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트랙터 이어 택시 시위까지…줄줄이 파업 예고
입력 2024.01.31 (20:46)
수정 2024.01.3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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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에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트랙터로 고속도로를 점령하는 시위가 시작된 지 보름 정도 지났습니다.
택시기사들도 시위를 시작했고 교사노조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서 프랑스 정부뿐 아니라 주변국들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점차 격화되고 있다면서요.
이 시위 언제부터 왜 일어나게 된 거죠?
[기자]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됐습니다.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과 연료비 상승 등으로 불만이 끓어오르던 상황에서 정부가 농업용 연료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농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게 된 건데요,
프랑스 정부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친환경 대책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한 건데, 여기에 유럽연합도 질소 비료 사용을 줄이는 내용의 정책을 내놓자 마침내 농민들이 폭발한 겁니다.
농민들은 친환경 대책을 위해 농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이영 그레고리/전국농민연합 조합원 : "농산물 생산과 관련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과세 중단, 또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요소에 맞설 수 있는 조치들을 요구합니다. (농민들의) 자산 현황,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위를 달래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당초 추진하려던 비도로용 경유 과세 조치를 철회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농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명화 모나리자에 수프를 끼얹는 장면이 최근 크게 화제가 됐는데요.
이 사건도 농민 시위와 관련이 있었던 거죠?
[기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에 여성 2명이 호박 수프를 끼얹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이들은 농업정책이 병들었다면서 프랑스 정부의 농업정책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환경 운동가 :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예술입니까? 아니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단을 누릴 권리입니까?"]
다행히 모나리자 그림은 유리로 덮여 있어서 직접적인 해를 입지는 않았는데요.
모나리자 수프 봉변이 프랑스 농민 시위와 연관돼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농민 시위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은 트랙터로 파리 외곽의 주요 고속도로의 통행을 막고 있는데요.
프랑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 5천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장갑차까지 동원했습니다.
[앵커]
이번 시위가 확산되면서 6년 전 노란 조끼 시위처럼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거 아니냔 우려도 나오는데요?
[기자]
노란 조끼 시위는 2018년에 프랑스에서 시작돼서 당시 마크롱 정부에 대한 전체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시위로 확산됐습니다.
당시에도 처음에는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시작됐는데요.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운수업자들이 노란색 야광 안전 조끼를 입고 시위를 해 노란 조끼가 시위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후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중산층뿐 아니라 공무원까지 합류하게 됐는데요.
루브르 등 대형 미술관과 오페라 극장이 문을 닫고 지하철 운행 중단은 물론이고 샹젤리제 대로 상점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드니 찬/레스토랑 운영자 : "안전을 고려해 내일 가게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파리 경시청이 영업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투석전에 최루탄, 물대포가 등장했고 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구속됐습니다.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여론조사에서도 프랑스 국민 상당수가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했습니다.
마크롱 정부의 최대 위기로 떠올랐던 노란 조끼 시위는 1년 넘게 이어지다가 점차 약화됐습니다.
[앵커]
프랑스에서는 7월 말에 올림픽이 예정돼 있는데, 현재 택시 기사들까지 시위에 나섰다면서요?
다른 파업도 줄줄이 예정돼 있죠?
[기자]
택시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일부러 도로에서 느리게 주행하는 이른바 달팽이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교사 노조와 교통공사 노조까지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교사노조는 다음 달 1일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단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고, 강경으로 분류되는 파리교통공사 노조도 여덟 달 동안 장기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7월 말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기간과도 겹치는데요.
이런 가운데 도로에서 시위를 하던 농민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나면서 프랑스 정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가브리엘 아탈/프랑스 총리 : "다시 한 번 정부와 여러분 모두를 대표해 이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의 연대와 지지를 표하고 싶습니다."]
프랑스 국민 대다수는 농민들의 시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여론조사 업체에 의뢰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시위를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시위는 인근 국가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벨기에와 독일 뿐 아니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도 유럽연합의 과도한 규제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랑스에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트랙터로 고속도로를 점령하는 시위가 시작된 지 보름 정도 지났습니다.
택시기사들도 시위를 시작했고 교사노조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서 프랑스 정부뿐 아니라 주변국들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점차 격화되고 있다면서요.
이 시위 언제부터 왜 일어나게 된 거죠?
[기자]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됐습니다.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과 연료비 상승 등으로 불만이 끓어오르던 상황에서 정부가 농업용 연료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농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게 된 건데요,
프랑스 정부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친환경 대책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한 건데, 여기에 유럽연합도 질소 비료 사용을 줄이는 내용의 정책을 내놓자 마침내 농민들이 폭발한 겁니다.
농민들은 친환경 대책을 위해 농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이영 그레고리/전국농민연합 조합원 : "농산물 생산과 관련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과세 중단, 또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요소에 맞설 수 있는 조치들을 요구합니다. (농민들의) 자산 현황,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위를 달래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당초 추진하려던 비도로용 경유 과세 조치를 철회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농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명화 모나리자에 수프를 끼얹는 장면이 최근 크게 화제가 됐는데요.
이 사건도 농민 시위와 관련이 있었던 거죠?
[기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에 여성 2명이 호박 수프를 끼얹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이들은 농업정책이 병들었다면서 프랑스 정부의 농업정책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환경 운동가 :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예술입니까? 아니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단을 누릴 권리입니까?"]
다행히 모나리자 그림은 유리로 덮여 있어서 직접적인 해를 입지는 않았는데요.
모나리자 수프 봉변이 프랑스 농민 시위와 연관돼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농민 시위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은 트랙터로 파리 외곽의 주요 고속도로의 통행을 막고 있는데요.
프랑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 5천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장갑차까지 동원했습니다.
[앵커]
이번 시위가 확산되면서 6년 전 노란 조끼 시위처럼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거 아니냔 우려도 나오는데요?
[기자]
노란 조끼 시위는 2018년에 프랑스에서 시작돼서 당시 마크롱 정부에 대한 전체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시위로 확산됐습니다.
당시에도 처음에는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시작됐는데요.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운수업자들이 노란색 야광 안전 조끼를 입고 시위를 해 노란 조끼가 시위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후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중산층뿐 아니라 공무원까지 합류하게 됐는데요.
루브르 등 대형 미술관과 오페라 극장이 문을 닫고 지하철 운행 중단은 물론이고 샹젤리제 대로 상점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드니 찬/레스토랑 운영자 : "안전을 고려해 내일 가게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파리 경시청이 영업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투석전에 최루탄, 물대포가 등장했고 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구속됐습니다.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여론조사에서도 프랑스 국민 상당수가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했습니다.
마크롱 정부의 최대 위기로 떠올랐던 노란 조끼 시위는 1년 넘게 이어지다가 점차 약화됐습니다.
[앵커]
프랑스에서는 7월 말에 올림픽이 예정돼 있는데, 현재 택시 기사들까지 시위에 나섰다면서요?
다른 파업도 줄줄이 예정돼 있죠?
[기자]
택시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일부러 도로에서 느리게 주행하는 이른바 달팽이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교사 노조와 교통공사 노조까지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교사노조는 다음 달 1일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단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고, 강경으로 분류되는 파리교통공사 노조도 여덟 달 동안 장기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7월 말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기간과도 겹치는데요.
이런 가운데 도로에서 시위를 하던 농민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나면서 프랑스 정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가브리엘 아탈/프랑스 총리 : "다시 한 번 정부와 여러분 모두를 대표해 이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의 연대와 지지를 표하고 싶습니다."]
프랑스 국민 대다수는 농민들의 시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여론조사 업체에 의뢰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시위를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시위는 인근 국가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벨기에와 독일 뿐 아니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도 유럽연합의 과도한 규제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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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1-31 20:46:39
- 수정2024-01-31 20: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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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트랙터로 고속도로를 점령하는 시위가 시작된 지 보름 정도 지났습니다.
택시기사들도 시위를 시작했고 교사노조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서 프랑스 정부뿐 아니라 주변국들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점차 격화되고 있다면서요.
이 시위 언제부터 왜 일어나게 된 거죠?
[기자]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됐습니다.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과 연료비 상승 등으로 불만이 끓어오르던 상황에서 정부가 농업용 연료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농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게 된 건데요,
프랑스 정부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친환경 대책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한 건데, 여기에 유럽연합도 질소 비료 사용을 줄이는 내용의 정책을 내놓자 마침내 농민들이 폭발한 겁니다.
농민들은 친환경 대책을 위해 농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이영 그레고리/전국농민연합 조합원 : "농산물 생산과 관련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과세 중단, 또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요소에 맞설 수 있는 조치들을 요구합니다. (농민들의) 자산 현황,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위를 달래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당초 추진하려던 비도로용 경유 과세 조치를 철회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농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명화 모나리자에 수프를 끼얹는 장면이 최근 크게 화제가 됐는데요.
이 사건도 농민 시위와 관련이 있었던 거죠?
[기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에 여성 2명이 호박 수프를 끼얹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이들은 농업정책이 병들었다면서 프랑스 정부의 농업정책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환경 운동가 :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예술입니까? 아니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단을 누릴 권리입니까?"]
다행히 모나리자 그림은 유리로 덮여 있어서 직접적인 해를 입지는 않았는데요.
모나리자 수프 봉변이 프랑스 농민 시위와 연관돼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농민 시위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은 트랙터로 파리 외곽의 주요 고속도로의 통행을 막고 있는데요.
프랑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 5천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장갑차까지 동원했습니다.
[앵커]
이번 시위가 확산되면서 6년 전 노란 조끼 시위처럼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거 아니냔 우려도 나오는데요?
[기자]
노란 조끼 시위는 2018년에 프랑스에서 시작돼서 당시 마크롱 정부에 대한 전체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시위로 확산됐습니다.
당시에도 처음에는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시작됐는데요.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운수업자들이 노란색 야광 안전 조끼를 입고 시위를 해 노란 조끼가 시위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후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중산층뿐 아니라 공무원까지 합류하게 됐는데요.
루브르 등 대형 미술관과 오페라 극장이 문을 닫고 지하철 운행 중단은 물론이고 샹젤리제 대로 상점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드니 찬/레스토랑 운영자 : "안전을 고려해 내일 가게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파리 경시청이 영업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투석전에 최루탄, 물대포가 등장했고 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구속됐습니다.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여론조사에서도 프랑스 국민 상당수가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했습니다.
마크롱 정부의 최대 위기로 떠올랐던 노란 조끼 시위는 1년 넘게 이어지다가 점차 약화됐습니다.
[앵커]
프랑스에서는 7월 말에 올림픽이 예정돼 있는데, 현재 택시 기사들까지 시위에 나섰다면서요?
다른 파업도 줄줄이 예정돼 있죠?
[기자]
택시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일부러 도로에서 느리게 주행하는 이른바 달팽이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교사 노조와 교통공사 노조까지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교사노조는 다음 달 1일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단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고, 강경으로 분류되는 파리교통공사 노조도 여덟 달 동안 장기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7월 말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기간과도 겹치는데요.
이런 가운데 도로에서 시위를 하던 농민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나면서 프랑스 정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가브리엘 아탈/프랑스 총리 : "다시 한 번 정부와 여러분 모두를 대표해 이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의 연대와 지지를 표하고 싶습니다."]
프랑스 국민 대다수는 농민들의 시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여론조사 업체에 의뢰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시위를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시위는 인근 국가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벨기에와 독일 뿐 아니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도 유럽연합의 과도한 규제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랑스에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트랙터로 고속도로를 점령하는 시위가 시작된 지 보름 정도 지났습니다.
택시기사들도 시위를 시작했고 교사노조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서 프랑스 정부뿐 아니라 주변국들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점차 격화되고 있다면서요.
이 시위 언제부터 왜 일어나게 된 거죠?
[기자]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됐습니다.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과 연료비 상승 등으로 불만이 끓어오르던 상황에서 정부가 농업용 연료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농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게 된 건데요,
프랑스 정부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친환경 대책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한 건데, 여기에 유럽연합도 질소 비료 사용을 줄이는 내용의 정책을 내놓자 마침내 농민들이 폭발한 겁니다.
농민들은 친환경 대책을 위해 농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이영 그레고리/전국농민연합 조합원 : "농산물 생산과 관련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과세 중단, 또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요소에 맞설 수 있는 조치들을 요구합니다. (농민들의) 자산 현황,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위를 달래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당초 추진하려던 비도로용 경유 과세 조치를 철회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농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명화 모나리자에 수프를 끼얹는 장면이 최근 크게 화제가 됐는데요.
이 사건도 농민 시위와 관련이 있었던 거죠?
[기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에 여성 2명이 호박 수프를 끼얹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이들은 농업정책이 병들었다면서 프랑스 정부의 농업정책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환경 운동가 :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예술입니까? 아니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단을 누릴 권리입니까?"]
다행히 모나리자 그림은 유리로 덮여 있어서 직접적인 해를 입지는 않았는데요.
모나리자 수프 봉변이 프랑스 농민 시위와 연관돼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농민 시위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은 트랙터로 파리 외곽의 주요 고속도로의 통행을 막고 있는데요.
프랑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 5천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장갑차까지 동원했습니다.
[앵커]
이번 시위가 확산되면서 6년 전 노란 조끼 시위처럼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거 아니냔 우려도 나오는데요?
[기자]
노란 조끼 시위는 2018년에 프랑스에서 시작돼서 당시 마크롱 정부에 대한 전체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시위로 확산됐습니다.
당시에도 처음에는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시작됐는데요.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운수업자들이 노란색 야광 안전 조끼를 입고 시위를 해 노란 조끼가 시위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후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중산층뿐 아니라 공무원까지 합류하게 됐는데요.
루브르 등 대형 미술관과 오페라 극장이 문을 닫고 지하철 운행 중단은 물론이고 샹젤리제 대로 상점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드니 찬/레스토랑 운영자 : "안전을 고려해 내일 가게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파리 경시청이 영업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투석전에 최루탄, 물대포가 등장했고 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구속됐습니다.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여론조사에서도 프랑스 국민 상당수가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했습니다.
마크롱 정부의 최대 위기로 떠올랐던 노란 조끼 시위는 1년 넘게 이어지다가 점차 약화됐습니다.
[앵커]
프랑스에서는 7월 말에 올림픽이 예정돼 있는데, 현재 택시 기사들까지 시위에 나섰다면서요?
다른 파업도 줄줄이 예정돼 있죠?
[기자]
택시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일부러 도로에서 느리게 주행하는 이른바 달팽이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교사 노조와 교통공사 노조까지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교사노조는 다음 달 1일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단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고, 강경으로 분류되는 파리교통공사 노조도 여덟 달 동안 장기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7월 말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기간과도 겹치는데요.
이런 가운데 도로에서 시위를 하던 농민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나면서 프랑스 정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가브리엘 아탈/프랑스 총리 : "다시 한 번 정부와 여러분 모두를 대표해 이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의 연대와 지지를 표하고 싶습니다."]
프랑스 국민 대다수는 농민들의 시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여론조사 업체에 의뢰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시위를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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