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죽음 내몬 ‘1형 당뇨’…“중증 난치질환 지정 필요”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1.25 (12:43) 수정 2024.01.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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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형 당뇨는 우리에게 소아 당뇨로 익숙하죠.

완치가 어려워 평생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의 고통이 큰데요.

최근에는 이로 인해 일가족이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1형 당뇨는 어떤 병인지, 환자들이 원하는 대책은 무엇인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9일 충남 태안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부가 1형 당뇨를 앓던 9살 딸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데요.

유서에는 딸이 너무 힘들어해 마음이 아프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몬 '1형 당뇨'는 어떤 병일까요.

1형 당뇨는 2형 당뇨와 달리 췌장에서 인슐린이 아예 분비되지 않아 혈당 조절이 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40살 이후에 발병하는 2형 당뇨와 달리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해 흔히 '소아 당뇨'로도 불립니다.

완치가 어려워 평생 치료해야 하며 인슐린 주사 치료도 매일 해야 합니다.

[1형 당뇨 소아 보호자 : "이거는 밥 먹을 때마다 맞는 거고 이거는 아침에 한 번 맞는 그런 거고…"]

부모들은 하루 4번 이상 인슐린 주사를 맞는 어린 자녀들의 고통을 지켜봐야 합니다.

혈당 측정과 인슐린 주입 기기 등에만 한 달에 수십만 원이 들지만 요양급여 적용 대상이 아니라 본인부담금 비율이 30%에 이릅니다.

[손윤기/1형 당뇨 소아 보호자 : "지금 안 그래도 상승세라서 고혈당 알람이 울리잖아요. 인슐린을 주입해야 합니다. 이걸 거의 매일, 평생 해야 하는 겁니다."]

환자 부모들은 1형 당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의 인식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당뇨라고 하면 부모가 식습관 조절을 못 해준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듣는다는 겁니다.

1형 당뇨로 일가족이 숨지자 복지부도 대책을 내놨습니다.

소아·청소년 1형 당뇨 환자의 인슐린 펌프 구입 비용 지원 확대 시기를 3월 말에서 2월 말로 한 달 앞당기기로 한 겁니다.

본인 부담률은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지고 기존 380만 원이 넘었던 경제적 부담도 45만 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이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국내 1형 당뇨 환자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3만 6천여 명이고, 이 가운데 19세 미만 환자는 3천13명입니다.

성인 환자가 90%를 넘습니다.

인슐린 펌프 지원을 성인에게까지 확대해달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환자들은 1형 당뇨를 '중증 난치질환'으로 인정하고 본인 부담을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동네 병원이 아닌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중증으로 인정되지 않다 보니 본인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상급종합병원에서의 본인 부담금은 60% 정도인데, 중증 난치질환으로 인정되면 10%로 크게 줄어듭니다.

환자와 가족들은 1형 당뇨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1형 당뇨 환자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데 당뇨로만 알려져 있다 보니 고통과 어려움에 대한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환자들은 1형 당뇨가 '소아 당뇨'로 불리며 여러 오해와 편견을 낳고 있다고 말합니다.

병의 중증도를 나타낼 수 있도록 '췌도부전증'으로 병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사회의 인식과 경제적 지원까지 환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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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5 12:43:08
    • 수정2024-01-25 13: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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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형 당뇨는 우리에게 소아 당뇨로 익숙하죠.

완치가 어려워 평생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의 고통이 큰데요.

최근에는 이로 인해 일가족이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1형 당뇨는 어떤 병인지, 환자들이 원하는 대책은 무엇인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9일 충남 태안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부가 1형 당뇨를 앓던 9살 딸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데요.

유서에는 딸이 너무 힘들어해 마음이 아프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몬 '1형 당뇨'는 어떤 병일까요.

1형 당뇨는 2형 당뇨와 달리 췌장에서 인슐린이 아예 분비되지 않아 혈당 조절이 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40살 이후에 발병하는 2형 당뇨와 달리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해 흔히 '소아 당뇨'로도 불립니다.

완치가 어려워 평생 치료해야 하며 인슐린 주사 치료도 매일 해야 합니다.

[1형 당뇨 소아 보호자 : "이거는 밥 먹을 때마다 맞는 거고 이거는 아침에 한 번 맞는 그런 거고…"]

부모들은 하루 4번 이상 인슐린 주사를 맞는 어린 자녀들의 고통을 지켜봐야 합니다.

혈당 측정과 인슐린 주입 기기 등에만 한 달에 수십만 원이 들지만 요양급여 적용 대상이 아니라 본인부담금 비율이 30%에 이릅니다.

[손윤기/1형 당뇨 소아 보호자 : "지금 안 그래도 상승세라서 고혈당 알람이 울리잖아요. 인슐린을 주입해야 합니다. 이걸 거의 매일, 평생 해야 하는 겁니다."]

환자 부모들은 1형 당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의 인식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당뇨라고 하면 부모가 식습관 조절을 못 해준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듣는다는 겁니다.

1형 당뇨로 일가족이 숨지자 복지부도 대책을 내놨습니다.

소아·청소년 1형 당뇨 환자의 인슐린 펌프 구입 비용 지원 확대 시기를 3월 말에서 2월 말로 한 달 앞당기기로 한 겁니다.

본인 부담률은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지고 기존 380만 원이 넘었던 경제적 부담도 45만 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이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국내 1형 당뇨 환자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3만 6천여 명이고, 이 가운데 19세 미만 환자는 3천13명입니다.

성인 환자가 90%를 넘습니다.

인슐린 펌프 지원을 성인에게까지 확대해달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환자들은 1형 당뇨를 '중증 난치질환'으로 인정하고 본인 부담을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동네 병원이 아닌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중증으로 인정되지 않다 보니 본인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상급종합병원에서의 본인 부담금은 60% 정도인데, 중증 난치질환으로 인정되면 10%로 크게 줄어듭니다.

환자와 가족들은 1형 당뇨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1형 당뇨 환자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데 당뇨로만 알려져 있다 보니 고통과 어려움에 대한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환자들은 1형 당뇨가 '소아 당뇨'로 불리며 여러 오해와 편견을 낳고 있다고 말합니다.

병의 중증도를 나타낼 수 있도록 '췌도부전증'으로 병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사회의 인식과 경제적 지원까지 환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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