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정말 타이완을 침공할까 [창+]

입력 2024.02.03 (09:10) 수정 2024.02.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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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타이완 민주주의_중국에 대답하다' 중에서]


2015년 중국 내몽고 자치주에 있는 주리허 훈련장,

CCTV로 방영된 인민해방군의 훈련장면은 타이완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즉각 교란작전을 실시하라”

헬기에서 내려 진격하는 무장한 특공대원들,
희뿌연 포연 속에 희미하게 공격의 목표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타이완 사람들에겐 너무도 눈에 익은 건물이다.

총통부.
타이완 총통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 우리나라로 치면 대통령실 같은 곳이다.

<인터뷰> 시민
(비슷한가요?) 네, 외관상으로는 아주 비슷하네요.”

붉은 벽돌을 바탕으로 군데군데 흰색으로 장식된 5층짜리 건물,

정면 중간에 망루처럼 60미터 높은 탑이 우뚝 솟아있다.

<인터뷰> 시민
타이완 총통부 아닌 거 같아요.

아닌 것 같다는 사람들도 있다.

위성사진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인터뷰> 시민
(둘이 닮았잖아요?) 아 그렇군요. 정말 닮았네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총독부로 지어진 건물,

위성사진으로 보면 일본을 상징하는 ‘날 일(日)’자 모양이 선명하다.

조선총독부 건물로 쓰였던 옛 중앙청 건물과는 쌍둥이 같은 관계다.

중국 주리허 훈련장의 건물은 모양도, 크기도 타이완 총통부를 빼닮았다.

<인터뷰> 수츠윈/ 타이완 국방안전연구원 소장
주리허 훈련장에 는총통부 뿐만아니라, 타이완의 공군기지 비행장을 복제해 컨테이너 항구 같은 게 있습니다. 그런 걸 만들어 놓고 어떻게 폭격을 하고 공격을 할지 모의훈련을 합니다.

훈련영상이 바깥세상에 알려진 과정은 어딘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첫 번째 보도는 ‘관찰자망’이라는 중국 매체였다.

“군사평론가는 주리허의 대규모훈련이
타이완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뷰> J 마이클 콜 /국제공화연구소 수석고문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중국 국영미디어에 의해 촬영되었다는 점입니다. 제 생각에는 미묘한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타이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는 거죠. 심리전의 일종입니다.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게 되면 타이완 사람들이 어떤 두려움을 느끼게 될지를 보여주려는 거죠.

타이완 신문들은 관찰자망을 인용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공산군 대만침공 훈련
모의 총통부 공격“

타이완 총통을 겨냥한 이른바 ’참수작전‘ 훈련이라는 얘기.

<인터뷰> 수츠윈/ 타이완 국방안전연구원 소장
선전술이죠.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비밀로 진행해야 하지만 어떤 영상은 공개하기도 하잖아요. 미사일, 잠수함도 마찬가지로 공개로 진행하는데, 일종의 심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당시는 타이완 총통선거가 한창이던 시기.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는 중국과 날을 세웠다.

<녹취> 차이잉원/ 당시 민진당 총통 후보(2015년)
이렇게 표적을 겨냥한 훈련은 사실 매우 비우호적인 방식입니다. 사람들의 반감만 사게 될 것입니다. 책임 있는 대국은 이런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정작 당시 총통부의 주인이었던 마잉주 총통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

그해 11월, 시진핑 주석과 만나 중국과의 교역을 늘리는 등 협력을 약속했다.

<녹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합니다.”
<녹취> 마잉주/ 당시 타이완 총통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표는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민진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중국이 무력 시위를 했다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인터뷰> J 마이클 콜 /국제공화연구소 수석고문
2016년 총통선거는 야당인 민진당 후보가 이길 거란 게 누구한테나 명확해 보였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타이완 정부를 없애버릴 수 있다는 참수작전의 신호를 보낸 겁니다. 제 생각에는 마잉주 총통이 아니라 그다음 정부를 겨냥한 것입니다. 이른 신호를 보낸 겁니다.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극단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에도 중국 방송에선 종종 주리허 기지의 모의 총통부가 등장했다.

차량을 타고 열병식을 하는 시진핑 주석,

저 멀리 뒤쪽으로 타이완 총통부를 본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녹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영원히 당의 지시에 따라 당과 함께 가야 합니다. 당이 저쪽을 때리라고 하면 저쪽을 때려야 합니다.”


#중국 #타이완 #총통_선거 #미중패권 #라이칭더 #시사기획창 #KBS시사

방송일시: 2024년 1월 30일 밤 10시(KBS 1TV)
취재기자: 박성래
촬영기자: 고영민
영상편집: 이종환
자료조사: 이란희
조연출: 진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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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3 09:10:52
    • 수정2024-02-03 09: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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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타이완 민주주의_중국에 대답하다' 중에서]


2015년 중국 내몽고 자치주에 있는 주리허 훈련장,

CCTV로 방영된 인민해방군의 훈련장면은 타이완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즉각 교란작전을 실시하라”

헬기에서 내려 진격하는 무장한 특공대원들,
희뿌연 포연 속에 희미하게 공격의 목표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타이완 사람들에겐 너무도 눈에 익은 건물이다.

총통부.
타이완 총통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 우리나라로 치면 대통령실 같은 곳이다.

<인터뷰> 시민
(비슷한가요?) 네, 외관상으로는 아주 비슷하네요.”

붉은 벽돌을 바탕으로 군데군데 흰색으로 장식된 5층짜리 건물,

정면 중간에 망루처럼 60미터 높은 탑이 우뚝 솟아있다.

<인터뷰> 시민
타이완 총통부 아닌 거 같아요.

아닌 것 같다는 사람들도 있다.

위성사진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인터뷰> 시민
(둘이 닮았잖아요?) 아 그렇군요. 정말 닮았네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총독부로 지어진 건물,

위성사진으로 보면 일본을 상징하는 ‘날 일(日)’자 모양이 선명하다.

조선총독부 건물로 쓰였던 옛 중앙청 건물과는 쌍둥이 같은 관계다.

중국 주리허 훈련장의 건물은 모양도, 크기도 타이완 총통부를 빼닮았다.

<인터뷰> 수츠윈/ 타이완 국방안전연구원 소장
주리허 훈련장에 는총통부 뿐만아니라, 타이완의 공군기지 비행장을 복제해 컨테이너 항구 같은 게 있습니다. 그런 걸 만들어 놓고 어떻게 폭격을 하고 공격을 할지 모의훈련을 합니다.

훈련영상이 바깥세상에 알려진 과정은 어딘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첫 번째 보도는 ‘관찰자망’이라는 중국 매체였다.

“군사평론가는 주리허의 대규모훈련이
타이완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뷰> J 마이클 콜 /국제공화연구소 수석고문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중국 국영미디어에 의해 촬영되었다는 점입니다. 제 생각에는 미묘한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타이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는 거죠. 심리전의 일종입니다.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게 되면 타이완 사람들이 어떤 두려움을 느끼게 될지를 보여주려는 거죠.

타이완 신문들은 관찰자망을 인용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공산군 대만침공 훈련
모의 총통부 공격“

타이완 총통을 겨냥한 이른바 ’참수작전‘ 훈련이라는 얘기.

<인터뷰> 수츠윈/ 타이완 국방안전연구원 소장
선전술이죠.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비밀로 진행해야 하지만 어떤 영상은 공개하기도 하잖아요. 미사일, 잠수함도 마찬가지로 공개로 진행하는데, 일종의 심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당시는 타이완 총통선거가 한창이던 시기.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는 중국과 날을 세웠다.

<녹취> 차이잉원/ 당시 민진당 총통 후보(2015년)
이렇게 표적을 겨냥한 훈련은 사실 매우 비우호적인 방식입니다. 사람들의 반감만 사게 될 것입니다. 책임 있는 대국은 이런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정작 당시 총통부의 주인이었던 마잉주 총통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

그해 11월, 시진핑 주석과 만나 중국과의 교역을 늘리는 등 협력을 약속했다.

<녹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합니다.”
<녹취> 마잉주/ 당시 타이완 총통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표는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민진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중국이 무력 시위를 했다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인터뷰> J 마이클 콜 /국제공화연구소 수석고문
2016년 총통선거는 야당인 민진당 후보가 이길 거란 게 누구한테나 명확해 보였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타이완 정부를 없애버릴 수 있다는 참수작전의 신호를 보낸 겁니다. 제 생각에는 마잉주 총통이 아니라 그다음 정부를 겨냥한 것입니다. 이른 신호를 보낸 겁니다.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극단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에도 중국 방송에선 종종 주리허 기지의 모의 총통부가 등장했다.

차량을 타고 열병식을 하는 시진핑 주석,

저 멀리 뒤쪽으로 타이완 총통부를 본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녹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영원히 당의 지시에 따라 당과 함께 가야 합니다. 당이 저쪽을 때리라고 하면 저쪽을 때려야 합니다.”


#중국 #타이완 #총통_선거 #미중패권 #라이칭더 #시사기획창 #KBS시사

방송일시: 2024년 1월 30일 밤 10시(KBS 1TV)
취재기자: 박성래
촬영기자: 고영민
영상편집: 이종환
자료조사: 이란희
조연출: 진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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