본이 엔저를 포기한다는 시나리오가 기각됐기 때문입니다.

[앵커]

일본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수정해서 금리 올라가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일본 증시도 조정받지 않을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주가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나선 점이 변수입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상장사 3천여 곳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PBR, 즉 주가순자산비율이 1이 안되는 경우 주가를 끌어올릴 방안을 공시라라는 것입니다.

풀어서 말하면 회사 주식 총 가치가 그 회사의 장부상 가치도 안 될 정도라면 주가를 올리라는 말입니다.

당국이 이렇게 나서면서 이른바 행동주의 펀드들도 회사들을 향해서 주주환원정책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우리처럼 제대로 배당을 안 해서 저평가된 주식들이 많았는데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이런 제도는 우리도 좀 필요한 거 아닌가요?

[기자]

우리 정부도 금투세 폐지나 공매도 금지 등의 주가 부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부 회사는 상속세를 줄일 목적으로 주가를 억누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주환원이 제대로 안 되는 점들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입니다.

하나의 재벌이 여러 기업을 상장해서 벌어지는 이해충돌 문제 등 지배구조를 바로잡아야 주가도 올릴 수 있습니다.

일본이 주가 부양에는 성공했지만 기시자 수상 지지율이 급락한 것처럼, 단순 주가 부양이 정책목표가 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앵커]

우리 증시 볼까요.

10거래일 연속 하락.

새해 들어 왜 이렇게 부진한 겁니까?

명확한 악재가 없이 빠지니까 더 불안해서요.

[기자]

일단 오늘 오전 코스피는 강보합으로 장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제까지 낙폭이 컸습니다.

사실 일본 빼고 여러 나라 증시가 좋지 않습니다.

글로벌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연말에 많이 오른 것에 대한 차익실현도 있을 겁니다.

[앵커]

어제는 특히 코스피가 과도하게 빠졌잖아요.

우리 만의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기자]

우리만의 문제라면 우선 삼성전자 엘지엔솔 등 간판기업의 실적 충격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임원의 올해 연봉을 동결했다는 발표까지 했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더 크게 영향을 받는 지정학적 위기도 문제입니다.

북한의 대한민국 주적 발언, 미국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 타이완 민진당 재집권에 따른 긴장 강화가 환율 주가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자금도 이탈했습니다.

[앵커]

증권가 올해 우리 증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올해 코스프 예상은 1900에서 2900까지입니다.

무려 1000이나 차이가 있어서 컨센서스가 큰 의미는 없고요.

금리인하 시점과 반도체 경기 개선 여부가 가장 큰 변수였고 최근에는 지정학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