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지역 문화가도 친환경 바람…“지속 가능한 예술로”

[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요즘 친환경을 우선 가치로 두는 기업들이 늘고 있죠.

전북 문화가에서도 환경의 가치를 우선해 지속 가능한 예술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년 넘게 국악기를 만들어 온 김태근 씨.

폐현수막을 둥글게 잘라내, 풀을 먹여 여러 장 겹쳐 붙인 뒤 새로운 디자인을 입힙니다.

하루, 이틀 기다린 뒤 쇠고리를 달아 팽팽하게 조이면 현수막은 악기가 됩니다.

[김태근/타악기 제작업체 대표 : "(현수막이) 굉장히 신축성이 있고 내구성이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악기에 가장 적합했고, 근본적으로 가장 많이 폐기되고 버려지고 있어서 저것을(현수막을) 이용하면 더 경제적이고 더 친환경적인..."]

폐현수막으로 악기를 만들기 위해 연구한 시간만 꼬박 5년.

천연가죽으로 만든 장구나 북의 소리 못지 않게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관리가 편하고 내구성까지 좋아 서울과 부산국악관현악단을 비롯해 여러 연주자와 학교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악기 하나를 만들 때마다 재활용할 수 있는 현수막은 한 장.

그만큼 기존에 악기 소재로 썼던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김태근/타악기 제작업체 대표 : "악기를 하나 만들면 세상에 폐현수막 한 장이 없어지고 더불어 동물의 쓸데없는 희생도 없어지고, 더 나아가서 이 악기를 연주하고 듣는 사람들로 인해서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이 전시장에는 전시 안내서가 필요 없습니다.

관람객들이 휴대폰으로 작품 옆에 붙여 놓은 큐알코드를 찍어 작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주연/관람객 : "종이를 낭비하는 걸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되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 리플렛(전시안내서)에서 한정적으로 담을 수 있는 정보를 QR 코드를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어서..."]

전주문화재단은 ESG 경영을 위한 첫 걸음으로 전시에서 쓰고 버려지는 종이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전시와 교육을 통해 환경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 직원들도 종이 대신 전자 명함을 사용합니다.

[최동진/전주문화재단 미래전략팀 대리 : "남겨져서 버려지는 명함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 조금씩이라도 절약하고, 시민들에게 환경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생태 환경 또는 생태 예술 전시를 계획하고 있고요."]

기후 위기 시대, 환경을 지키기 위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중요해진 요즘.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로 거듭나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들이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VJ 이승식/종합편집:최승리/문자그래픽:김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