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최저임금 항소심 ‘업체 승소’…기사들 반발

[앵커]

부산 법인택시 노사 간의 '최저임금 미지급'소송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업체 손을 들어줬습니다.

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노사 합의가 최저임금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기 힘들다는 판단인데요.

기사들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위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산 택시기사 160여 명이 법인택시업체 7곳에 대해 "임금 16억 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건 지난 2020년.

노사 합의로 근로 시간을 줄였는데, 기사들은 "최저임금법을 피하려는 꼼수"라며 택시업체가 덜 받은 임금과 퇴직금 등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택시업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건의 쟁점은 기사들의 소정 근로시간을 줄인 노사 합의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을 교묘하게 피하기 위한 시도였는지 여부였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택시요금이 인상됐는데도 사납금을 올리지 않아 기사들의 운행 시간이 줄었다고 봤습니다.

특히 근로시간을 줄인 것과 상관없이 기사들이 최저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받은 만큼 법인택시업체가 법을 피하려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택시기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강종호/전국민주택시노조 사무국장 : "택시요금이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고정급이 많이 낮아집니다. 그러면 결국 100여만 원 받는 임금에서 더 줄어든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우리 택시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이번 선고로 잇따르는 소송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에서 진행 중인 택시 임금 관련 소송은 460여 건에 참여한 택시기사만 3천5백여 명, 청구 금액은 310억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